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인 부산시와 경상남도(이하 경남)에는 오래된 역사와 맛을 자랑하는 전통주들이 있다.
문화부 공동 취재단이 △부산시 △경남 함양군 △경남 남해군에 다녀와 각 지역의 대표적인 전통주들을 살펴보았다.

 

 

수곡방식으로 누룩을 발효시키고 있다

예로부터 풍요로운 고장이라 ‘보물섬’으로 불린 남해군. 그중에서도 바다를 향해 굽이굽이 이동하면, 특이한 논들이 펼쳐진 다랭이 마을에 도착할 수 있다. 이곳의 논은 산비탈을 깎아 계단식으로 만들어졌는데, 순우리말로 ‘다랭이’라고 부른다. 이 마을에서는 오래전부터 다랭이에서 난 쌀로 ‘다랭이팜 막걸리’를 빚고 있다. 거기다 남해군의 특산물 유자까지 더해, 막걸리 한 모금에 보물섬 남해군을 느낄 수 있다.

다랭이팜 막걸리는 마을기업 ‘다랭이팜영농조합’ 조합원들이 제대로 된 막걸리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다른 막걸리 회사가 대량생산을 하기 위해 막걸리에 합성감미료를 첨가하거나 물에 타는 모습에서 실망했기 때문이었다. 이에 조합원들은 전통방식을 고수하면서 막걸리를 제조하겠다고 다짐했다.

다랭이팜 막걸리는 유기농 현미와 토종 앉은뱅이밀로 만들어진 누룩을 재료로 한다. 이는 수곡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수곡방식은 잘게 빻은 누룩을 지하 150m 암반수에 약 8시간 동안 침전시켜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시작된다. 이어 누룩만을 걸러 남겨진 물에 찹쌀가루를 넣어 죽을 쑨다. 이를 10시간 이상 상온에 발효시킨 후, 그 물에 고두밥을 넣어 한 번 더 발효 과정을 거치면 다랭이 마을의 명물 ‘다랭이팜 막걸리’가 완성된다. 이 방식을 거치면 누룩 특유의 아린 맛이 없어지고 감칠맛이 나게 된다. 이처럼 오랜 발효과정을 거쳐야 해서 하루에 600병만 생산하고 있다. 또한 시중에 파는 막걸리와 달리 다랭이팜 막걸리에는 아스파탐이 첨가되지 않았다. 아스파탐은 누룩의 신맛을 단맛과 청량감으로 완화시켜주는 합성감미료다. 아스파탐의 당은 설탕의 200배에 달해, 과다섭취 시 인체에 해로워 넣지 않았다고 한다.

다랭이팜영농조합 이창남 대표는 앞으로도 전통방식과 한정 생산을 고집하겠다고 말한다.  온라인 유통망의 확대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한정생산에 위기가 오기도 했다. 이창남 대표는 “대기업에서 생산라인을 구축해준다는 요청이 왔었다”며 “하지만 막걸리의 대량생산은 전통방식을 고수하지 않고 술맛이 변질되게 만든다고 생각해 거절했다”고 말했다. 다랭이팜 막걸리는 전통주의 위기를 무릅쓰고 앞으로도 남해군을 대표하는 보물주(酒)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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