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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에 치이고 연구환경에 고통받는 대학원생
  • 박성제 기자
  • 승인 2014.06.01 16:29
  • 호수 1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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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신희연

최근 ‘대학원생들의 처우가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등록금과 같은 경제적 문제 이외에도 △분야별 연구비 편차 △열악한 연구환경 △소통할 수 있는 조직의 부재 등의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이공계열과 인문·사회계열의 연구비 지원은 ‘부익부 빈익빈’ 상태다. 대표적으로 공과대학과 같은 이공계열의 경우 연구비 지원이 꾸준히 보장되고 있다. 그 결과 업무의 강도는 세지만 연구비 지원이 잘 이뤄지는 편이다. 하지만 인문·사회계열과 같은 기초학문의 경우 연구비 지원은 저조한 수준이다. 류재민(한문 석사 2) 씨는“같은 인문계열이라도 학과마다 상황이 다르겠지만 전반적으로 연구비 지원 등은 이공계열에 편중돼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홍배(지구과학교육) 대학원장은 “담당 교수와 학과에 따라 대학원생의 연구비 지원은 확연히 차이 난다”며 “인문·사회계열의 경우 연구비와 그에 맞는 지원비가 열악한 실정이다”고 말했다.

연구 환경에 대한 문제 또한 제기되고 있다. 대학원생은 연구보조인력으로 교수의 논문 작성을 위한 통계분석이나 자료조사를 하는 등 많은 양의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학원생들은 연구 외 과다한 업무에 대해 고충을 토로했다. 방명환(기계공 석사 1) 씨는 “수업, 과제뿐만 아니라 기업에서 요구하는 과제까지 하다 보면 시간이 부족하다”며 “정작 필요한 공부를 할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대학원생 대다수가 경험하는 인권문제

최근에는 대학원생의 인권문제 또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대 인권센터에서 지난 2012년 대학원생 1,38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28.1%의 대학원생들이 ‘교수로부터 강제 집합이나 행사 동원을 당했다’고 답했고 ‘폭언·욕설을 들었다’는 대학원생도 19.5%에 달했다. ‘교수 개인을 위한 연구비 유용 지시를 받은 적이 있다’는 대학원생도 10.5%나 됐다. 대학원생이 주로 교수로부터 심각한 인권 침해를 당하는 이유로는 △교수의 막강한 권한 △진로에 대한 영향력 △의사소통이 어려운 조직문화 등이 꼽혔다. 실제로 우리학교의 경우 지난 해 간호학과 대학원 석박사 학생들이 발전 기금을 강요당하기도 했다. 석박사 심사를 앞둔 상황에서 간호학과 대학원생들에게 ‘본교발전기금 100만 원, 연구소기금 50만 원’을 요구한 것이다. 당시 간호학과 대학원 측은 ‘원하는 학생에게만 쪽지를 줬을 뿐 논문 통과 여부와는 상관없다’고 해명했으나, 논문 심사를 빌미로 발전기금을 걷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은 당시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또한 우리학교의 경우 대학원 학생회가 존재하지 않지만 수도권 주요 사립대학들은 대학원 학생회 구성해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우리학교 대학원생들은 소통창구 역할을 하는 조직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A(a학과 박사 1) 씨는 “학내에 대학원생의 문제를 공론화하고 대변해줄 곳이 없다”고 토로했다.

‘지식 노동자’로 인정해달라는 목소리 등장해

   
▲ 지난달 1일 고려대 대학원 총학생회가 근로자의 날을 맞이하여 관련 행사를 진행했다. 총학생회는 대학원생을 ‘노동자’로 인정해달라며 그에 맞는 권리 보장을 요구했다.(사진=취재원 제공)

대학원생의 역할을 고려할 때 그들을‘노동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대학원생의 열악한 연구 환경에 대한 처우개선을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에 구성된 전국대학원총학생회협의회는 대학원생이 직면한 사회 전반적인 문제 해결에 집중할 전망이다. 지난달 1일에는 전국대학원총학생회협의회에 소속된 고려대 대학원 학생회가 근로자의 날을 맞아 조교와 일반대학원생 모두 동맹휴업에 참여하자는 방침을 내리기도 했다. 고려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 이평화(고려대 영어영문 석사 2) 회장은 “학생이라고 보기엔 대학원생의 연구 실적이 학교에 중요하게 기여한다”며 “대학원생의 노동이 정당하게 인정돼 그에 맞는 적절한 대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학생과 교수간의 사제관계에서 노동자와 사용자의 관계를 적용할 수 없다는 주장 또한 제기됐다. 안홍배 대학원장은 “대학원생과 교수가 함께 연구하는 것은 학문공동체로서 함께 공부하는 것”이라며 “배움과 가르침의 관계를 노동이라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으로 대학원생의 처우 개선에 대한 문제는 계속해서 논의될 전망이다. 대학교육연구소 연덕원 연구원은 “대학원생의 문제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며 “이들의 권리를 보장해줄 제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박성제 기자  sjpark9720@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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