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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강사법’ 시간이 없다
  • 신우소 편집국장
  • 승인 2017.11.25 06:25
  • 호수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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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조선대학교의 한 시간강사가 처우를 비관하는 유서를 남긴 채 세상을 떠났다. 시간강사들의 열악한 처우가 사회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한 달 수입이 40만 원에 불과했던 고려대학교 한 시간강사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강의 시수를 무리해서 늘렸고, 강의 중 쓰러져 뇌사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정부는 사회통합위원회를 꾸려 시간강사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법안을 마련했지만 입법 취지와는 달리 오히려 시간강사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시간강사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발의된 <강사법>

하지만 시간강사의 반대에 5년간 세 차례나 유예, 왜?

<유예 강사법>

<고등교육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은 시간강사에게 교원의 지위를 부여하고, 명칭을 강사라고 한다고 해서 흔히 ‘강사법’이라고 불린다. 계약기간은 1년 이상으로 하는 내용이며, 대학이 전임교원을 채용하는 것처럼 강사도 동일한 임용과 재임용 절차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1) 허울뿐인 교원 인정
기존의 <고등교육법> 상 ‘교수, 부교수, 조교수, 전임강사’만을 교원으로 인정하던 것에서 ‘시간강사’도 포함하도록 변경됐다. 해당 법에서는 강사를 교원으로 인정하고 있으나, <교육공무원법> 및 <사학연금법> 에서는 아직도 그렇지 않다. 위의 단서 조항에 따라 시간강사들이 온전히 교원의 지위를 보장받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2) 임용 규정 개선됐지만, 처우는 여전해
임용 기간을 1년 이상으로 늘리고, 시급을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여전히 비판은 거셌다. 시급제로 임금을 받는 시간강사는 방학 중에 여전히 급여를 받지 못하며, 고용이 불안한 상황은 계속되기 때문이다. 사립대학교에서는 이마저도 현실적으로 보장받기 힘들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3) 해석과 적용은 대학 마음대로? 
강사의 임용과 재임용 절차를 ‘학칙 또는 학교 법인의 정관으로 정한다’는 조항에 따라 학교 측에 모든 권한을 위임하고 있다. 해석의 여지도 다양해 오히려 전체 교원의 비정규직화를 초래할 수 있다.

4) 대량 해고를 초래할 ‘9시간 조항’
교원의 책임시수는 매주 9시간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강사도 이를 따라야 한다. 하지만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이상룡(철학) 정책위원장은 “대학의 시간강사들은 한 대학에서 평균 4.5시간 강의한다”라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한 대학에서만 9시간 이상 강의해야 교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대학이 소수 강사들에게 강의를 몰아주고 나머지 강사들을 대량 해고할 수도 있다.

<보안 강사법>

교육부는 ‘대학 강사제도 정책자문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들이 논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보완 강사법>을 마련했지만 이 역시도 논란을 빚고 있다.

1) 당연 퇴직 조항 “개악 중의 개악”
교육부는 재임용 요구 등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당연 퇴직 조항을 추가했다. 그러나 해당 조항만 있으면 대학 교원을 1~2년 계약직으로 뽑고 기간이 지난 뒤 강사를 변경하면 되기 때문에 많은 반발이 일었다. 재임용 심사도 보장받지 못하는 강사들에게 해고를 법에 명시한 것과 마찬가지다. 

2) 대학, 재정 부담에 편법 채용 가능성도

대학은 재정적인 이유로 <강사법> 도입을 꺼리고 있다. 한 번 고용된 강사는 재임용기준을 충족하는 한 해고가 불가하며, 교원으로 인정되므로 4대 보험과 퇴직금을 보장해야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가장 대표적인 편법 고용형태인 초빙교수나 겸임 교수 형태로 채용하는 편법 채용이 만연해질 수 있다.

3) 강사의 임무를 교육으로만 한정
<보완 강사법>에서는 강사의 임무를 학생 교육으로 한정짓고 있다. 교육부는 대학이 강사들에게 과도한 실적이나 교과 외 활동지도를 강요하는 것을 막기 위한 방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연구와 학생 교육은 양질의 교육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다. 이는 최종적으로 대학 교육 및 연구를 황폐화시키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4) 대량 해고도 여전
교육부가 대학을 평가하는 각종 부문에서는 ‘전임교원 강의담당 비율’이 필수지표로 활용된다. 전임교원이 강좌를 많이 맡을수록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에 시간강사 문제를 해결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예령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시간강사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교육부에 따르면 대학 시간강사 수는 법이 만들어지기 전인 2011년 10만 3,099명에서 작년 7만 9,268명으로 2만 여명 감소했다.

5) 1년 미만 임용을 제한적으로 허용
예외적으로 △팀티칭 △계절학기 수업 담당 △방송통신대 출석 △기존 강의자 사정에 따른 대체 강사는 1년 미만 임용을 허가한다. 이를 악용할 경우 초단기간 교원이 양산될 우려도 존재한다.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이상룡 정책위원장은 몇 년째 표류와 유예를 반복하고 있는 <강사법>에 정부와 대학 모두의 책임을 물었다.

우리나라는 <대학설립운영규정>에 따라 충원해야할 전임교원의 수를 정해두고 있으나 대다수의 대학이 이를 지키지 않은 채 시간강사에게 강의를 맡기고 있다. 시간강사 문제는 여기서 비롯된 것인데, 시간강사의 자살 등으로 만들어진 강사법에 대학과 정부 모두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요구사항>

① 교원 법적 지위 확보
② 연구강의교수제 도입
③ 재정 추계
④ 처우개선 의무 조항 추가

2015년 유예된 <강사법>은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현재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은 청와대 앞에서 무기한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3일에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 시간강사단체와 간담회를 가졌다.현재 대학은 <강사법> 시행에 따른 재정적인 부담 때문에 고민하고 있으며, 정부는 대학의 눈치만 보고 있다. 정작 필수적인 재정 투입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 사이 시간강사의 목소리는 배제되고 있다.

 

신우소 편집국장  danbi@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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