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등록금 상승세에“ 속이 탄다”

현재 우리학교에는 20,422명의 학부생과 더불어 7,358명의 대학원생이 함께 공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대학 본부(이하 본부) 측과 사회의 관심에서 다소 벗어나 있다. 때문에, 대학원생은 학부생보다 많게는 약 400만 원가량 더 높은 등록금을 부담하고 있지만, 장학금 수혜율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원생 속 모르고 오르는 등록금

▲ 지난해 3월 6일 고려대학교와 연세대학교 대학원 총학생회가 등록금 인상 규탄을 위한 공동 집회를 열었다.(사진=취재원 제공)

이전부터 대학원생의 등록금은 학부생보다 높았다. 그럼에도 지난 2월에 열렸던 등록금심의위원회의 협상 결과, 학부생의 등록금은 동결된 반면 대학원생의 등록금만 기성회비 부분에서 0.53% 인상됐다. 이 같은 조치는 학부생의 등록금이 인상되면 국가장학금 2유형의 예산 배정 시 불이익을 받기 때문이다. 학부생의 등록금을 올리는 것이 어려워지자 대학의 재정 운용을 위해 대학원생의 등록금만 올린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학부생의 학기 평균 등록금은 213만 원 가량이지만, 일반 대학원 대학원생의 평균 등록금은 261만 원 가량이다. 게다가 특수대학원과 전문대학원의 한 학기 등록금은 많게는 약 628만 원에 이른다. 특히 전문대학원에 다니는 대학원생의 부담이 크다. A(법학전문대학원 2) 씨는“등록금이 올라서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등록금이 앞으로 오르기만 하고 내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우려된다”고 말했다.

직장을 다니면서 대학원 과정을 공부하는 대학원생들도 있지만, 온전히 학생 신분으로 대학원을 다니며 경제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도 많다. B(역사교육 석사 2) 씨는 “결과가 요구되는 연구를 한다는 점도 힘들지만, 금전적인 문제도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제한된 장학제도 이용에 늘어나는 한숨

▲ 지난달 1일 고려대 대학원 총학생회가 종로 보신각 앞에서 기자회담을 열었다. 그들은 대학원생 연구 공간 확보 등 7가지 연구환경개선을 촉구했다.(사진=취재원 제공)

대학원생은 학부생보다 높은 등록금을 부담하고 있지만 장학 제도에서는 오히려 제한을 받고 있다. 대학원생은 많은 학부생들이 혜택을 보고있는 국가장학금 신청이 불가능한 것이다. 올해 3조 4,575억 원의 국가 장학금 예산이 배정됐지만, 대학원생은 전혀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장학금 수혜율의 차이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장학금 수혜율이란 장학금 수혜를 받는 학생의 수를 재학생 수로 나눈 수치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장학 제도가 다양하고 많은 학생이 혜택을 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국가장학금 제도 도입 이후 지난 2012년 우리학교 장학금 수혜율은 학부생은 129.27%, 대학원생은 56.76%로 2배가 넘는 차이를 보였다. 그나마 있는 한국장학 재단의 ‘국가연구장학금’ 또한 연구 실적 조건이 까다롭고 수혜를 받는 대학원생의 수가 적다. 엄승대(수학 석사 2) 씨는“학부생 때는 교내 장학금 및 교외 장학금을 받으면서 생활했는데 지금은 그 혜택을 받을 수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더불어, 한국장학재단의 학자금 대출제도에서도 차별이 존재한다. 조교장학금을 받을 경우 이중지원 규제로 한국장학재단의 학자금 대출제도를 이용하지 못한다. 또 대학원생에게는 대출 이후 최대 10년 안에 원금과 이자를 모두 갚아야 하는 ‘일반상환학자금 대출’만 허용된다. 대출 완료 기한이 없어 부담이 적은 ‘든든학자금대출’의 이용은 불가능하다. B씨는 “학자금 대출을 통해 학비와 생활비까지 빌리고 나중에 이자가 쌓이면 부담이 엄청나다고 들었다”며 “현재 등록금만 대출한 상황인데도 한 달에 80만 원 가량을 상환하고 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보다 심도 있는 연구 위해 개선이 필요해

이처럼 대학원생들은 많은 경제적 고충을 느끼고 있다. 엄승대 씨도 “장학금의 수혜 기준이 확실히 명시돼 방향성 있는 연구와 학업에 도움을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안홍배(지구과학교육) 대학원장은 “대학원생은 높은 등록금을 내면서 학교의 버팀목이 되어 주고 있다”며 “등록금 감안 등 국가 차원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우리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달 전국대학원총학생협의회와 대학원생들은 참여연대와 함께 교육부와 각 대학 본부를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진정서에는 등록금의 일방적 인상 등 대학원생에 대한 차별 철폐를 요구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참여연대 민생 희망본부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은 “차별이 중단되도록 국가인 권위원회와 정부가 나서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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