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민주주의와 총장 직선제 등 희생 기려
-차정인 총장 "가치와 정신 이어가노력할 것"
-총학, 총추위 개정 촉구 묵언 피케팅 진행

고(故) 고현철 교수의 8주기 추모식이 우리 대학 대학본부 3층에서 엄수됐다. 참석자들은 대학 자율화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총장 직선제를 지켜낸 고인의 뜻을 기렸다.

8월 17일, 故고현철 교수 8주기 추모식이 끝난 뒤 참석자들은 대학 본부 앞에서 헌화와 묵념으로 고인을 추모했다. [유승현 기자]
8월 17일, 故고현철 교수 8주기 추모식이 끝난 뒤 참석자들은 대학 본부 앞에서 헌화와 묵념으로 고인을 추모했다. [유승현 기자]

지난 8월 17일 ‘고현철교수추모사업회’ 주최로 열린 이번 추모식에선 △차정인 총장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상임고문 송기인 신부 △김정구 교수회장 등이 참여했다. 식은 △묵념 △추모 영상 상영 △고현철 교수 소개 △추모사업 경과보고 △추모사 △추모 시 낭송 △추모 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가장 먼저 추모사를 맡은 차정인 총장은 “우리 대학만 외로이 남아 대학 자율성과 대학 정신을 지키는 일에 안간힘을 쏟으며 지쳐가고 있을 때 고현철 교수님은 약인의 무뎌짐을 깨우치려 하시고 혼자 그 모든 짐을 지려고 하셨다”며 “당신이 모든 것을 던지면서 지키고자 했던 가치와 정신을 기억하고, 후배와 제자들에게 전승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송기인 신부 역시 민주주의로의 진전을 역설하는 추모사를 남겼다. 그는 “어느덧 (고현철 교수의 투신으로부터) 8년이 지났지만, 세상은 선생님의 살신성인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머물고 있다”며 “우리는 다시금 민주주의 깃발을 내걸고 그 세상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하며 옷깃을 여미고 거침없이 나아가야 한다”고 전했다.

추모식을 마친 뒤 참석자들은 대학 본부 앞에 마련된 헌화대로 자리를 옮겼다. 김정구 교수회장은 ‘대학의 민주화는 진정한 민주주의 수호의 최후의 보루다. 그래서 중요하고 그 역할을 부산대학교가 담당해야 하며 희생이 필요하다면 감당하겠다’는 고현철 교수의 유서를 읊으며 “대학의 자율성과 이 땅의 민주주의 회복을 소망했던 교수님을 마음껏 기리겠다”고 말했다.

고인이 세상을 떠날 당시 계속되는 교육부의 총장 간선제 전환 압력에 전국 대부분의 국공립 대학이 총장 직선제를 포기했다. 우리 대학도 총장 직선제 유지를 두고 교수회와 대학 본부의 갈등이 심화됐다. 2015년 8월 故고현철 교수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서 희생이 필요하다면 감당하겠다’는 유서를 남기고 “총장은 직선제 약속을 이행할 것”이라 외치며 대학본부 건물에서 뛰어내렸다. 이후 2015년 11월 총장 선거에서 우리 대학은 교수회와 대학본부의 합의를 거쳐 당시 국립대 중 유일하게 총장을 직선제로 선출했다.

한편 이날 우리 대학 총학생회는 추모 장소 앞에서 ‘총장임용추천위원회(총추위)’의 개정을 촉구하며 1시간 동안 묵언 피케팅을 진행했다. 총장 후보 선정을 위해 조직된 총추위를 개정해 위원회 내 학생 비율을 늘려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김요섭(국어교육, 20) 총학생회장은 “고현철 교수님의 희생으로 지켜낸 대학 민주화의 의미와 진정한 총장직선제를 위해 고민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피케팅을 진행했다”며 “대학의 대표를 뽑는 선거에 학생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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