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도입된 '도이칠란드 티켓'
-교통비 걱정 없고 탄소배출량 줄여
-유모차 전용 공간 등 약자 배려 눈길

교환학생에 대한 A to Z! 교환학생의 일상을 전하는 톡파원입니다.

이번 톡파원은 2023학년도 2학기 독일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채널PNU> 소속 두 명의 기자가 각각 '에어랑엔-뉘른베르크 대학(University of Erlangen-Nuremberg)'과 '레겐스부르크 대학(University of Regensburg)'에서의 이모저모를 담아냅니다.

본 기획은 우리 대학 해외 교환 프로그램의 사소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49유로, 한화로 약 7만 원이면 한 달 동안 전국의 기차와 지하철 그리고 버스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 이용권이 있다. 바로 독일의 ‘도이칠란트 티켓’이다. 독일에 2023학년도 2학기 교환학생으로 파견된 <채널PNU> 톡파원이 도이칠란트 티켓으로 독일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한국 대중교통과 비교해봤다.

본 기자가 살고 있는 레겐스부르크 중앙역에서 뮌헨 중앙역까지 버스(2.9유로)와 지하철(4.1유로)을 이용해 기차 RE선(33.4유로)을 타면 편도로만 총 40.4유로의 비용이 발생한다. 도이칠란드 티켓 한달 구독권과 거의 맞먹는 가격이다. 개별 교통권에 비해 훨씬 합리적이라고 평가받는 이 티켓은 가계 부담 경감을 위해 독일 정부가 직접 도입했다.

독일의 국내선 중 하나인 RE(Regional Express)의 모습이다. [강지원 기자]
독일의 국내선 중 하나인 RE(Regional Express)의 모습이다. [강지원 기자]

지난 5월 시행된 도이칠란트 티켓은 독일이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두 달간 도입한 ‘9유로 티켓’의 후속 정책이다. 한화로 약 13,000원에 전국의 대중교통을 한 달 동안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한 파격적인 정책에 힘입어 총 520만 장의 티켓이 판매됐고 60만 톤의 탄소 배출량이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다. 9유로 티켓이 성공하자 독일 정부는 도이칠란트 티켓 신설을 추진했다. 가격을 49유로로 올리고, 기존의 한 달권 티켓을 정기권 구독 서비스로 전환해 시민들이 장기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도이칠란트 티켓은 도입 이후 지난 6월까지 5,200만 장이 판매됐으며 대중교통 신규 유입률을 20%까지 끌어올렸다. 독일의 탄소 배출량 또한 180만 톤 이상 줄었다.

본 기자는 레겐스부르크 전용 교통수단 어플인 'RVV'로 도이칠란트 티켓을 구매해 약 2주간 이용했다. 기숙사와 학교를 오가는 데는 버스를 이용했으며, 주말에는 근교로 여행을 떠나기 위해 기차를 이용했다. 버스는 30회 이상, 기차는 4회 이상 탑승한 결과(총 220.6유로), 도이칠란트 티켓을 통해서만 교통비를 4배 이상 절감했다.

또한 독일의 바이에른 지역(△뮌헨 △뉘른베르크 △밤베르크 △레겐스부르크 등)에 거주하는 대학생은 한 달에 단 29유로로 독일 전역을 여행할 수 있는 ‘바이에른 티켓’을 구매할 수 있어 부담이 더욱 줄었다. 유학생 Alex(영국, 21) 씨는 “교통비에 대한 큰 걱정 없이 독일 국내 여행을 다닐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한편 독일의 대표적인 대중교통인 △버스 △지하철 △트램 △기차 등을 이용해보니 한국과 달리 검표원이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운전기사가 검표 하는 것이 아니라 검표원이 그 역할을 하는 것이다. 대중교통 탑승 시 티켓을 항상 확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불시 검표 중 티켓을 소지하지 않았을 경우 60유로 상당의 벌금을 내야 한다.

지난 9월 17일 독일의 에어랑엔에서 자전거 사용을 독려하는 환경 시위를 하고 있다. [강지원 기자]
지난 9월 17일 독일의 에어랑엔에서 자전거 사용을 독려하는 환경 시위를 하고 있다. [강지원 기자]

또 교통카드를 찍고 탑승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환승 개념이 없다. ‘Day ticket(당일권)’을 구입하면 다음 날 새벽까지 이용할 수 있다.

대중교통 외에도 독일 시민들은 자전거를 주요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독일 전역에 도보와 함께 자전거 전용 도로가 설치되어 있어 위험하지 않고 편의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자전거 사용을 독려하는 환경 시위도 길가에서 볼 수 있었다.

한국 대중교통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약자에 대한 배려가 일상적이라는 점으로 보였다. 버스에는 유모차와 휠체어를 실을 수 있는 넓은 공간이 출입문 바로 앞에 자리 잡고 있으며, 정류장에 도착할 때면 층고가 내려가 탑승자가 편하게 탈 수 있게 돕는다. 휠체어가 쉽게 탑승할 수 있도록 하는 리프트는 작동 방식이 쉬워 누구든 언제나 원한다면 이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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