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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단 설치부터 농성장 철거까지, 끊이지 않는 부산시 불통 논란
  • 김세희 기자
  • 승인 2015.10.04 08:15
  • 호수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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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산광역시가 시청사 후문 앞에 화단과 조형물을 설치하자, 시민단체들이 ‘집회 장소를 없애 시위를 차단하려는 꼼수’라며 반발하고 있다. 시청사 인근 농성현장을 철거하려는 시도가 이어지면서 갈등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지난 1일 찾은 부산광역시청 후문, 출입구 바로 옆에는 248㎡ 규모 대형 화단과 초가집, 장독 모형 등 조형물이 설치돼 있었다. 사람들이 걸어 다니던 인도 역시 화단으로 메워졌다. 원래 이곳은 시민단체나 노동조합(이하 노조)들이 시위·기자회견을 벌이던 장소였다. 하지만 지난 8월부터 부산광역시(이하 부산시)가 이곳에 대형 화단을 조성하기 시작하면서 시민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사라졌다.

   
 (위) 부산 시청 출입구 앞 인도에 화단이 조성돼있다
(아래) 시청 후문 옆에 초가집과 장독 모형물이 설치됐다

이에 화단 설치가 집회차단책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부산시청 인근은 시위가 많이 일어나는 장소였기 때문이다. 특히 부산지역 노조와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격렬했다. 지난달 21일에는 부산시청 후문에서 ‘집회시위 원천봉쇄 및 폭력행위 규탄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시민단체는 화단과 조형물을 ‘불통의 상징’이라고 주장했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풀뿌리운동본부 민남순 팀장은 “화단설치는 명분에 불과하다”며 “후문 위치는 공무원들이 많이 다녀서 번잡해 적절한 위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부산시는 집회차단 의혹을 부인했다. 부산시청 청사관리팀 관계자는 “집회를 차단하고자 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며 “봄과 여름에 디자인 화분을 설치했는데, 당시 시민들 반응이 좋아서 추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의 해명과 달리 의혹은 더 커지고 있다. 부산시가 최근 시청 인근 시위 및 집회의 철거 시도를 강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5일 공무원들은 정리해고 반대 집회를 하던 풍산마이크로텍지회 조합원들을 내쫓으려 했다. 전국금속노조 풍산마이크로텍지회 문영섭 지회장은 “시청공무원 60명이 집회장에 있었고, 경찰 병력은 집회자들을 끌어내려 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18일에는 생탁·택시노조 농성장 철거가 시도됐다. 추석을 앞둔 지난달 23일 전광판 위에 올라가 고공농성 중인 노조원들의 전기가 차단되면서 갈등은 극에 달한 상황이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상목 조직국장은 “부산시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방안을 모색하지 않으면서, 화단을 설치하고 전기선을 뽑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서병수 시장 취임 이후 집회에 대한 탄압이 심해졌다고 지적했다. 문영섭 지회장은 “서병수 시장 취임 이후 상황이 악화됐다”며 “대화가 아니라 물리적인 행동으로 집회를 차단한다”고 말했다.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전재성 부산지회장 역시 “서병수 시장은 자신의 잘못된 시정을 가리기 위해서 집회나 시위를 막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부산시의 이와 같은 행위가 법률이 보장하고 있는 집회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집회 및 시위에 대한 방해를 금지하고 있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3조에 위반된다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민심 변영철 변호사는 “집회시위법 3조에 따르면 누구든지 집회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며 “조형물 설치로 집회를 방해하는 것은 집회를 보호해야 할 국가나 지방자치 단체가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라고 전했다.
시민들 역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태우(연제구, 52) 씨는 “집회가 통행을 방해하진 않는다”며 “평화적 시위는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류정숙(동래구, 86) 씨 역시 “민주주의 국가에서 소수의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전했다. 부산시가 시위를 차단할 것이 아니라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강재연(연제구, 22) 씨 역시 “노조가 집회를 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무조건 차단하는 것보다는 양측 이야기를 듣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세희 기자  cloudy18@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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