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학 GPA 환산 규정과
-비교해보니 우리 대학 '불리'
-로스쿨 준비생은 더 민감해
-총학 설문조사 토대로 추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학을 준비하고 있는 우리 대학 재학생 이지민(공공정책학, 22) 씨는 우리 대학의 평균평점(GPA, Grade Point Average) 환산 규정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높은 학점을 유지하려 애써도 우리 대학의 규정대로 GPA를 환산하면 같은 학점을 가진 타 대학 학생보다 낮은 점수가 산출되기 때문이다. 대다수 로스쿨은 입시에 반영하는 학부 성적을 전적대학의 환산식을 적용하기 때문에 로스쿨 입시생은 GPA 환산 규정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22일 <채널PNU> 취재를 종합하면 평균평점을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는 ‘GPA 환산식’은 대학마다 다르다. 우리 대학은 ‘부산대학교 학사운영규정’ 제32조에 따라 환산한다. 이에 따르면 GPA는 성적등급의 평점에 교과목당 학점을 곱하여 그 합계를 신청 학점으로 나눈 값으로 산출하되 소수점 셋째자리에서 반올림하고 그 값을 ‘실점환산기준표’에 따라 100점 기준으로 환산한다.

우리 대학과 타 대학의 A0 환산 점수 비교 (c)최윤희 기자
우리 대학과 타 대학의 A0 환산 점수 비교 (c)최윤희 기자
△우리 대학 △서울대 △고려대 △성균관대 환산 점수 비교 (c)최윤희 기자
△우리 대학 △서울대 △고려대 △성균관대 환산 점수 비교 (c)최윤희 기자

문제는 우리 대학 실점환산기준표를 적용하면 같은 학점인 다른 대학에 비해 환산 점수가 낮다는 점이다. 21일 <채널PNU>가 주요 대학의 환산식을 조사한 결과, 4.5학점제인 우리 대학의 경우 A0에 해당하는 4.0은 94점인 반면, 주요 국립대의 경우 △전북대 94.3점 △강원대 94.3점 △충남대 94.9점, 수도권 사립대는 △중앙대 94.29점 △고려대 95점 △성균관대 95점으로 환산돼 0.3점부터 1점까지 차이가 난다.

4.3학점제를 운영 중인 다른 대학과 비교하면 우리 대학의 환산 점수는 더 낮다. 4.3학점제인 대학의 경우 A0에 해당하는 4.0을 환산하면 주요 국립대는 △경북대 96점 △서울대 97점으로, 수도권 사립대의 경우 △경희대 97.67점 △연세대 97점 △이화여대 96.5점으로 환산되지만 우리 대학은 94점으로 환산된다.

4.5학점제 대학에서 높은 성적을 얻는 것이 4.3학점제를 운영하는 대학보다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4.3학점제로 운영되는 대학은 우리 대학과 달리 –(마이너스) 등급이 있어 A등급의 구간이 비교적 넓게 설정된다. 과목의 성적이 3.7점이라면 4.5학점제에선 B+(3.5로 계산), 4.3학점제에선 A-(3.7로 계산)로 평가되는 식이다.

수도권 대학은 경쟁력 향상을 위해 줄지어 환산 방식을 상향 개정하는 추세다. 2021년 4월 서울시립대가 4.4점 이하 평균평점의 백분위 환산 점수를 1점씩 상향한 이후로 2023년엔 △서울대 △고려대 △성균관대도 기존 백분위 환산 점수가 0.5점에서 0.7점까지 오를 수 있도록 환산식을 개정했다.

우리 대학의 GPA 환산 방식을 둘러싸고 불만은 크다. 우리 대학 총학생회(총학)이 지난 2월 27일부터 3월 2일까지 실시한 ‘평균평점 환산 규정 개정’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러한 경험을 한 사람은 이 씨 뿐만이 아니었다. 총학 교육 정책국은 지난 3월 6일 <채널PNU>의 관련 질문에 “아직 보고서 작성 단계라 자세한 내용을 밝힐 순 없으나 설문에 응답한 학생 427명의 과반수가 평균평점이 불리하다며 ‘개정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GPA 환산 규정 개정을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던 총학은 설문 결과를 토대로 세부적인 정책 방향을 수립할 계획이다. 최한결(수학, 22) 교육정책국장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와 추가 GPA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관련 부서와의 협의 하에 학생 의견 반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GPA 규정이 개정된다고 해서 대학마다 천차만별인 환산 기준으로 발생하는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이룰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 교육정책국장은 개정 후 전반적으로 점수 폭이 커지는 GPA 인플레이션에 대한 문제도 예상된다고 전했다. 전국적으로 오차 없이 표준화된 지표를 마련할 수 있을지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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