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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원룸 쪼개기’ 세입자의 안전과 권리를 반으로 쪼갠다
  • 김지영 기자
  • 승인 2016.02.28 07:33
  • 호수 1516
  • 댓글 0
   
 

새 학기가 되어 신입생들과 재학생들이 다시 대학가를 찾는 이맘때 대학생들은 한창 집 찾기에 바쁘다. 다른 곳보다 싸다고 찾아간 원룸, 알고 보니 불법 쪼개기로 만들어진 경우가 적지 않게 벌어지고 있다. 실제 금정구 건축과 위법건물 단속과에 따르면 매일 2번 이상의 불법건축 건물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 더군다나 이런 불법 건물에 사는 경우 주거환경과 법적 보호에 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우리 신문은 원룸 불법 건축의 문제점을 짚어내고자 한다.


 

대학가에서 건물주가 세입자를 더 받기 위해 불법으로 쪼갠 원룸이 성행하고 있다. 이에 세입자가 법적 보호와 주거환경을 보장받기 힘들고 이를 단속하는 제도 역시 부족해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불법건축 왜, 어떻게 하나

원룸 시공 뒤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의 승인이 나면 불법으로 방을 쪼개는 이른바 ‘원룸 쪼개기’. 건물주가 세입자를 더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주택법 시행령> 15조에 의하면 30세대 이하일 때는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의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없이 건설이 가능하다. 따라서 처음 건축할 때는 30세대 이하로 구청의 준공 허가를 받고, 불법 건축을 통해 세대를 늘리는 것이다. ‘부산광역시건축사회’ 관계자는 “불법을 자행하는 건축사가 불법을 자행해서 세입자를 더 확보할수록 건물주에게 더 능력을 인정받기도 한다”고 전했다.
법으로 정해진 주차장 수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이유도 있다. <부산광역시 주차장 설치 및 관리 조례> 14조에 따르면 원룸 건물은 세대 당 0.5개의 주차장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데 불법 쪼개기를 하면 건물주 입장에서는 굳이 넓은 부지를 확보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법적 보호의 사각지대, 세입자만 피해 본다

불법 건축된 건물은 미등기 불법 건축물로 분류돼 세입자가 법적으로 보호받기 어렵다. 원룸 건물의 유형 중 하나인 다세대 주택에서 불법 개축을 통해 방을 둘로 나누어 만들 경우, 두 개의 방 중 하나는 미등기 불법 건물이 된다. 해당 건물이 경매에 넘어갈 경우 세입자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우선적 대상에서 밀려나 전세금이나 보증금을 되돌려 받지 못할 수도 있다. 부산광역시건축사회 관계자는 “미등기 불법 건물은 재산권을 주장하기도 어렵고, 법적으로 별개의 집이 아니기 때문에 법적으로 보호를 받을 때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지자체에서 불법 건물임을 적발해 건물주에게 원상복구명령을 내려도 피해는 세입자가 본다. 세입자는 건물주에게 법적으로 반박할 소지가 없기 때문이다. 청년주거문제를 해결하는 NGO 단체 ‘청사진’ 박태현 대표는 “세입자가 불법으로 쪼개진 사실을 알아도 자신의 주거권을 보장받기 힘들어 신고하기도 어렵다”며 “도리어 신고해도 건물주가 보복성으로 퇴거요청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열악해지는 주거환경과 높아지는 화재위험

불법 건축으로 만들어진 원룸에 사는 세입자는 소음문제에 쉽게 노출된다. 불법으로 원룸 쪼개기 공사를 할 때는, 이미 완공된 상태에서 공사를 진행하므로 두꺼운 벽을 설치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소음에 취약한 얇은 벽을 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서울시립대 윤명오(방재공학) 교수는 “불법 건축 시 경량칸막이로 벽을 만들게 되는데 이는 방음성이 거의 없는 소재이므로 세입자들은 소음에 쉽게 노출된다”라고 전했다.
불법 건축 시 화재위험도 커지게 된다. 당초 한 세대가 쓸 것으로 예상하고 설계됐던 전기시설이 용량을 초과해 과부하 상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윤명오 교수는 “특히 전기사용량이 늘어나는 아침과 저녁에 과부하로 인한 화재 위험성이 크다”고 말했다.
주차장 미비로 불법주차가 늘어나면서 화재 진압이 어려워지기도 한다. 금정소방서 김찬욱 소방사는 “장전동 일대에 불법 주정차가 많아 비상시에 진입이 어렵다”며 “주차장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그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김성준(사회학 11) 씨는 “실제로 소방차가 진입하지 못해 발생한 사례가 있으니 단속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불법 건축 단속도 어렵고, 시정조치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원룸 불법 건축을 단속하는 인력이 적고 단속을 하는 데에도 걸림이 있어 단속이 어려운 상태다. 현재 금정구를 담당하는 위법건물 단속 인원이 2명뿐이고 원룸 건물에 들어가는데 단속반은 주거시설이기 때문에 출입하는데 제약이 있는 것이다. 가령 현관의 비밀번호를 몰라 건물에 출입하는 데 문제가 있고 더군다나 세입자가 주거하고 있으니 더욱이 출입하기 어렵다. 창문의 개수확인이나 우편함 개수 확인 등 수박 겉핥기식으로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부산광역시 금정구청 위법건물단속 김순평 주무관은 “한 건물을 조사하는데 10일 이상이 걸린다”며 “문을 안 열어주면 단속할 방법이 없으니 학생들이 들어갈 때 같이 따라 들어갈 때도 있다”고 단속의 어려움을 말했다.
또한 시정조치로 내려지는 이행강제금이 세입자에게 받는 이익금보다 적어 시정조치 효과가 작다. 지자체에서 불법을 적발해 건물주에게 원상복구 명령을 내리고 2차까지 부가계고를 내린 후에도 시정하지 않으면 건축법에 의거 이행강제금을 매년 내게 된다. 불법 건물의 경우 <건축법> 80조에 의거해 불법건축 부분은 건축물 시가표준액의 10분의 1을 이행강제금으로 낸다. 그러나 이행강제금이 너무 적어 건물주는 불법을 계속 자행하는 경우가 많다. 장전동 인근 A 공인중개사는 “세입자로부터 얻는 이익이 이행강제금보다 많기 때문에 건물주가 이행강제금 계속 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longwill@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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