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광역시 곳곳을 흐르고 있는 하천. 지역 주민들의 생활터전이기도 한 하천이 오염돼 있다. 이로 인해 악취가 발생하고 어류 생태계가 무너졌다. 오염원인은 대부분‘합류식 관거’와 ‘비점오염원 유입’이었다. 부산광역시청(이하 부산시청)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사업을 시행해왔지만 아직까지 효과는 미미하다. 하천 오염 실태를 알아보고자 <부대신문>이 부산의 대표적인 오염하천 △온천천 △괴정천 △동천을 찾아가봤다.

 

물이 빠지자 오염된 퇴적물들이 드러났다
최근 진행된 복원사업 덕분인지 도시철도 하단역 일대의 괴정천은 경관이 깨끗했다. 하지만 하천에 가까이 다가설수록 악취가 나고 쓰레기들이 물에 떠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김영란(사하구, 63) 씨는 “시청에서 생태하천복원사업을 하고 나서도 악취는 여전하다”라고 전했다. 하천 내부를 들여다보니 우산, 소주병 등 생활 쓰레기들이 눈에 띄었다. 더구나 물이 빠진 하천은 오염된 퇴적물들이 드러나 갯벌처럼 보였다. 30년간 괴정천 인근에 거주한 주민 A(사하구, 70) 씨는 “이전보단 수질이 나아졌지만, 물이 빠지면 아직도 기름과 쓰레기가 떠 있어 더럽다”고 말했다.

괴정천은 서부산권의 대표적인 오염하천이다. 상류부의 물은 맑지만, 이 물이 복개돼있는 도심 구간을 지나면 오염된다. 지난달 부산보건환경연구원의 수질측정결과 괴정천은 BOD가 41(mg/L)로 측정돼 ‘매우 나쁨(Ⅵ)’ 등급을 받았다. 더불어 환경부가 국립환경과학원과 함께 작년 한 해 동안 하구 108곳의 수생태계 건강성을 평가한 결과, 어류 생태계가 ‘매우 나쁨(E)’ 등급을 받았다. 용존산소가 부족해 생물이 살아가기 힘든 것이다.

괴정천의 오염 원인으로 합류식 관거가 꼽힌다. 현재 하수관거가 따로 분리되지 않아 생활 오·폐수가 모두 하천으로 배출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려면 하수관거를 분리하는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작년 11월까지 부산시청은 괴정천 생태하천복원사업을 실시했지만 합류식 관거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수질 개선보다 경관 개선에 치우쳤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산책로와 쉼터를 조성하는 것에 치중했고 수질 개선사업으로는 퇴적토 3만여 톤을 퍼내는 준설 작업밖에 시행하지 않았던 것이다. 부산시청 환경보전과 이건표 주무관은 “하수관거 분리사업과 복원 사업을 같이 시행했으면 좋았겠지만, 사업에 우선순위가 있어 복원 사업을 먼저 한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시청은 2021년까지 괴정천의 하수관거를 분리하는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을 할 계획이다. 이건표 주무관은 “사업을 완수하고 나면 상류의 맑은 물은 하천으로, 하수는 하수처리장으로 가게 돼 괴정천의 본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 관련 시민단체는 이러한 하수관거 정비사업이 하루빨리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산하천살리기시민운동본부 강호열 사무처장은 “경관을 개선하려는 하천 정비사업보다 수질 개선을 위한 하수관거 분리 사업이 우선돼야 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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