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 정기 점검 약 4년 만에 실시
-기약 없이 호실에서 대기한 원생들 ‘시간 낭비’
-점검 실효성 문제 제기돼

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됐던 대학생활원 원생실 정기 점검이 약 4년 만에 실시된 가운데 점검 방식에 대한 원생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우리 대학 부산캠퍼스 대학생활원은 지난 5월 11일 △웅비관 △자유관 △진리관 △효원재를 대상으로 1학기 원생실 정기 점검을 실시했다. 점검은 2019년 2학기 이후 처음으로 실시된 것으로 약 4년 만이다. 대학생활원 담당자들이 호실을 돌아다니며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지난 5월 11일 실시된 우리 대학 1학기 대학생활원 원생실 정기 점검의 방침을 두고 비판이 일고 있다. [대학생활원 제공]
지난 5월 11일 실시된 우리 대학 1학기 대학생활원 원생실 정기 점검의 방침을 두고 비판이 일고 있다. [대학생활원 제공]

문제는 점검 상황에 대한 공유가 전혀 없었단 것이다. 원생들은 어느 호실을 점검하고 있는지 알 수 없어 기약 없이 호실 내부에서 대기해야 했다. 점검 시 원생이 자신의 방에 있지 않으면 벌점 3점이 부과됐기 때문이다. 화장실조차 마음 놓고 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웅비관 원생 A 씨는 “본인 호실에 점검이 언제 오는지 대략적인 시간조차 알려 주지 않는 것은 원생들 입장에서 너무 시간 낭비”라고 토로했다.

점검의 실효성이 없단 불만도 제기됐다. 반입 금지 물품을 확인하고 생활원 내 안전을 확보하려는 목적을 달성하기엔 턱없이 미비하다는 것이다. 학생들 사이에서도 오랜 대기 시간에 비해 점검 과정이 미비해 허무하단 반응이 나온다. 진리관 원생 B 씨는 “(오래 대기했는데) 막상 점검을 하러 오니 3초 정도 방을 훑어보고 점검이 끝났다고 해서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사전 고지가 부족했단 비판도 인다. 벌점이 부과되는 절차임에도 충분한 고지가 이뤄지지 않아 모르는 학생도 있었다. 자유관 원생 C 씨는 “(이번 원생실 점검 사실이) 문자 수신이나 안내 방송 등이 아니라 대학생활원 앱 푸시 알림으로만 와서 모르는 학생들도 많았다”며 “푸시 알림에서도 제목이 잘리고 가독성이 없어 중요한 공지인지 모르고 삭제했다”고 말했다.

긴 대기 시간을 방지하기 위해 우리 대학 대학생활원은 ‘부재 시 점검 허용’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반응은 좋지 않다. 사생활 노출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 방안에 따르면, 사전 동의한 원생의 호실은 부재 시 마스터키를 이용해 점검이 가능하다. A 씨는 “부재 시 점검 허용을 했을 경우 아무도 없는 방에 조교가 들어와 서랍을 뒤지는 것은 사생활 노출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불만이 속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대학생활원이 내놓은 대책은 없다. 3,600명이 넘는 원생들의 수요 시간을 일일이 맞추고 고지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단 입장이다. 진리관 점검을 담당하는 대학생활원 최지애 사무원은 “사생활 침해 문제도 있어 호실을 책가방 뒤집듯 볼 순 없다"며 "방문을 열었을 때 반입 금지 물품의 소지 여부와 청소 상태 정도만 점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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