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부 공원 조성 반기지만
-잔디 이용 가능할지 미지수
-지난해 넉터에 조성된 터도
-잔디 보호 이유로 출입 막아

우리 대학 중앙에 또 다른 천연잔디 광장이 생겨 학생들의 새로운 휴식공간이 될 전망이다. 다만 앞서 천연잔디 광장으로 탈바꿈한 시월광장 넉넉한터(넉터)마저 기약 없는 ‘출입금지’를 내건 가운데 새로운 잔디광장의 실질적 이용 가능성은 미지수란 지적이 나온다.

지난 3월 26일 해체된 자연과학관 부지에서 잔디광장 조성 공사가 이뤄지고 있는 모습. [최윤희 기자]
지난 3월 26일 해체된 자연과학관 부지에서 잔디광장 조성 공사가 이뤄지고 있는 모습. [최윤희 기자]
잔디 보호를 위해 출입을 금지한다는 푯말이 걸린 우리 대학 넉터의 모습. [최윤희 기자]
잔디 보호를 위해 출입을 금지한다는 푯말이 걸린 우리 대학 넉터의 모습. [최윤희 기자]

 

3월 29일 우리 대학은 올해 초까지 기존 자연과학관 건물을 철거하고 지난 1월 19일부터 해당 부지에 공원을 조성하는 공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시설과에 따르면 공원 조성에만 3억 원의 사업비가 투자되는 이번 공사는 오는 4월 22일 완공을 목표로 캠퍼스 중심에 천연잔디 광장을 조성해 학내 구성원에게 새로운 휴식공간을 제공하겠단 구상이다(<채널PNU> 2024년 3월 14일 보도).

새로운 천연잔디 광장이 마련된다는 소식에 학내 구성원들의 기대가 나온다. 400번대에 위치한 기존 자연과학관 부지는 우리 대학 부산캠의 중앙이라 학생들의 접근성이 좋기 때문이다. 우리 대학 재학생 이현진(정치외교학, 23) 씨는 “야외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녹색 공간이 많이 없었는데 넉터까지 내려가지 않아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원이 생긴다면 자주 이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 대학 시설과 관계자는 “원래 아스팔트 도로였던 곳까지 공원으로 바꿔 ‘보행 친화적 캠퍼스’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넉터와 같은 사태가 또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지난해 5월 16일 넉터가 잔디광장으로 탈바꿈했지만 학내 구성원들이 실질적으로 광장을 이용할 수 있었던 기간은 손에 꼽히기 때문이다. 지난 겨울방학과 입학식 때도 출입이 금지돼 있던 넉터는 현재까지 ‘잔디 보호’를 이유로 기한을 알 수 없는 출입금지 상태다. 출입을 제한하는 날이 더 많은 넉터의 활용성 문제는 식재 이후 꾸준히 제기돼 왔다(<채널PNU> 2023년 9월 1일, 9월 27일 보도).

실제로 전문가에 따르면 넉터와 이번 중앙부 잔디광장에 쓰이는 ‘한국잔디’는 상시 개방에 적합하지 않다. 한국잔디는 추운 환경에 적합하지 않은 난지형 잔디로, 잔디가 잘 자라는 5월부터 9월 말까지의 기간을 제외하고는 휴면기에 들어간다. 문제는 휴면기에 잔디를 밟으면 잔디의 생장점이 손상돼 잔디가 새로 나지 않는단 점이다. 한국잔디연구소 최희열 연구원은 “시초가 올라올 때 계속 밟으면 그 지역은 나지(裸地)가 된다”며 “(잔디를) 약간씩 밟는 것은 문제가 없으나 잔디밭이 통로가 되거나 계속 밟는다면 손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 학생들의 휴식공간을 위해 조성될 잔디광장을 실질적으로 얼마나 이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잔디가 훼손되지 않고 계속 자라게 하려면 ‘밟지 않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 대학 재학생 박소현(정치외교학, 23) 씨는 “중심부 공원을 만들 때도 잔디를 써서 빈번히 출입이 불가해진다면 실질적 사용을 위한 공간이 맞는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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