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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성매매 집결지] “성매매는 여성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입니다”-부산 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 변정희 부소장 인터뷰
  • 신지인 기자
  • 승인 2015.05.31 06:13
  • 호수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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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매매 여성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 바로 부산 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 변정희(국어국문 00, 졸업) 부소장이다. 성매매 여성들의 자활을 돕고 피난처를 제공하는 그녀, 변정희 부소장을 만나 부산의 성 산업과 성매매 여성 인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일러스트 = 김예지 기자)
 
△성매매특별법 시행 후 성 산업이 축소되지 않았나요?
  성매매 집결지 수가 줄었지만 신변종 업소들 때문에 전체 성 산업 규모는 줄지 않았어요. 오피스텔이나 티켓다방과 같은 위장 업소에서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죠.
  최근 들어 성 산업에서 ‘성매매 집결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예요. 지난 2010년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전국 성매매 실태조사’에 따르면 ‘성매매 집결지’에서 이뤄지는 성매매 비율은 5%도 되지 않아요. 오히려 일반 유흥주점에서 일어나는 성매매가 80% 가까이 돼요. 성 산업의 업태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에요. 이전에는 ‘보도방’이라는 곳에서 전화로 성매매를 알선했는데 최근에는 인터넷으로 옮겨오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부산의 성매매 집결지들이 지금까지 존속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국가가 묵인해왔기 때문이에요. 부산의 성매매 집결지들은 주로 국가 주도로 생겨났어요. 완월동은 일제강점기에 국가 주도로 서구 초장동과 충무동 일대에 만들어진 집창촌이에요. 또 다른 집창촌 ‘범전동 300번지’와 ‘해운대 609번지’는 주한미군 부대 근처에 생겼죠. 우리나라는 통행금지가 있었던 70년대에도 성매매 여성들에게 ‘통행허가권’을 줘 성매매를 가능하게 할 정도로 성매매에 관대했어요.
  또한 성 구매자들이 존재하는 한 성매매 자체는 사라지지 않을 거예요. 단지 모습을 변화할 뿐이죠.
 
△성매매 여성들의 인권을 보호해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앞서 말했듯이 성매매는 국가의 주도로 시작된 것이므로 이를 여성만의 책임으로 돌려서는 안 돼요. 때문에 국가가 이들의 인권을 보호해야 하지만 아직은 미흡합니다. 성매매 여성들 또한 사회적인 인식 때문에 그들 자신의 인권 보호를 쉽게 요구하지도 못해요. 때문에 성매매 여성들은 빈곤과 폭력에 쉽게 노출돼 있어요. 저뿐만 아니라 시민단체들이 나서 이들의 인권은 보호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성매매 여성들을 돕는다는 이유로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해요. 하지만 이 때문에 그들을 돕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사회 안전망이 붕괴된 상황에서 무조건적으로 여성들을 탓할 수만은 없기 때문에 그들을 돕고 있는 거예요.
 
△부산 성매매 업소에서 인권 침해가 일어나나요?
  2010년 기준으로 부산의 3대 성매매 집결지에서 일하는 여성은 약 400명입니다. 이들은 성매매 업주와 성 구매자에게 일상적으로 인권을 침해당하고 있어요. 성매매 업주들은 여성들에게 선불금 명목으로 돈을 빌려줘요. 그들에게 빚을 안겨주고 족쇄를 채운 셈이죠. 성매매 여성들은 그 돈을 갚기 위해 사채를 쓰기도 해요. 그들은 불법으로 빚을 독촉 당해도 신고 조차할 수 없어요.
  성 구매자들 또한 성매매 여성들을 인간으로 대우하지 않아요. 폭행과 폭언을 하는 경우도 있지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성매매특별법 위헌 심판 소송, 어떻게 바라보시나요?
  지난 2012년 성매매 집결지에 일하던 한 여성이 성매매특별법이 ‘직업선택의 자유’와 ‘성적 자기 결정권’에 위배된다며 위헌 소송을 제기했어요. 성 판매자를 처벌 대상으로 하는 성매매특별법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죠. 지난 4월 이에 대한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이 열리기도 했어요.
  저는 성매매특별법이 정의하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법률에 따르면 피해자는‘위계위력에 의한 성매매를 한 사람’으로 규정돼 있어요. 위계위력이라는 단어가 지시하는 사람은 참 애매해요. 피해자가 가해자로 바뀔 위험성도 있죠. 그래서 저는 이 법안이 부분적으로 위헌이라고 생각해요.
 
△불법 성산업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성판매 여성을 처벌하는 대신 성 구매자를 처벌하는 ‘성구매 방지법’을 시행해야 해요. 현행법은 성매매를 철폐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있어요. 성판매 여성이 처벌 대상이 되면 자발적인 신고가 어렵기 때문이에요.
  성매매를 없애려면 성매매 업소들이 영업할 수 없게 만들어야 합니다. 업소에 벌금만 부과하는 현행법을 강화해 ‘영업정지’나 ‘재산몰수’ 등을 추가해야 해요.
  여성이 성매매 업소로 내몰리지 않도록 하는 사회 안전망도 시급한 상황이에요. 전국 성매매 업소 수에 비해 성매매 방지 상담소는 91개 정도로 턱없이 부족해요. 청소년이나 외국인을 전문적으로 상담해주는 상담소도 확충해야 해요.
 
△부산의 대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단순한 호기심 충족을 위해 성매매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성매매 업소를 한번 가보는 것이 진정한 남자다’라는 인식이 몇몇 대학생들에게 있는 것 같아요. 대중문화의 흐름이 이를 동조하는 느낌도 들구요. 하지만 여성은 성욕의 배출구가­­­­ 아니에요. 그들 역시 인격체라고 생각한다면 이것이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거예요. 오래된 유곽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부산이지만, 이제는 ‘여성 인권의 도시’로 새롭게 거듭났으면 좋겠어요. 

   
 

신지인 기자  amigo@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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