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대학 수업VS한국 대학 수업
-자유롭게 의견 피력하는 분위기
-수강생 소수더라도 폐강 안 돼
-학생들 “학습권 존중받는 느낌”

교환학생에 대한 A to Z! 교환학생의 일상을 전하는 톡파원입니다. 

이번 톡파원은 2023학년도 2학기 독일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채널PNU> 소속 두 명의 기자가 각각 '에어랑엔-뉘른베르크 대학(University of Erlangen-Nuremberg)'과 '레겐스부르크 대학(University of Regensburg)'에서의 이모저모를 담아냅니다. 본 기획은 우리 대학 해외 교환 프로그램의 사소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지난 10월 16일 독일 바이에른주의 에어랑엔-뉘른베르크 대학에서 2023학년도 2학기 개강을 맞이한 <채널PNU> 톡파원 기자는 전공 수업 중 하나인 ‘Anthropology of Gender(젠더의 인류학)’ 강의를 듣기 위해 강의실로 향했다. 학생들로 붐빌 것이라는 기자의 생각과는 달리 교실에는 기자를 포함한 단 4명의 학생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해당 수업 담당 Viola Thimm(für Kultur- und Sozialanthropologie(문화 및 사회 인류학) 교수는 “놀랐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 강의의 수강생은 4명이 전부”라며 “우리 강의가 수강 인원은 매우 작지만 수업은 문제없이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 수업에 있어 한국과 독일은 △강의 방식의 다양성 △소수 수강생 강의 개강 여부 △수업 에티켓 등 다양한 방면으로 차이를 보인다. 교환 대학에서 개강한 톡파원 기자는 지난 몇 주간의 독일 교육 현장 경험을 토대로 한국 대학 수업과 독일 대학 수업의 차이점을 정리했다.

독일 에어랑엔 도시의 아침 등굣길 풍경. [김현희 기자]
독일 에어랑엔 도시의 아침 등굣길 풍경. [김현희 기자]

■다양한 강의 방식

대부분의 수업이 ‘Lecture(강의)’ 식으로 진행되는 한국 소재 대학과는 달리, 독일 대학에는 △Lecture △Lecture with Exercise(Übung) △Seminar △Block Course 등 10여 개가 넘는 강의 방식이 있다. Lecture는 교수님의 일방적인 강의, Lecture with Exersise는 강의와 강의 내용에 대한 활동, Seminar는 프로젝트나 토론 및 토의 활동, Block Course는 한 학기 내내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아닌 특정 기간 집중적으로 진행되는 강의를 의미한다.

학생은 다양한 강의 방식 가운데 본인이 선호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기자가 전공 수업으로 수강하는 △Anthropology of Gender △Anthropological Critique of Culture, Comparison, and Representation은 Seminar 형식으로, 교수와 학생 그리고 학생들 간 ‘소통’이 주축이 되어 90분간 발표와 토론을 하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Lecture 형식 강의도 한국 대학에 비해 교수와 학생 간의 소통이 잦은 편이다. 에어랑엔-뉘른베르크 대학에서 ‘Applied Software Engineering(응용 소프트웨어 공학)’을 수강하는 이윤재(컴퓨터공학, 20)씨는 “Lecture 강의를 수강하고 있지만 항상 학생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피력하며 수업에 참여한다”며 “한국에서의 Lecture 강의에서 느끼지 못했던 분위기”라고 말했다.

‘Anthropology of Gender(젠더의 인류학)’ 강의가 이루어지는 실제 교실 현장. [김현희 기자]
‘Anthropology of Gender(젠더의 인류학)’ 강의가 이루어지는 실제 교실 현장. [김현희 기자]

■5명 미만에도 열리는 강의

수강 인원에 구애받지 않고 강의가 계획대로 진행된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독일 레겐스부르크 대학에서 ‘Natural Language Processing NLP ChatGPT(자연어처리 NLP ChatGPT)’를 수강하는 A(산업경영공학, 20)씨도 “강의실에 가보니 수강생이 총 3명이었다”며 “한국에서는 보통 폐강이 되는데 폐강이 되지 않아 교육권을 보장받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우리 대학의 경우 개설 과목이라도 수강인원이 일정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폐강 조치가 가능하다. 부산대학교 학생지원시스템 누리집에 따르면 △전공기초 △전공필수 강의의 경우, 수강인원이 5명 미만일 때 폐강된다.

본 기자가 수강하는 'Deutsch A1.2: Allgemeinkurs(독일 어학 코스)' 현장. [김현희 기자]
본 기자가 수강하는 'Deutsch A1.2: Allgemeinkurs(독일 어학 코스)' 현장. [김현희 기자]

■주의해야할 수업 에티켓

과거 나치 정권의 영향으로 수업 중 유의해야 하는 에티켓이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독일에서는 질문이 있거나 발언을 하고 싶을 때, 손을 들지 않고 검지를 편 채로 팔을 올린다. 손바닥을 편 채로 팔을 위로 올리는 행위는 과거 나치식 경례와 비슷해서 이를 지양하기 위해 조용하게 검지를 대신 올리는 것이다. 또한 수업을 마칠 때나 누군가의 발표가 끝났을 때도 수고했다는 의미의 박수 대신 주먹으로 책상을 두드리며 소리를 낸다. 에어랑엔-뉘른베르크 대학에 다니는 Malerha Mengal(사회학, Master)씨는 "과거 나치의 영향으로 질문이 있을 때 검지를 들고, 수업이 끝나면 책상을 두드린다"며 "어렸을 때부터 이렇게 학습했다"고 말했다.

한편, 본 기자는 해당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하며 △전공과목 2개 △어학 과목 3개로 총 5개의 강의를 수강한다. 전공과목으로는 ‘Anthropology of Gender(젠더의 인류학)’, ‘Anthropological Critique of Culture, Comparison, and Representation(문화·비교·재현에 대한 인류학적 비평)’을 수강하고, 어학 과목으로는 ‘English: Focus on Academic Writing(영어 학문적 쓰기)’, ‘English: Focus on Academic Speaking(영어 학문적 말하기)’, ‘Deutsch A1.2: Allgemeinkurs(독일 어학 코스)’을 수강한다.

독일에서 수강신청을 하는 경우, 해당 강의가 독일어와 영어 중 어떤 언어로 진행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실제로 기자가 사회학 전공 수업을 신청할 때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은 단 2개 뿐이었다. 어학 수업의 경우 레벨 테스트를 치르거나 국가 공인 어학 점수로 레벨을 배정받아야 수업 신청이 가능하다.

※본 기사는 독일 바이에른주의 에어랑엔-뉘른베르크 대학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독일 소재 다른 대학의 경우와 다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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