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파업 20일 만에 노사 합의
-불법 의료 근절 등 중재안에 담겨
-정규직 전환 숙제 남아 불씨 여전

우리 대학 병원과 보건의료노조 부산대병원지부(노조)가 중재안에 잠정 합의하며 20일간 이어진 총파업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러나 파업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단 지적은 여전하다.

보건의료노조가 지난 7월 17일 오전 양산부산대병원 본원 로비에서 ‘파업 해결 촉구 기자회견’을 연 모습. [연합뉴스 제공]
보건의료노조가 지난 7월 17일 오전 양산부산대병원 본원 로비에서 ‘파업 해결 촉구 기자회견’을 연 모습. [연합뉴스 제공]
경남 양산시 물금읍에 위치한 우리 대학 병원 [출처: 양산부산대학교 홈페이지 홍보영상]
경남 양산시 물금읍에 위치한 우리 대학 병원 [출처: 양산부산대학교 홈페이지 홍보영상]

지난 8월 2일 우리 대학 병원 노조는 파업을 종료하고 업무에 복귀했다. 병원과 노조 양측이 우리 대학 병원 이사장을 역임하고 있는 차정인 총장의 중재안을 수용한 것이다. 지난 7월 13일 전국 보건의료노조와 함께 시작한 전국 총파업은 이틀 만에 끝났으나, 고질적인 정규직 전환 문제를 호소해 온 우리 대학 병원의 경우 파업이 장기화돼 의료 공백 여파가 컸다.

이번 잠정 중재안은 노사 간 의견을 타협한 결과다. 비정규직의 일부 정규직화를 비롯해 △임금 인상 △인력 충원 △불법의료 근절 △필수유지업무 운영 등을 포함한다. 우리 대학 병원은 이번 잠정 중재안을 바탕으로 세부 내용을 추후 협의할 방침이다.

그러나 파업의 근본적인 문제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중재안에선 정규직 전환을 요구한 500명의 비정규직 가운데 시설 용역직 171명만이 정규직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노조 관계자 A 씨는 “남은 미화, 주차, 보안 용역 비정규직 329명을 직접 고용할 때까지 계속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 대학 병원은 14개 국립대학병원 중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이 이뤄지지 않은 유일한 병원으로 꼽혔고 노조 측은 파업을 불사할 것을 예고한 바 있다.(<채널PNU> 2023년 3월 23일 보도). 

앞으로도 정규직 전환이 모두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정규직 전환이 되지 않은 인원에 대한 노사 간 논의는 추후 이뤄질 계획이다. 병원 측은 모두의 정규직 전환은 쉽지 않을 거란 입장이다. 우리 대학 병원 홍보팀 관계자는 "현재 비정규직 업무 담당자의 연령대가 높아 정규직화가 이뤄져도 정년인 60세가 넘는 사람들은 당장 일을 그만둬야 하는 경우가 있다"며 “당장의 정규직화 대신 타 대학 병원 이상으로 처우를 좋게 해드리고자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중재안에는 불법 의료 근절과 관련한 실질적 합의가 처음으로 이뤄졌다. 노사는 불법 의료 행위 방지를 위해 △의사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통한 대리처방 금지 △구두 처방 범위 명확화 △준법의료위원회 설치 등을 규정했다. 이를 통해 우리 대학 병원에서 불법 의료 행위가 발생할 경우 별도의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됐다.

파업으로 발생하는 의료 공백 문제 해소를 위한 내용도 포함됐다. 이번 파업이 길어지며 항암치료나 암 수술 일부가 중단돼 환자들이 불편을 호소했기 때문이다. 7월 13일부터 약 300건의 공식 민원이 접수됐다. 이에 중재안에는 △긴급 암 환자를 위한 병상 120병상 △항암 주사실 70% 운영 △권역외상센터 외상병상 30병상 등과 같은 필수유지업무를 확보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우리 대학 병원 홍보실은 “응급 수술실 외 병실을 운영하고, 어린이 암 환자 등 항암치료가 급한 환자들을 위한 조치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현재(8월 28일 기준) 우리 대학 병원 본원과 양산부산대병원은 정상적으로 운영 중이다. 병원은 업무가 재개된 다음 날부터 진료 및 치료를 순차적으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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