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마을미디어가 등장한지 10년이 훌쩍 넘었다. 그동안의 노력으로 다양한 마을미디어들이 우리 지역에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부산에서 현재 발행·제작되고 있는 마을미디어는 총 18개. 공동체를 살리기 위해 신문, 잡지, 라디오 등으로 우리 지역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마을미디어를 소개한다.

 

 

 

<반송사람들> 반송 사람들이 만드는 희망세상
올해로 창간 18년이 넘은 <반송사람들>은 부산을 대표하는 마을신문이다. 1997년 해운대구 반송동 주민 공동체 ‘반송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마을 소식을 전달하기 위해 <더부러 소식지>를 만들었다. 이후 ‘반송 희망세상’으로 공동체 이름을 바꾸고 1998년 7월, 38호부터 <반송사람들>로 제호를 변경해 신문을 제작하고 있다.
<반송사람들>에서는 사소한 마을 이야기부터 마을의 문제를 다룬 기사까지 접할 수 있다. 자신들의 목소리를 직접 전달하기 위해 지역 내 문제를 신문에 담고 있기 때문이다. 김선미 편집장은 “주민 개개인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어렵다면, 신문으로 직접 이야기해 지역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신문을 읽는 주민들의 참여 역시 활발하다. 그들은 신문 고정란인 ‘해결해주세요~’를 통해 마을의 문제들을 직접 밝힌다. 이처럼 주민들의 참여가 활발한 이유는 신문의 배포를 기자단이 직접 하기 때문이다. 마을 안에 있는 반송골목시장의 상인들을 직접 찾아가 신문을 전달하고, 매달 아파트 주민들에게까지 직접 배달한다. 이 같은 노력으로 주민들도 마을신문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반송사람들>의 목표는 편향되지 않은 중립적인 시각으로 기사를 작성하는 것이다. 그들은 사건의 단면만을 보여주는 주류 언론을 부정하고 사건의 양면을 전달하는 신문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선미 편집장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소수의 사람들의 활동을 지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금샘마을> 더불어 살아가는 금샘마을 이야기
우리 학교가 있는 장전동 일대의 소식을 담는 마을미디어도 있다. <금샘마을>은 금정구에 있는 지역공동체 ‘금샘마을 공동체’에서 발행하는 신문이다. 2008년 마을 도서관의 소식을 전하는 소식지로 시작한 <금샘마을>은 1년 후, 마을 전체의 소식을 전하는 신문으로 바뀌었다. 주로 마을의 소식, 도서관과 아동센터의 이야기를 담아내지만 그 뿐만은 아니다. 지역발전을 위해 문제의식을 담은 기사를 쓰거나 사회 전반적으로 이슈가 되는 문제 등을 다루기도 한다.
총 5명의 주민이 모여 두 달에 한 번 <금샘마을>을 발행한다. 김명옥 편집장은 “기자단을 구성하는 주민의 수가 부족해 아쉬운 점이 많지만 꾸준히 발행을 이어오고 있다”며 “제작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 번도 휴간하지 않고 발행해왔다는 것이 <금샘마을>의 자랑”이라고 밝혔다.
지역공동체 회원들과 주민들은 <금샘마을>을 통해 마을의 소식을 접할 수 있다. 금샘마을 공동체는 앞으로 신문을 통해 부산 지역 전체의 소식과 담론을 담고 싶다고 말했다. 김명옥 편집장은 “마을에 한정된 소식을 넘어 지역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사안들을 우리가 어떤 시각으로 바라봐야 할지 알려주는 역할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안녕 광안리> 광안리의 숨겨진 속살을 만나다
2011년 6월, 광안리를 사랑하는 문화기획자, 직장인 등이 모여 잡지 <안녕 광안리>를 창간했다. 1년에 4회, 계간으로 발행되는 잡지는 광안리의 이야기를 담던 초창기와 달리 부산 전역의 문화 소식을 담아내고 있다. <안녕 경대>, <안녕 원도심>처럼 부산의 다른 공간을 집중적으로 다룬 적도 있다. <안녕 광안리> 편집팀은 광안리 이외의 지역을 다룰 때마다 그 지역에서 오랫동안 문화 활동을 한 사람들과 함께 편집회의를 진행한다. 또한 그 지역 문화단체들과 함께 공동 작업을 진행해 잡지를 만들어낸다.
잡지의 발행은 첫 회의부터 총 3개월이 걸린다. 처음 몇 번의 편집회의에서 주제를 선정하고 그 주제에 맞는 글을 써줄 필진을 결정한다. 원고청탁을 하고 편집과 디자인과정을 거친다. 이후 배포처에 우편을 보내는 것까지 수작업으로 이루어진다.
광안리 주변 카페뿐이었던 배포처는 어느새 전국 80여 곳이 넘어간다. 광안리를 넘어 부산을 대표하는 독립잡지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재정 문제로 휴간을 선택하기도 했지만 편집팀은 여전히 부산 문화의 속살들을 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여주 편집장은 “언론에서 다루지 않았던 지역 문화의 이야기를 ‘광안리’의 시각으로 다루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미로시장 보이는 라디오 방송국> 보고 들으며 즐기는 미로시장
금정구 서동에 자리한 미로시장에 가면 독특한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시장의 길 사이사이에 TV가 설치돼 있는 것이다. 이 TV들을 통해 <미로시장 보이는 라디오 방송국>에서 제작한 상인들의 가게 홍보영상이 방송된다. <미로시장 보이는 라디오 방송국>은 2013년, 서동 미로시장이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선정되면서 시장사람들의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시작됐다.
TV에는 가게를 홍보하기 위해 상인들이 직접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영상이 방송되고, 라디오방송에서는 상인들이 DJ로 활약한다. 이처럼 <미로시장 보이는 라디오 방송국>의 주축은 상인들이다. 시청자미디어센터가 나서 상인들에게 스마트폰 기초교육, 영상촬영과 제작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상인들이 직접 보이는 라디오 방송국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미로시장 보이는 라디오 방송국>은 전통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미로시장 보이는 라디오 방송국> 조성백 단장은 “현재 20여명의 상인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며 “교육을 수료한 상인들이 정기적으로 방송을 진행하게 되면 라디오 방송국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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