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본부, 의대 증원 요청하자
-교수회, 증원 근거 공식 요청
-의대생 집단 휴학 장기화 조짐
-말 아끼는 관계자들.. 출구 안보여

우리 대학 의과대학 교수와 학생들이 정부의 의대 증원을 강경하게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대학이 의대 정원을 2배까지 늘리겠다고 요청한 것으로 밝혀 내홍이 일고 있다. 우리 대학 교수회도 증원 근거에 대한 설명을 공식 요청했다.

지난 5일 부산의대 TF팀 주도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의대 학생들이 경암의학관 내 강의실로 향하고 있다. [유승현 기자]
지난 5일 부산의대 TF팀 주도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의대 학생들이 경암의학관 내 강의실로 향하고 있다. [유승현 기자]

지난 3월 5일 우리 대학은 교육부가 지난 4일까지 실시한 의대 정원 증원 수요조사에서 125명의 의대 증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에도 진행된 수요 조사에서 최대 75명의 증원 의사를 밝힌 것보다 50명 늘어난 수치다(<채널PNU> 2023년 11월 23일 보도). 기존 우리 대학 의대 정원은 125명으로, 여기서 125명을 늘리면 250명으로 2배 늘어난다. 이는 부산 지역 4개 의대 중 증원 규모를 밝히지 않은 고신대를 제외하고 가장 큰 규모다.

이에 같은 날 교수회는 ‘의과대학 증원에 대해 총장님께 여쭙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우리 대학본부의 증원 결정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교수회는 우리 대학 차정인 총장에게 ‘신중하고 신속한 답변을 부탁드린다’며 △의대 정원 신청 규모에 대한 근거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 대책 △집단 휴학 학생들의 구제 방안 △의대 내부 의견이 배제된 정원 결정 근거에 대한 소명을 요구했다.

우리 대학 의과대학 교수들은 이러한 증원 방향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의 강경한 증원 입장과 우리 대학의 증원 규모가 합리적이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2월 29일 우리 대학 의대 교수협의회와 의대 교수회는 지난 3월 4일까지였던 수요조사 시한을 사회적 합의가 있을 때까지 연기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채널PNU> 2024년 3월 1일 보도). 다만 현재 우리 대학 의대 교수들은 말을 아끼는 상황이다. 장철훈 의과대학 학장은 <채널PNU>의 인터뷰 요청에 “더 이상 해줄 수 있는 말이 없다”고 답했다.

우리 대학 의과대학 학생들은 지난 2월 20일 집단으로 휴학에 들어간 가운데 현재 상황이나 향후 대책에 대한 내부 정보 유출을 극도로 꺼리고 있다. 지난 3월 5일 취재진은 우리 대학 의과대학을 찾았지만 의대생들은 취재진에 어떤 말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들은 휴학 기간 의료제도 스터디나 봉사 챌린지 등을 내부적으로 진행하는 한편, 우리 대학이 의대 증원을 요청했다고 밝힌 직후에는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비상시국정책대응위원회(부산의대 TF팀)’ 주도로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내부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의대생의 집단 휴학 및 수업 거부가 이어지면 단체 유급의 가능성도 있다. 우리 대학 학칙은 ‘수업 시수의 2/3 이상 출석하지 않을 경우 성적 등급을 F로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는데, 의대 규정상 학년에 F 등급이 하나라도 있으면 유급되기 때문이다. 현재 의대는 4주가량의 여름 방학 기간을 학기 중으로 조정해 상황을 해결할 시간을 버는 상황이다. 양산캠 김완중 총괄행정실장은 “내부적으로 교수님들과 학생들이 대화나 면담을 이어 나가는 상황이긴 하지만 상황을 실질적으로 바꿀 만한 전환점을 학교 자체적으로 만들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전했다.

현재 우리 대학은 증원 결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밝히기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우리 대학 교무정책팀 관계자는 지난 3월 5일 <채널PNU>와의 통화에서 교수회의 성명에 대해 “125명 증원 신청은 내부의 정책적 결정”이라며 “신청 과정의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우리 대학 비서실 관계자 역시 지난 3월 8일 <채널PNU>와의 통화에서 교수회의 성명에 대해 "현재까지는 총장님 입장에 대해 따로 이야기나온 건 없다"고 전했다.

우리 대학을 포함한 전국 대학본부의 대부분에선 증원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지난 6일 정부는 전국 40개 대학 의대에서 총 3,401명의 정원 증원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정부 예상 수준인 2,000여 명대를 훨씬 웃도는 결과다.

지난 5일 교수회는 우리 대학의 의대 증원 결정 근거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출처: 교수회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 5일 교수회는 우리 대학의 의대 증원 결정 근거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출처: 교수회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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