지난 1일 오후, 사상구 다누림센터의 한 공연장에 영남 지방의 대표 민요 ‘쾌지나 칭칭나네’가 울려 펴졌다. 무대 위에서는 열 명 남짓의 사람들이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다. 직접 동작을 만든 창작 한국 무용이었다. 손의 위치, 발의 움직임 등 동작 하나하나를 연습하며 땀을 흘리던 이들은 생활문화예술동아리 ‘다누리춤봉사단’이다. 다누리춤봉사단은 40대부터 70대의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주부 18명으로 구성됐다. 그들은 지난 2010년 사상문화원의 한국 무용반에 참여하며 처음 만났다. 공연 이후 흥미를 느낀 그들은 전문적으로 공연을
드럼을 치고 싶었던 대학생 A 씨는 학교 주변에 드럼학원에 등록했다. 주변에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밴드도 만들었다. 평소 꽃을 좋아하던 주부 B 씨는 꽃꽂이 모임을 결성해 구성원들과 꽃꽂이 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일상생활 속에서 문화예술 콘텐츠를 접하고 스스로 활동하는 ‘생활문화예술’을 실천하고 있다.일상에 내려앉은 생활문화예술 최근 생활문화예술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생활문화예술이란 일반 시민이 스스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일상에서 행하는 예술적 활동을 뜻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박두현 문화나눔본부장은 “전문예
어느 날 가난한 난장이 가족 다섯 식구가 사는 서울 낙원구 행복동 46번지 집에 철거 계고장이 날아든다. 아파트 입주권을 준다지만 이들에게는 입주할 돈이 없다. 평생 고층 건물 유리창 닦이 등 노동을 해 온 난장이 아버지는 기력이 쇠해진 채 달나라로 날아가는 꿈을 꾼다. -조세희 中소설 속에 등장하는 이 이야기가 현실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부산광역시 북구에 위치한 만덕5지구의 이야기다. 주거환경개선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만덕5지구는 오는 12월이면 완전히 사라진다. 사라져가는 만덕의 오늘을 담기 위해 지
최근 부산광역시가 시청사 후문 앞에 화단과 조형물을 설치하자, 시민단체들이 ‘집회 장소를 없애 시위를 차단하려는 꼼수’라며 반발하고 있다. 시청사 인근 농성현장을 철거하려는 시도가 이어지면서 갈등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지난 1일 찾은 부산광역시청 후문, 출입구 바로 옆에는 248㎡ 규모 대형 화단과 초가집, 장독 모형 등 조형물이 설치돼 있었다. 사람들이 걸어 다니던 인도 역시 화단으로 메워졌다. 원래 이곳은 시민단체나 노동조합(이하 노조)들이 시위·기자회견을 벌이던 장소였다. 하지만 지난 8월부터 부산광역시(이하 부산시)가 이곳에
2000년부터 주거환경개선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만덕, 주민들은 해당 사업의 취소를 주장하며 소송을 벌였지만 패소했다. 하지만 재판 과정에서 △주택불량률 조사 △주민 동의서 △보상액 등과 관련해 의혹이 불거지면서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한국토지주택공사 부산울산지역본부(이하 LH)는 만덕동 일부를 주거환경개선사업 ‘만덕5지구’로 지정했다. 불량 주택 개선을 통해 주거 환경을 안정시키기 위함이었다. 총 공사 면적은 182,189㎡(55,112평)이며, 철거가 진행됨에 따라 총 1,942세대가 이주해야 한다.만덕5지구 주민들은 사업이 부당하
부산에서 마을미디어가 등장한지 10년이 훌쩍 넘었다. 그동안의 노력으로 다양한 마을미디어들이 우리 지역에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부산에서 현재 발행·제작되고 있는 마을미디어는 총 18개. 공동체를 살리기 위해 신문, 잡지, 라디오 등으로 우리 지역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마을미디어를 소개한다. 반송 사람들이 만드는 희망세상올해로 창간 18년이 넘은 은 부산을 대표하는 마을신문이다. 1997년 해운대구 반송동 주민 공동체 ‘반송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마을 소식을 전달하기 위해 를 만들었다.
