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메시지 한 구석에 자리하고 있던 이모티콘은 나날이 그 위상을 달리하고 있다. 일상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에서 벗어나 사회의 여러 영역에서 그 활용 범위를 넓혀 나가고 있는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사례는 바로 문화 산업에서의 활용이다. 이모티콘은 △패션 △소설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미국의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 제레미 스캇은 렌즈에 이모티콘이 새겨져 있는 선글라스를 선보여 화제가 됐다. 이 외에도 이모티콘은 디자인적인 요소로서 패션에 자주 등장한다. 이모티콘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중국의 현대미술가 쉬빙은 지난달, 글자 없이 이모티콘으로만 이루어진 소설 <지서_점에서 점으로>를 출간했다. 이모티콘을 통해 단편적인 상황 설명이나 감정 표현을 넘어 하나의 이야기를 형성하기에 이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소니픽처스는 이모티콘을 소재로 한 영화를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이모티콘은 기업의 마케팅 수단으로써의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외식업체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는 홍보를 위해 스마트폰 메신저용 이모티콘을 출시했다. 해당 기업의 대표적인 상품을 맛있게 먹고 있는 이 이모티콘은 출시한 지 2주 만에 다운로드 수 100만 건을 기록했다. 그 밖에도 기업들이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사례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동양생명’과 ‘현대카드’는 SNS로 친구를 맺은 사람들에게 해당 기업과 관련된 이모티콘을 제공했고, 역시 친구 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
기부나 캠페인에서도 이모티콘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는 지난 3일 카카오톡과 함께 유기견, 유기묘로 이뤄진 이모티콘을 출시했다. 해당 이모티콘을 구입하면 수익금이 카라에 기부된다. 기부와 더불어 부가적인 기능이 포함된 경우도 있었다.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컨텐츠를 제작하는 사회적 기업 ‘열린책장’은 지난 6월 수화를 배울 수 있는 이모티콘을 제작했다. 이 이모티콘은 일상적인 단어들을 수화로 표현한 것으로, 역시 수익금의 일부가 기부되는 방식이다. 열린책장 기획팀 박윤환 직원은 “일반인들도 수화를 쉽게 접하고 배울 수 있도록 이모티콘을 도입했다”며 “출시 후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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