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력감 느낀 부산대 총장선거"

 

“민주화 운동의 역사를 갖고 있는 부산대 학생들이 오늘날 부산대의 민주주의에는 철저히 배제되어 있는 것에 참담한 심정을 느낀다.”

지난 2월 6일 열린 제22대 총장선거에서 학생 투표 가치가 추락한 뒤 내놓은 우리 대학 인문대 학생회의 입장문입니다. 

인문대 학생회와 총학생회는 입장문을 통해 이번 총장선거가 학생들의 목소리를 묵살했다는 지적과 함께 총장임용후보자추천위원회의 일방적 결정에 대해 소명을 요구했습니다.

이번 학생 투표 가치 추락 사태는 지난 1월 22일 총추위가 선거를 불과 2주 앞두고 학생 선거인단의 범위를 선거인 명부에 등록한 학생이 아닌 전체 학생으로 확대하기로 통보하면서 벌어졌습니다. 

유권자별로 투표 반영 비율을 달리하고 투표율을 적용해 환산하는 선거 특성상, 학생 투표의 영향력이 기존보다 급감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두 학생회는 학생 표의 가치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드는 사안임에도, 총추위가 학생 대표와의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판단했다는 것에 가장 큰 분노를 느끼고 있었습니다. 특히 이들은 선거를 불과 며칠 남겨두지 않고 벌어진 사태를 수습할 수 없어 무력감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김준서 / 인문대학 학생회장]

“2주만에 바꿀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이거를 2주 앞에 두고... 참 좌절 아닌 좌절을 했죠. 저희가.”

두 학생회의 입장문에 대해 총추위는 지난 2월 15일 회의를 열고 학생 대상 공개 사과문을 작성하고 교수회에 총장임용후보자 선거규정을 다시 개정할 것을 요청하기로 했습니다. 

[총학생회]

“진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학생들에게 안내할 예정."

이어 총학은 이번 선거가 모든 학생들이 처음으로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총장 선거였던 만큼 이번 선거를 계기로 재발을 방지하겠단 입장을 전했습니다. 

PUBS 뉴스 박서현입니다.

 

 

취재 : 유승현 기자

촬영 : 박서현 기자

편집 : 박서현 기자

 

아나운서: 이 소식 취재한 박서현 기자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총장선거, 일반 선거와의 차이점은?

아나운서: 박서현 기자, 계산식까지 등장하고, 총장 선거가 일반 선거와는 많이 다르죠?

박 기자: 네, 그렇습니다. 우리 대학은 학내 구성원이 직접 총장을 뽑는 ‘직선제’가 시행되고 있는데요. 일반 투표와 다른 점이 있다면 유권자의 구성단위별로 다른 반영비율이 적용된다는 겁니다. 전임교원, 즉 교수의 투표를 1인 1표로 보고 직원과 조교 표는 1인 0.2표, 학생은 0.1표처럼 반영되는 거죠. 관련 법에 따라 이 반영 비율은 구성단위별 대표가 모인 총장임용후보자추천위원회가 사전에 합의하게 됩니다.

△총추위의 사전 합의 내용은?

아나운서: 그렇군요. 이번 총장선거를 앞두고 총추위도 합의를 했겠군요?

박 기자: 네, 잠시 표를 보시면. 총추위는 지난해 9월 전임교원 즉, 교수선거인수 대비 구성 단위별 반영비율을, 학생의 경우 기존 3.9%에서 10%로 늘이기로 합의했습니다. 당시 교수회와 총학 등은 조인식을 열고 대외적으로 홍보까지 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문제점은?

아나운서: 학생의 목소리를 이전보다 더 많이 반영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는데, 이번 선거에서 문제가 되는 건 뭐였나요?

박 기자: 문제는 반영 비율 옆에 있는 투표율입니다. 지난 2020년 제21대 총장선거에서 학생은 자체적으로 100명 이내의 선거인단을 꾸려 참여했습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100명 이내’라는 인원 제한 규정을 지우면서 학생 선거인단의 범위가 명확하게 설정되지 않은 겁니다. 총추위는 지난 1월 22일 이를 전교생으로 봐야한다는 법적 자문을 검토 받았다는 입장은 총학에 전했습니다.

아나운서: 그럼 모수가 2만4천여명으로 커지면서 반영비율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게된 거군요.

박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2만 4천여명의 학생이 실제로 투표에 참여할 수 있을까요?

아나운서: 글쎄요. 총학생회를 뽑는 투표율도 간신히 50%를 넘은 걸로 알고 있는데요. 가능성이 희박하지 않을까요?

박 기자: 이 같은 사실이 몇 달 전에 결정이 돼도 대책을 마련하기 쉽지 않은데 선거를 불과 2주 남겨두고 벌어져 주먹구구식 운영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아나운서: 국립대학교 총장을 뽑는 선거인데, 이렇게 아마추어 같을 수 있나 충격적이긴 합니다.

△당시 대책은?

아나운서: 당시 대책은 있었나요?

박 기자: 현장 투표를 독려하겠다고 했지만, 투표장은 경암체육관 한 곳이 다인데다 1차 투표가 1시간으로 제한돼 사실상 학생 몇 천명이 도착했다고 해도 투표하는 건 불가능한, 무명무실한 대책이었습니다. 결국, 1차 투표 기준으로 학생 투표권 반영률은 전체 유권자 대비 0.64%에 그쳤습니다.

아나운서: 0.64%라니 한자리 숫자에도 못 미치는 거잖아요?

박 기자: 네, 고 고현철 교수가 총장 직선제 사수를 외쳤던 2015년 총장 선거에서 사전 합의한 학생투표권 비율인 1.3%보다 낮고, 총학생회가 보이콧했던 2020년 합의 비율인 3.2%보다 낮은 수치입니다.

아나운서: 시대를 역행한 거군요. 사후 대책이라도 필요해보입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박서현 기자였습니다.

박 기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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