사람들은 매일 TV나 신문을 통해 여러 가지 소식을 접한다. 화면과 지면을 주로 장식하는 것은 국제 정세, 연예가 소식, 각종 사건·사고들이다. 잠시 관심을 가지다가도 그때 뿐, 사람들은 자신의 일상과 거리가 먼 세상의 이야기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하지만 내 이웃의 이야기, 내가 자주 가는 우리 동네 식당의 이야기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마을미디어’는 이처럼 나와 관련 있는 ‘우리’의 소식들을 전해준다.지역과 공동체 비추는 마을미디어마을미디어는 문자 그대로 마을 안의 소식을 전달해주는 매체를 뜻한다. 주민들이 미디어를 매개로
도시재생 필요한 금사동과거 부산광역시 최대의 공업지역으로 번창했던 금사동. 그러나 점점 공단이 쇠락하면서 금사동 역시 무관심 속에서 슬럼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금사공단의 쇠퇴로 위기 맞은 금사동부산광역시(이하 부산시) 금정구 금사동은 1970~80년대 중소산업의 부흥과 더불어 대규모 공업 단지가 위치한 곳이었다. 그러나 섬유·의복 등 노동집약산업이 주를 이루던 금사공단은 80년대 말부터 산업경향이 고도산업으로 바뀌면서 쇠퇴했다. 현재까지도 금사공단은 고무, 금속 등의 노동집약산업을 유지하고 있어 발전이 어렵고, 주변 지대가 비싸 공
금사동 현장 점검부산광역시 금정구 금사동 일대에는 공업단지가 형성돼있을 뿐만 아니라 도시고속도로가 지나고 있다. 때문에 각종 도로시설물들이 설치돼 있으며, 화물차 등 대형 차량의 통행량도 많다. 금사동은 해운대구와 근접해있어 금정구민과 해운대구민도 많이 지나가는 곳이다. 하지만 정작 금사동 주민들은 불편함을 호소한다. 대체 어떤 상황이길래 주민들이 불만을 쏟아내고 있는 것일까. 지난 16일 금사동에 위치한 번영로와 금사교차로를 찾았다. 사람과 차가 뒤섞인 고가도로 하부 공간먼저 금사동에 위치한 번영로를 찾았다. 번영로는 문현IC부터
민주주의가 도입된 이래, 과연 민주주의가 우리 사회에서 잘 시행되고 있는지 의구심을 가지는 사람이 많다.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한 토론회가 열렸다. 지난 17일, 부산광역시 중구에서 ‘시민주권 시대, 좋은 시민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공개 토론회가 열린 것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뿐만 아니라 학계 전문가와 시민 20여 명이 모였다. 사회를 맡은 참여연대 김종민 공동대표는 “활동 경험상 참여민주주의의 한계가 느껴진다”며 “새로운 가치와 철학이 필요할 때”라며 토론회의 취지
지난 15일 찾아간 부산광역시 사하구 하단동의 낙동강 하굿둑에는 초록색 물이 흐르고 있었다. 녹조가 강물을 뒤덮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바라본 시민의 심정 역시 좋지 않았다. 장부봉(사하구, 53) 씨는 “낙동강은 부산광역시민의 식수원인데 안타깝다”며 “아름다운 낙동강 환경 사진을 찍으러 왔는데, 사진에 담아도 보기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녹조 현상은 연례행사처럼 매년 있었지만, 올해 8월은 특히 심했다. 지난 8월의 평균 녹조 개체 수가 12만4천이 넘은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이는 2013년의 10배, 작년의 5배에 해당하는
해외에서 목숨을 다한 사람들의 영을 기리는 공간, ‘먕향의 동산’.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에는 시신이 없어 비명(碑銘)도 없는 묘가 있다. 비명 없는 묘 주인의 시신은 바다 너머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둘 이상의 혼령을 한곳에 모아 제사를 지냄)되어 있다. 그는 일제강점기 때 강제로 징병된 조선인 남성으로, 영화에 등장하는 이희자 씨의 아버지다. 는 한국 감독과 일본 감독이 함께 연출한 다큐멘터리 영화로, 야스쿠니 신사를 포함해 태평양 전쟁의 흔적을 담은 작품이다. 영화는 한 나라의 시선이 아닌 양국의 다양한
지난 9일 늦은 밤, 다음 날 있을 공연을 위해 다섯 예술가가 연습중인 현장을 찾았다. 독백하면서 뜀박질을 하고, 갑자기 주변을 서성이는 등 평소에 볼 수 없던 공연의 리허설이 이어졌다. 무대와 객석의 구분이 없는 공연장 내부는 예술가들의 열정으로 가득했다. 지난 10일과 11일 이틀간에 걸쳐 남산동에 위치한 ‘연극놀이터 쉼’에서 제1회 ‘국제일인극공연예술제(이하 예술제)’가 열렸다. 이곳에서 펼쳐진 일인극은 흔히 접할 수 있는, 이야기 흐름이 있는 극이 아니다. 다섯 명의 예술가들이 각각 약 30분씩 펼친 공연은 행위 예술로서,
