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통합추진위원회 발족
-학생 의견 듣는 별도 위원회 구성
-에듀테크 등 전략 사업 박차 예정

글로컬대 최종 선정으로 결국 우리 대학과 부산교육대학교(부산교대)의 통합이 현실화됐다. 우리 대학은 선정 발표 하루 만에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를 발족했다.

지난 11월 13일 교육부의 ‘2023년 글로컬대학 본지정 평가 결과 발표’(채널PNU 11월 13일 보도)와 우리 대학의 글로컬대 선정 관련 차정인 총장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두 발표를 종합하면, 우리 대학은 △대학 간 벽 허물기 △학문 간 벽 허물기 △지역과의 벽 허물기에 대한 내용을 300페이지에 달하는 본지정 실행 계획서에 담았다. ‘벽 허물기’에 초점을 맞춘 우리 대학의 기획서는 교육부 기조와 잘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대 통합으로 ‘대학 간 벽 허물고’

심사단의 이목을 끈 것은 우리 대학의 최대 역점이던 부산교대와의 통합이다. 우리 대학과 교대의 통합은 지방거점국립대학과 교육 대학 통합의 두 번째 사례다. 제주대-교대의 통합이 교육부의 권고였음을 생각하면 이번 통합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이는 지역 대학과 교육 대학 모두의 위기를 타개하는 신호탄이란 전망도 나온다. 우리 대학 차정인 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양교의 통합이 종합대학이라는 보다 큰 마당에서 초등교사를 길러내는 올바른 방향을 실현하는 일이고, 전국 10개 교육대학교의 발전에 중요한 화두를 던지는 일로 인정돼 전문가 심사단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13일 우리 대학 운죽정에서 열린 '부산대 글로컬대학 언론브리핑'. [홍보실 제공]
지난 11월 13일 우리 대학 운죽정에서 열린 '부산대 글로컬대학 언론 브리핑'. [홍보실 제공]

두 대학은 2026년 완전한 통합을 목표한다. 통합 논의는 2019년과 2021년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시작됐다. 당시 부산교대 측의 반발이 커 추진되지 못했으나, 가파른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 대학 경쟁력 약화 등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정부의 글로컬대 사업이 추진되며 통합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우리 대학은 글로컬대 최종 선정 발표 바로 다음 날인 지난 14일 통추위를 발족했다. 교육부는 전날 브리핑에서 통합을 전제로 공동 신청한 대학의 경우 글로컬대 협약 체결 후 1년 이내에 통합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한 바 있다. 통추위는 교육부에 제출하기 위한 통합 계획서를 작성하기 위한 기구로 통합에 대한 전반적인 운영과 행정에 대한 계획을 다룬다. 차 총장과 박수자 총장이 공동위원장을 맡았으며 구성원은 총 29명(우리 대학 관계자 17명, 교대 측 관계자 12명)이다. 발족식은 따로 진행되지 않았고 11월 20일에 첫 회의가 진행된다.

우리 대학은 학생 의견을 담기 위한 ‘학생소위원회’도 구성한다. 학생소위원회는 통합에 대한 학생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기구로, 대학별 학생 대표 3명(총 6명)과 학생처 관계자를 포함해 10명 내외로 구성될 예정이다. 학생소위원회가 구성되면 학생처장이 학생 의견을 통추위에 직접 전달하거나 학생 위원이 통추위 회의에 참석하는 방식으로 학생 의견이 수렴된다. 기획평가과 이미나 기획팀장은 <채널PNU>와의 통화에서 “통합추진위원회에서 논의되는 사항들은 학생들에 대한 부분보다는 경영이나 행정적인 부분이 많아 따로 학생소위원회를 구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우리 대학은 현재 교대 연제캠퍼스가 세계적인 에듀테크 메카가 되어 일자리 창출까지 해내길 기대한다. 우리 대학과 부산시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에듀테크(Edu-tech) 분야에 대해 협력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차 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에듀테크 산업체와의 공동 R&D를 통해 에듀테크를 지역의 중요 산업으로 등장시키고 세계적 에듀테크 엑스포를 개최하면 에듀테크가 부산의 또 하나의 도시 브랜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펜토미노 교육과정으로 ‘학문 간 벽 허물기’

