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본부, 최근 학내 인식 조사 실시
-우리 대학이 주도한 역사 조명 의미
-빠르면 오는 10월 16일부터 지정될 듯

우리 대학이 10월 16일을 ‘부마민주항쟁 기념일’로 지정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안건이 통과될 시, 우리 대학엔 개교기념일(5월 15일)을 제외하고 공식 휴업하는 첫 기념일이 생긴다.

지난 8월 25일부터 31일까지 우리 대학 교무과는 학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부마민주항쟁 기념일’ 찬반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후 별다른 논의나 반대가 없다면 교수회의 심의를 거쳐 오는 10월 16일부터 부마항쟁 기념일이 휴업일로 지정된다.

건설관(구 도서관) 앞에 세워진 부마민주항쟁 발원지 표지석, 이곳에서 시작된 민주화 운동은 부산과 마산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유승현 기자]
건설관(구 도서관) 앞에 세워진 부마민주항쟁 발원지 표지석, 이곳에서 시작된 민주화 운동은 부산과 마산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유승현 기자]

1일 <채널PNU>의 취재를 종합하면 기념일 지정을 위한 논의는 지난 6월 대학본부 내에서 촉발됐다. 이후 대학본부는 7월 중으로 휴업일을 지정하는 학칙 제35조 개정안을 규정 심의위원회에서 통과시켰다. 내부 논의 후 기념일 지정에 박차를 가한 것이다. 교무과 임진희 주무관은 “기념일 지정에 큰 무리가 없고, 구성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면 최대한 빨리 진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만 추진 과정에서 명시적인 절차가 불분명하단 의견이 나왔다. 지난 7월 교수회 평의회와 대학평의원회에선 뜻과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학교 기념일을 결정하는 주체가 불분명하고 적절한 절차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대학본부는 교무과를 중심으로 학내 구성원의 의사를 묻기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재심의하기로 결정했다. 임 주무관은 “설문 조사 후에 교수회 평의회에 (부마민주항쟁 기념일 지정을) 안건으로 제출할 예정”이라며 “결과를 참고해 재심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기념일 지정은 ‘잊혀진 항쟁’이라고도 불리는 부마민주항쟁의 의미를 되새김에 그 목적이 있다. 기념일 지정을 통해 부마항쟁의 의미를 되새기고 우리 대학이 민주화의 흐름을 이끌었단 점을 알리기 위한 취지다. 부마항쟁은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과 함께 ‘4대 민주항쟁’으로 불림에도 △진상 규명 △국가 배상 △기념사업 등이 비교적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마항쟁은 1979년 10월 16일 화요일 우리 대학 도서관 앞에서 시작해 부산과 마산 일대로 퍼져 나간 대규모의 항쟁이다.

기념일이 비록 시험 기간 일주일 전이지만, 학생들은 새로운 휴업일을 환영하는 눈치다. 일부 학생들은 부마민주항쟁 기념일을 통해 더 많은 이에게 부마항쟁을 알리고, 학내 구성원들이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날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A(독어독문학, 18)씨는 “시험 기간 직전이라 휴업일이라는 점에서는 큰 의미가 없을 것 같다”면서도 “기념일이 된다면 더 많은 학생이 이날을 기억할 것 같다”고 말했다.

관련 기관들도 우리 대학의 부마민주항쟁 기념일 추진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김종기 부산민주공원 관장은 “부산대학교는 대한민국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고비마다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며 “부마민주항쟁 기념일이 지정된다면 부산대 학생들과 동문, 더 나아가 부산시민과 국민들에게 부마민주항쟁의 정신을 더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 대학 기획처 미래전략실은 지난 8월 28일부터 오는 9월 15일까지 ‘부마민주항쟁 기념 학생 작품 공모전’을 진행한다. 우리 대학과 관련한 민주화의 역사나 열사를 추모하는 작품을 모집하고 선정된 작품은 10·16 기념 주간 행사장에 전시할 계획이다. 장덕현 기획처장은 공고를 통해 “민주화의 발자취와 민주 열사의 숭고한 뜻을 계승하고자 10월 16일을 우리 대학 기념일로 지정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 의미를 되새기고자 작품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전했다.

앞서 정부는 2019년 부마민주항쟁 40주년을 맞아 10월 16일을 ‘부마민주항쟁 국가기념일’로 지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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