자유롭고 싶은 인디게임, 독립을 선언하다 새를 날려보내 돼지를 잡는 ‘앵그리버드’, 블록을 쌓아 집과 성을 짓는 ‘마인크래프트’, 손만 까딱해도 죽어버리는 개복치를 정성껏 키워내는 ‘살아남아라! 개복치’.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이 게임들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인디게임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인디영화와 인디음악에서, ‘인디’는 자본이나 배급망 등으로부터의 독립을 뜻한다. 우리가 즐겨하는 게임에도 인디게임이라는 분야가 존재한다. 많은 사람들이 인디게임을 소자본과 소규모의 인원으로 만든 게임이라 정의하고 있
신고리 원자력 발전소와 북경남 변전소 사이를 잇는 765kV 송전선로. 이 송전선을 잇기 위해 2008년부터 시작된 송전탑 공사는 작년에 모두 완공됐다. 하지만 각 지역에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부산광역시 기장군에서부터 경남 창녕군까지 늘어선 총 161개의 송전탑, 은 이 송전탑들을 안고 있는 마을에 찾아가 봤다. 부산광역시 기장군송전탑 33기 / 정관면 달산리·매학리, 철마면 임기리, 장안읍 월내리 등 지역늦은 오후에 기장군 정관신도시를 찾았다. 따사로운 햇살 사이로 송전탑들이 보였다. 아파트 바로 뒤 산에는
[신고리-북경남 송전선 시리즈]②송전선로를 따라 생겨나는 갈등 전력의 생산 지역과 소비 지역 간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송전선로를 둘러싼 갈등이 전국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단순히 지역 이기주의 문제로 치부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2008년부터 경남 밀양시 주민들은 송전탑 건설을 둘러싸고 갈등을 겪어왔다.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가 고리 원자력 발전소 3호기의 전력을 송출하기 위해, 밀양 지역에 초고압송전탑 건설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한전과 주민들의 갈등이 극에 치달았던 2014년 6월
“송전탑이 세워지고 내 억장은 무너졌다” 지난 6월 2일 오전, 밀양역 앞에서 1번 버스가 삼문동 233-11번지의 ‘너른마당’을 향해 달려갔다. ‘밀양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이하 밀양대책위)’의 사무실로 쓰이는 그곳. 이름과는 달리 좁은 건물이었지만 밀양 주민들이 잠시 쉬어갈 수도 있는 아늑한 공간이다. 그곳에서 바쁘게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한 남성이 있었다. 밀양대책위 이계삼 사무국장이었다. 그는 ‘미디어로 행동하라’에 참가한 기자에게 친절히 취재에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인터뷰 할라카면 말씀 잘하시는 분, 단장면에 두 분 있
돌봄 노동이 사회 서비스로 도입된 지 8 년이 지났다. 하지만 돌봄 노동이 정당한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등 아직 우리 사회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 이 제기되고 있다. 돌봄 노동이 사회 서비스로 도입된 지 8년이 지났다. 하지만 돌봄 노동이 정당한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등 아직 우리 사회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돌봄 노동자란 스스로 자신을 돌볼 수 없는 노인, 유아, 장애인 등 약자의 일상생활을 가능하도록 돕는 사람들이다. △간병인 △산모·신생아 관리사 △장애인 활동 보조인 등이 포함
노인이나 장애인 등 혼자 생활하기 어려운 약자를 돕기 위해 고용된 ‘돌봄 노동자’가 늘고 있다. 하지만 돌봄 노동자에 대한 처우는 아직 개선 과제로 남아있다. 일을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그들의 ‘노동’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사례 1 8년간 장애인 활동 보조로 일하고 있는 A 씨는 이용자로부터 필요 이상의 과도한 업무를 강요받았다. 이용자는 세탁기가 있는데도 A 씨에게 손빨래를 하라고 요구했다. 밥을 먹거나 잠시 커피를 마시는 시간 외에는 앉지도 못하게 했다. 결국 참지 못한 A 씨는 8개월 만에 일을 그만뒀다. 하지만, 일 때
김근태 화백의 전시회 '들꽃처럼 별들처럼'은 비발디의 '사계'에서 영감을 받아 △봄의 경계 △여름의 아픔 △가을의 길 △겨울의 꿈 등 4개의 섹션으로 구성됐다. 조금은 비뚤어지고 뉘여 있는 음표이지만 그들 각각이 내는 삶의 소리들이 장엄한 오케스트라가 되기를 바라는 김근태 화백의 소망을 담았다. 전시되는 77개의 캔버스에는 편견으로 가득한 시선을 받아왔던 지적장애인들이 세상을 가장 편견없이 바라본다는 아름다운 역설이 담겨있다.출처 - 김근태 '들꽃처럼 별들처럼' 작품 도록 봄의 경계나는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지 않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