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부산서도 행진 이어져
-진상규명·국가 책임 인정 등 요구
-오는 16일까지 서울 도착 예정

3.1절 아침, 부산 광복로가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기리기 위해 거리로 나온 사람들로 노랗게 물들었다. ‘세월호참사 10주기 전국시민행진(전국행진)’의 부산지역 참가자 200여 명은 체감온도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찬바람을 뚫고 광복로 시티스폿에서 부산도시철도 1호선 부산역까지 걸음을 이어나갔다. 저마다 노란 조끼를 입고 한 손에는 노란 깃발을 쥐었다.

지난 3월 1일 <채널PNU>는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기억 행진’에 나선 이들을 찾았다. 4·16재단과 유가족 협의회 등 ‘세월호참사 10주기 위원회’라는 이름으로 모인 이들은 지난달 25일 세월호 목적지였던 제주도에서 행진을 시작해 6일차에 부산에 이르렀다. 오는 16일까지 진도 팽목항, 목포, 안산을 거쳐 서울 세월호 기억공간에 도착할 계획이다.

광복로 시티스폿 앞,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시작하고 있다. [윤지원 기자]
지난 3월 1일 '세월호참사 10주기 전국시민행진'이 부산 광복로에서 펼쳐졌다. [윤지원 기자]
깃발과 현수막을 들고 길을 건너는 행진 참가자들의 모습. [윤지원 기자]
지난 3월 1일 '세월호참사 10주기 전국시민행진'이 부산 광복로에서 펼쳐졌다. [윤지원 기자]

이날 전국행진단은 ‘진실·책임·생명·안전’을 위한 ‘7가지 기본 요구’를 외쳤다. △세월호 참사 국가 책임 인정·사과 및 사참위 권고 즉각 이행 △참사 당시 정보 공개 및 추가 진상조사 △세월호 참사 책임자 처벌 △4.16생명안전공원 건립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재난참사 피해자 권리 보장 및 혐오모독 중단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법 제정이 포함됐다.

오전 10시에 시작된 기자회견에는 △전국시민행진단 대표 △'박종철 합창단' 윤지형 합창단장 등 참석한 시민단체장의 발언이 이어졌다. 이들은 모두 안전한 사회 건설, 진상규명 요구에 대한 입을 모았다. 각 발언이 끝난 후에는 “책임자 처벌, 진상규명, 거부권 행사 거부” 구호를 외치며 결의를 다졌다. 시민단체인 ‘부산당당’ 지승용 시민 단체장은 “세월호 유가족분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고 싶다”며 “비록 휴일이지만 그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이 끝나자 참가자들은 본격적인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단을 이끄는 승합차를 선두로, 행진 참가자들은 '성역없는 진상규명 완수', '생명안전사회 건설하자' 등 문구가 적힌 깃발과 현수막을 든 채 행진을 위한 발을 뗐다. 어린아이·노인·수녀 등 경계 구분 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참가했다. 행진 중에는 도로를 건너야 하는 상황도 있었으나 경찰의 도로 통제 하에 탈 없이 이어졌다. 행진단은 약 1시간 30분에 걸쳐 광복로 시티스폿에서 시작해 영도 입구와 중앙역을 거쳐 부산역에 도착했다.

지난 3월 1일 세월호 참사 10주기 전국시민행진 참가자들이 부산역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윤지원 기자]
지난 3월 1일 세월호 참사 10주기 전국시민행진 참가자들이 부산역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윤지원 기자]
참가자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서 진상 규명 등 구호를 외치며 간담회를 마무리하고 있다. [윤지원 기자]
지난 3월 1일 세월호 참사 10주기 전국시민행진 참가자들이 부산역 유라시아플랫폼에서 열린 간담회에 모였다. [윤지원 기자]

행진에 참여한 세월호 희생자 단원고 2학년 5반 고(故) 이창현 학생의 유가족 최순화(58세, 안산시 상록구) 씨는 세월호에 대한 진상규명 미완성에 아쉬움을 느끼며 “'원인이 규명됐는지 찾아보고, 세월호 이전과 다른 세상을 만들기 위한 약속이 지켜졌는지 확인해 보면서 다시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행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수의 참가자를 보며 위로를 얻은 그는 진상 규명을 계속해 나가리라는 다짐을 전했다.

행진을 마친 이들은 부산역 유라시아플랫폼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안전 사회 건설을 위한 의지를 다시 한 번 굳혔다. 유가족을 포함해 발언을 이어간 △부산 겨레하나 지은주 대표 △전교조 부산지부 임정택 지부장 △녹색정의당 부산시당 김영진 위원장 △진보당 부산시당 노정현 위원장 등은 공통적으로 희생자들에 대한 아픔에 공감하는 한편 안전 사회 건설과 명확한 진상규명을 강조했다. 노 위원장은 “왜 침몰했는지, 구하지 않았는지 밝혀내지 못했고 책임을 지거나 제대로 처벌받은 사람도 없었다”며 “올해는 기필코 승리의 원년으로 만들어 나갑시다”라고 말했다. 각 시민 단체장의 발언이 끝난 후에는 생명 안전 사회를 염원하는 동백나무 기념식수 전달식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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