우리 대학의 두 번째 역점은 교육 혁신을 통한 ‘학문 간 벽 허물기’다. 그중 가장 핵심이 되는 정책은 ‘펜토미노형 교육시스템’의 도입이다. 여러 개의 조각들을 보드에 빈 공간이 없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배열하는 펜토미노 놀이처럼 학생 본인이 퍼즐 조각을 맞추듯 스스로 역량을 설계하는 교육시스템을 마련하겠단 것이다.

우리 대학은 2025학년도 교육과정 전면 개편에 맞춰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우리 대학 교육혁신처 교육정책팀에 따르면 현재 우리 대학 90개 학과 중 65개 학과가 펜토미노 교육과정에 참여 의사를 밝혔고, 참여 의사를 밝힌 학과들에 연구과제를 할당한 상태다. 연구 내용을 바탕으로 다음 해부터 일부 학과에 한해 시범운영을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의생명 융합 교육 시스템도 펜토미넘 교육과정과 연계한다. 모집 단위를 갖는 첨단바이오공학과가 신설되는 동시에 입학 정원을 받지 않는 융합 전공들이 신설된다. 융합 전공들은 △융합과학과 △임상바이오학과 △보건학과가 내정돼 있으며 △자연대학 △생명자원과학대학 △약학대학 등의 타 단과대학의 학생들이 다양한 수업을 듣을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 기획팀장은 “첨단바이오공학과는 모집 단위를 받아야 하므로 교육부 절차에 따라서 2025년에 신설될 예정이고 융합 전공들 같은 경우엔 학내 행정절차만 거치기 때문에 빠르면 다음해에 도입된다”고 설명했다.

■산학 협력으로 ‘지역과의 벽까지 허문다’

우리 대학은 대학과 지자체 간에 있던 벽을 허물어 동반성장을 꾀한다. 인재 양성 사업과 펜토미노 융합 교육의 결합으로 부산시 전략산업을 이끌어갈 우수 인재 배출을 지향한다. 현재 반도체특성화대학 사업과 데이터사이언스 전문대학원 개원 등의 인재 양성 사업을 펜토미넘 교육과정과 결합해 부산시 전략사업인 △전력반도체 △핀테크 △ICT와 양자기술 △라이프케어 산업 △에듀테크 산업을 아우르는 인재를 양성한다는 것이다.

지역 의생명 사업에도 힘쓴다. 우리 대학은 △양산캠퍼스와 △부산대병원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와 연계한 의생명 교육·연구 생태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부산시청에 따르면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신기술을 적용한 미래 도시 선도 모델을 제시하고자 지난 18년 시범 사업지로 선정된 도시다. 차 총장 설명에 따르면 우리 대학은 양산캠퍼스와 부산대 병원, 그리고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를 연결한 PNU-RTP(Resarch Triangle Park)를 조성해 의생명 바이오산업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실현 가능성은?

기획처는 사업 계획서의 모든 부문의 실행 가능성이 높단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장덕현 기획처장은 “150페이지에 달하는 증빙자료와 성과 관리 계획엔 연차별로 성과를 어떻게 검증할 것인지에 대한 지표를 모두 담았다”며 “(우리 대학의 실행 기획서는) 다른 대학의 어떤 실행 계획서보다도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 대학은 올해 50억 원이 넘는 재정 지원을 받고 다음 해엔 100억 원이 넘는 재정지원을 받는다. 현재 통합 대학에 대한 정확한 재정 지원 규모가 아직 책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 기획팀장에 따르면 “우리 대학은 통합을 전제로 글로컬대 사업을 신청했기 때문에 단일 대학이 받는 지원보다는 큰 규모의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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