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지난 9월 4일 부산시교육청 앞에서 진행된 부산 교사 추모 집회 현장을 찾았다. 아직 더위가 가시지 않은 9월 초였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청 주차장에는 서초구 초등교사의 추모와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본래 집회 주최 측에서 신고한 인원은 1,000명이었지만, 집회를 시작한 지 30분 만에 신고 인원의 두 배에 달하는 2,000여 명의 ‘검은 점’이 모였다. 서울 서초구 초등교사의 49재였던 그날은 한 학부모의 제안으로 ‘공교육 멈춤의 날'로 이름 붙여졌다. 슬픔에 빠진 교사들은 연가나 병가를
지난 5월 16일부터 18일까지 열린 2023 부산대학교 대동제가 막을 내렸다. 엔데믹 이후 처음으로 열린 대동제가 효원인들의 마음속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필자는 대동제를 취재하며 우리 대학이 ‘대동(大同)’한 순간을 3일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4년 만에 코로나19에 대한 모든 규제가 해제된 만큼 효원인들은 서로 교류하고 화합하며 축제를 만끽했다. 필자는 축제를 즐기기보다는 사진을 찍고 소감을 묻기 바빴지만, 함께 어울리며 취재에 거리낌 없이 응하는 학우들의 모습에서 대학 축제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하지만 모두가 함께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이 사실상 처음으로 ‘실제 행동’ 단계에 들어갔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일 산업은행을 ‘부산 이전 공공기관’으로 고시했으며, 2005년 공공기관 1차 이전 당시 지정했던 ‘수도권 잔류기관’에서도 제외했다. 당초 산은 이전은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도 포함되었을 정도로 큰 이슈였지만, 찬반 논쟁에 휘말려 실행조차 불투명한 상태였다. 하지만 이번 고시를 통해 행정 절차를 마무리 지으며 적어도 거스를 수 없는 단계로 넘어온 것이다. 지역 언론과 시민들 역시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하지만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다.
유튜브 채널 ‘더 바빌론 비’에 출연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메타버스에 대해 “설득력 있는 활용 사례가 없다”며 비판했다. 실제로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도는 지난해 62.8%에서 올해 47.2%로 지난 1년 사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시대가 열리며 주목받은 메타버스는 최근 곳곳에서 한계점이 드러나고 있다.사실 메타버스는 ‘전례 없는 혁신적인 신기술’이 아니다.
특권. 특권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는가? 고위 관직의 자녀라고 하여 허위 스펙으로 장학생에 오른다거나, 부모가 교직원인 신분을 이용해 그들만의 교육 사다리를 놓는 그런 행위들이 떠오르는가? 물론, 누군가는 이 두 행위를 두고 특권이라 말하기도 한다. 누군가에게 불가능한 일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가능하니까.하지만, 우리는 다른 의미의 특권에 대해서도 주목해야 한다. 우리가 누리지 못하는 권리가 아닌, 우리가 누리고 있는 권리에 대하여. 특권이 특별한 권리를 의미하는 말이기는 하나, 실은 그리 거창한 말이 아니다. 약속
하나의 유령이 대한민국을 떠돌고 있다. 노동문제라는 유령이. 우리나라에서 노동문제는 도통 사람 손에 잡히지 않는 모양이어서 유령과 같다. 매일 노동 일상에서 사고와 죽음을 마주해야 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오고 있지만 제대로 된 해결책은 전무하다.지난 11월 5일과 7일 노동자들이 아무 의미 없이 숨지는 사고가 벌어졌다. 한국철도공사 직원이 무리하게 2인 1조로 작업하다 화물열차에 깔렸고, 광주시의 노동자가 1.8t의 철제 코일에 깔렸다. 이틀 간격으로 일어난 이 두 참사의 피해자들은 각각 33세, 24세였다. 자본가가
지난해 말 우리 대학 언론사와 총학생회는 비슷한 위기에 놓였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캠퍼스는 한산해졌고, 학생들은 우리의 존재를 발견하지 못하거나 천천히 잊어갔기 때문이다. 67년을 버텨온 부대신문이 발행을 멈춘 데 이어, 총학생회도 54년 만에 후보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 이르렀다. 부대신문은 다른 학내 언론과 통합해 재도약했으며, 총학생회는 단과대학 학생회장들로 구성된 중앙운영위원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다. 다행히 학생 사회를 상징하는 문창회관에서 빛이 사라지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올 한해 총학생회 외에도 여러 학생회
‘채널PNU' 기자증이 생긴 후 나는 카메라를 마우스만큼이나 자주 잡았다. 비록 채널PNU엔 아직 사진부가 없지만, 사진을 나름 찍는다는 이유로 취재기자 겸 비공식 사진기자가 됐다. 직접 해 보니 사진기자도 취재 기자만큼이나 현장에 갈 일이 많았다. ‘현장에 가면 편집국에서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인다.’ 기자직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한 번쯤 들어 본 말일 것이다. 나는 지난 한 학기 동안 내가 쓴 기사의 취재 현장에 더해 동료 기자들의 현장까지 챙기며 그 말의 신봉자가 되었다. ‘편집국에서 보이지 않는 것’을 한 단어로 정의하기는
지난 7월 15일 인하대 캠퍼스에서 한 학생이 또래 학생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건물에서 추락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대학교 재학생이라는 점, 더군다나 여느 곳보다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캠퍼스 내에서 일어난 일이라 더욱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건물 입구의 CCTV에 포착된 것과 가해자의 진술에 따라 사건의 정황이 파악됐지만, 가해자가 피해자를 고의로 밀었는지와 관련된 증거는 확보할 수 없었다. 통합관제실이 있는 대학 본관의 교내 CCTV를 살폈지만, 사건 발생 장소는 CCTV에 잡히지 않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밀양캠 취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지난 학기 우리 대학 ‘탈밀양캠 가속화’ 사안(채널PNU 지난 6월 3일 보도)을 취재하며 만난 생명자원과학대학 학생들은 인터뷰를 마치면 하나같이 필자에게 이러한 인사를 전했다. 처음에는 그들이 왜 그렇게까지 고마워하는지 잘 알지 못했다. 그러나 취재하면 할수록 그들에게 얼마나 많은 불만이 쌓여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밀양캠퍼스 만족도 설문조사에 참여한 431명의 학생은 총 155개의 추가 의견을 보내왔다. 취재원 중에는 학생들의 불만 사항이 담긴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물 수십 개를 모아오거나,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