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단체들이 부산을 다채롭게 색칠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만의 색으로 부산 이곳저곳을 변화시키고 있다.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지역과 청년의 문제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하기도 한다. 또한 그들은 문제의 해답을 찾고자 청년과 부산을 연계한 활동을 다방면으로 전개하고 있다. 색다른 행보를 보이며 나아가고 있는 청년 단체들. 이 중에서도 △청년문화로 협동조합 △배움과 실천의 공동체 고치 △051FM을 <부대신문>이 만나봤다.

새가 알을 깨고 나오듯, 뱀이 허물을 벗듯, 나비 또한 성장하기 위해서는 고치를 벗고 세상으로 나온다. 고치는 몇 번의 활동을 거치면서 세상을 조금씩 마주한다. 이제는 고치를 벗어나 아름다운 빛깔의 날개를 펼치며 세상을 자유롭게 날아가는 나비가 된 부산의 ‘배움과 실천의 공동체 고치’를 만나봤다.

‘배움과 실천의 공동체 고치’(이하 고치)는 단체의 시초가 된 누에고치 공부방에서 이름을 따왔다. 이후 봉사 활동, 학생들 간의 네트워크 성립 등 공부 외의 활동을 시작하면서 ‘공부방’은 ‘고치’로 조금씩 변모하기 시작했다. 또한 고치는 나비의 집이라는 점과 고치다라는 단어에서 착안해 나와 세상을 고치는 집이라는 뜻도 지니고 있다.

고치는 다양한 세대가 누릴 수 있는 활동을 하며 각자의 이야기를 꺼낸다. 이를 통해 △나비학당 △만덕천 살리기 운동 △뿌리이야기展 △마음의 집짓기 프로젝트 등 특정한 범위에 국한되지 않은 활동을 이뤄나갔다. 그 중 고치 정서원 청년대표의 기억에 남는 활동은 2017년 진행된 ‘마음의 집짓기 프로젝트 날라갈라쇼’다. 이 프로그램은 청년들의 낮은 자존감을 살리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청년들의 낮은 자존감이 무엇에서 비롯됐으며, 어떻게 극복해서 나아갈 수 있을지 성찰했다. 1년 동안 진행된 4번의 날라갈라쇼와 8번의 워크숍에서는 모두가 모여 이야기를 하면서 성찰에 깊이를 더했다. 정서원 청년대표는 “처음으로 구성원이 아닌 타인과 함께 했던 프로젝트였다”라며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 것들을 타인도 공감하면서 느낄 수 있는지 궁금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다”라고 전했다.

고치는 사람을 위해서 활동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고치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개인이다. 이는 고치가 처음 만난 사람에게 던지는 질문으로 설명된다. 그들은 몇 살인지, 직업이 무엇인지와 같은 진부한 질문을 하지 않는다. 대신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을 던진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개개인의 모습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들의 슬로건이 ‘All for one, one for all’인 것도 놀랍지 않다. 사람 개개인을 소중히 여기는 그들만의 가치가 담겨있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활동은 각 개인이 가지고 있는 호기심과 부족한 부분을 위해 이뤄진다. 활동의 목적이 개인의 성장인 셈이다. 

고치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사람인만큼, 활동에서 어려움을 겪는 부분도 사람이다. 고치에서 진행하는 여러 프로젝트를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공동체 구성원 간의 화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각자 다른 성향이나 고민을 가지고 있더라도 여럿이 함께하는 단체에서는 서로 조율해나가는 것 또한 필수적이다. 정서원 청년대표는 “우리와 같은 생각을 하면서 함께 활동을 해나갈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게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오랜 시간을 달려온 고치는 앞으로 괜찮은 공동체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구성원 모두가 각자 하고 싶은 일들을 시도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재정적인 자립도 이뤄나가고 싶다는 것이다. 고치의 목표는 개인의 결핍을 채워나가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개인과 단체의 성장도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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