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6일부터 18일까지 열린 2023 부산대학교 대동제가 막을 내렸다. 엔데믹 이후 처음으로 열린 대동제가 효원인들의 마음속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필자는 대동제를 취재하며 우리 대학이 ‘대동(大同)’한 순간을 3일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4년 만에 코로나19에 대한 모든 규제가 해제된 만큼 효원인들은 서로 교류하고 화합하며 축제를 만끽했다. 필자는 축제를 즐기기보다는 사진을 찍고 소감을 묻기 바빴지만, 함께 어울리며 취재에 거리낌 없이 응하는 학우들의 모습에서 대학 축제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모두가 함께 ‘대동’한 것은 아니었다. 3일간 축제를 즐기러 우리 대학을 찾은 많은 사람 중 장애인 학우는 어디에 있었을까. 넉넉한 터에 마련된 공연 무대 앞 4,000개의 좌석 가운데 휠체어의 자리는 어디에도 없었다. 휠체어 이동에 대한 고려도 없었다. 공연이 이뤄지는 시간 엘리베이터 사용이 통제됐기 때문이다. 수많은 인파 속 질서 유지를 위한 목적으로 이해되지만, 휠체어를 탄 학우의 이동을 안내할 수 있는 스태프의 배치조차 없었던 점은 아쉽다. 특히 우리 대학 부산캠퍼스는 금정산에 위치해 캠퍼스 전체가 오르막이다. 이러한 지리적 특성상 엘리베이터의 부재는 교통 약자들이 축제를 즐기게 하는 것을 어렵게 하는 처사였다.

청각 장애인 학우 역시 축제를 즐기기 어려워 보였다. 공연을 위해 설치된 무대 양옆으로 전광판이 있었지만, 힐링 콘서트에 선 초청 가수들이 부른 노래 가사를 제외하고는 행사 내내 자막이 전무했다. 이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및 문화·예술사업자는 장애인이 문화·예술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당한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는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24조’에도 배치된다.

우리 대학과 달리 축제에서 장애 학우를 위한 장치를 마련한 타 대학들이 있었다. 성균관대는 공연 관객석에 휠체어를 탄 학생들이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배리어프리 존은 물론, 초청 가수들의 노래 가사를 비롯해 진행자의 멘트까지 전광판에 실시간으로 제공했다. 이외에도 △중앙대 △이화여대 △고려대 △대구대 등 여러 대학이 관객석에 배리어프리 존을 마련했다. 해당 대학들은 증빙 서류를 지참한 장애 학우를 대상으로 구역을 안내했다. 축제 시작에 앞서 사전 신청을 진행해 장애인의 원활한 참여를 촉구하기도 했다.

축제를 즐기고 싶은 마음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효원인 모두가 크게 다를 바 없다. 장애 학우를 고려하지 않는 우리 대학의 축제에 대해 7년 전 <부대신문>에서도 한차례 문제를 제기한 적(<부대신문> 2016년 10월 16일 보도) 있으나 여전히 큰 변화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관객석에 배리어프리 존이 생긴다면 휠체어에 앉아 공연을 관람하는 학우들의 미소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자막을 제공한다면 소리가 들리지 않아도 현장의 목소리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사소한 생각의 전환으로도 충분히 바꿀 수 있는 문제들이다.

우리 대학은 1985년 ‘대동제(大同祭)’라는 명칭을 부산에서 처음으로 사용한 대학이다. 그만큼 모두가 ‘대동’의 의미를 다시금 되짚어 보고 앞으로는 장애 학우에 대한 배제 없이 모두가 화합하는 진정한 의미의 ‘대동’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

정혜은 취재팀 기자
취재팀 정혜은 기자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