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와 함께 성장한 부산
-지스타 정상화·전용 경기장 운영
-게임산업 육성하며 문화 조성 중

부산국제영화제가 끝난 11월이면 ‘영화의 도시’로 불리던 부산은 ‘게임의 도시’로 변신한다.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게임전시회인 ‘G-STAR’(이하 지스타)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지난 2009년부터 G-STAR를 매년 개최하고 여러 사업을 진행하며 시 차원에서 e스포츠(esports, Electronic Sports)를 육성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게임 산업 거점지역 육성 계획’을 직접 밝히기도 했다. 부산시가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옛 부산외대 부지에 들어설 ‘게임 콘텐츠 비즈니스 파크’에는 게임산업과 관련한 공공기관, 연구소, 교육기관, 민간기업이 모여 게임산업 창업생태계가 만들어질 예정이다. 박 시장은 “게임 산업은 우리나라가 수출하는 콘텐츠의 70%가량을 차지하는 효자 산업”이라며 게임 산업 육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채널PNU는 3년 만에 정상 개최한 G-STAR를 기점으로 한국 e스포츠 산업의 전반적 흐름과 부산에서의 e스포츠 산업의 의미를 짚어보고자 한다.

G-STAR 현장 [출처: G-STAR 홈페이지]
G-STAR 현장 [출처: G-STAR 홈페이지]
2021년도 e스포츠 산업규모 [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2021년도 e스포츠 산업규모 [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스타크래프트부터 리그오브레전드까지

e스포츠(게임물을 매개로 하여 사람과 사람 간에 기록 또는 승부를 겨루는 경기 및 부대 활동)는 꾸준히 성장해 오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1년도 e스포츠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e스포츠 산업의 규모는 2016년 722.9억 원에서 2021년 1,204.1억 원으로, 글로벌 e스포츠 산업 규모는 2016년 493만 달러에서 2021년 947.1만 달러로 성장했다.

국내 e스포츠는 블리자드의 1998년 스타크래프트 발매 이후 급격하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1997년 IMF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정보산업을 새롭게 도입한 것이 그 시초였다. 인터넷 네트워크 산업의 발달로 PC방이 늘어나면서 전국적인 스타크래프트 유행이 시작됐다. 정점은 신주영의 대회 우승이었다. 신주영이 블리자드(미국의 비디오 게임 개발사)가 주최한 대회에서 우승해 PGL(미국의 프로게임리그)에서 활동을 시작하면서 한국 최초의 프로게이머가 탄생했다.

신주영의 파격적인 행보로 국내에서도 프로게임리그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1999년 한국e스포츠협회 창설, 2001년 WCG(국가대항전 형식의 국제대회) 개최로 본격적인 프로리그 시대가 열렸다. 이후 프로게이머가 직업으로 등장하면서 현재의 프로게임단 구조가 만들어졌다.

e스포츠의 황금기를 이끈 건 ‘스타플레이어’였다. 2001년 이후 프로게임단이 출범해 프로리그를 진행하면서 △임요환 △홍진호 △박정석 △이윤열 등의 ‘1세대 스타플레이어’들이 탄생한 것이다. 1세대 스타플레이어들의 뜨거운 인기는 2007년 이후 △이영호 △이제동 △김택용 △송병구 등의 ‘2세대 스타플레이어’로 이어졌다. 그러나 2010년 e스포츠 프로경기에서 승부조작과 불법 스포츠 도박 문제가 발생하면서 전반적인 기반이 흔들리게 됐고, e스포츠는 암흑기에 돌입했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e스포츠의 암흑기는 라이엇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 유행과 함께 막을 내렸다. 2012년 새롭게 LCK(국내 리그오브레전드 대회)가 등장하며 매드라이프, 페이커 등의 스타플레이어를 배출하는 데 성공했다. 2021년 LCK(국내 리그오브레전드 대회)가 프랜차이즈화되면서 현재까지 그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점점 e스포츠는 주류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서 시범 종목으로 채택됐고,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는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며 국제적 입지를 굳혔다. 2024 파리 올림픽 정식 종목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으며, 세계 각국에서 국가대항전이 개최되고 있다.

e스포츠의 발전 과정 (c) 임현규 기자
e스포츠의 발전 과정 (c)임현규 기자
부산 e스포츠 경기장(BRENA)에서 열린 리브 샌드박스 박싱데이 [출처: BRENA 홈페이지]
부산 e스포츠 경기장(BRENA)에서 열린 리브 샌드박스 박싱데이 [출처: BRENA 홈페이지]

■e스포츠의 메카, 부산

부산시는 2009년부터 지스타를 개최하며 e스포츠 사업의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1995년부터 2004년까지 열렸던 대한민국게임대전(KAMEX)이 2004년을 끝으로 폐회하자 문화관광부(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게임산업진흥원(현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05년 KAMEX와 여러 중소 게임전시회를 통합해 지스타를 출시했다. 지스타의 첫 개최지는 일산 킨텍스이고, 2009년 이후 현재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되고 있다.

오는 11월 17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올해 지스타는 3년 만에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규모로 부산 BEXCO에서 열린다. 대형 게임사가 참여하지 않았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넥슨코리아, 넷마블 등 국내 대형 게임사가 참가한다. 체험 부스도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부산은 ‘게임의 도시 부산’을 목표로 끊임없는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e스포츠 경기 개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성공 사례를 만들었다. △2014 롤드컵(리그오브레전드 최고의 국제대회) 8강 △2018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조별리그) △2018 롤드컵 8강전 △2022 MSI(국가 연합 간의 대항전) 등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해운대 모래 축제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의 캐릭터를 만들어 전시하고, 광안리 드론 쇼에 MSI를 활용하는 등 지역과 e스포츠를 연계하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2020년에는 지역 최초로 e스포츠 경기장(BRENA, 브레나)를 개관하고 각종 e스포츠 대회와 행사를 열었다. △철권 한일전 △오버워치 한중전 △오버워치 컨텐더스 코리아 시즌 2 결승전 △부·울·경 고교 e스포츠대회 등 총 19개의 대회·경기와 △팬뷰잉 파티 △e스포츠 토크쇼 △e스포츠 진로 탐색 프로그램 등 e스포츠 관련 행사 총 60개가 브레나에서 열렸다.

부산은 국내 최초로 e스포츠 프로게임단의 연고지가 된 도시다. 작년 7월 14일 리드 샌드박스와 지역연고지 협약을 맺었다. 리브 샌드박스는 협약 이후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하고 대외 출전뿐만 아니라 브레나를 활용해 △팬뷰잉 파티 △박싱 데이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열며 새로운 문화를 조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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