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마민주항쟁 당시 선언문 배포해
-무기정학·출학 징계 등 탄압 받아
-이 씨 "전혀 후회 없다"며 소감 전해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 제가 응당 해야할 일을 했다는 자부심이 큽니다. 긴급조치 위반으로 구속을 각오하더라도 유신을 반대하는 의사를 마땅히 표현해야하지 않겠냐하는 마음이었습니다.” 부마민주항쟁 당시 민주 선언문을 배포하며 투쟁의 열기를 끌어올린 이진걸(기계설계공학 77, 졸업) 씨가 47년 만에 졸업장을 손에 쥐었다.

우리 대학은 지난 2월 16일 부마민주항쟁의 여파로 학업을 마치지 못한 이진걸 씨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했다. 대학본부 총장실에서 진행된 수여식에는 차정인 총장과 간부급 관계자가 참석했다.

지난 16일 우리 대학은 부마항쟁에 앞장선 이진걸 동문에게 명예졸업증서를 수여했다. [홍보실 제공]
지난 16일 우리 대학은 부마항쟁에 앞장선 이진걸 동문에게 명예졸업증서를 수여했다. [홍보실 제공]

47년 만에 졸업하게 된 이 씨는 지난 2월 23일 <채널PNU>와의 통화에서 “정말 오래된 일이고 늦었지만, 학교 졸업장을 받게 돼서 굉장히 기쁘고 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 씨는 항쟁이 일어나기 하루 전인 1979년 10월 15일 ‘민주 선언문’을 작성해 학내외에 배포하며 부마민주항쟁에 앞장섰다. 항쟁 과정에서 체포된 이 씨는 139일간 부산 및 서울 구치소에 수감돼 이듬해 3월 출소했다.

1980년 5.17 비상계엄 당시에도 재연행으로 구금되며 우리 대학으로부터 무기정학 징계를 통보받았다. 이후에도 ‘민주화 운동 전력자’로 낙인찍힌 그는 출학 징계 처분을 받고 이른바 ‘부림사건’에 연루돼 고초를 치르기도 했다. 이 씨는 보안관찰 대상으로 계속해서 경찰의 감시를 받았지만 “유신에 반대하고 부마항쟁에 뛰어든 것을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리 대학이 민주 유공자에 명예졸업증서를 수여한 것은 4년 만이다. 학위 수여를 심의하는 우리 대학 명예학사학위심의위원회는 지난 2월 ‘부마민주항쟁에 앞장서다가 징계로 인한 제적으로 학업을 마치지 못한 대상자의 명예 회복과 구제 조치는 국립대학으로서의 책무’라는 기계공학부의 추천 사유를 받아들인 것으로 밝혔다.

이처럼 학업을 완수하지 못한 민주 유공자에게 명예졸업증의 수여 가능성은 계속해서 열려 있다. 현재 ‘부산대학교 학칙 제74조’는 ‘국가수호와 국민을 위하여 희생하였거나 공헌한 자’에 대한 명예학위 수여를 규정한다. 우리 대학 교육혁신처 박진영 팀장은 “향후에도 민주 유공자로 추천이 들어오고 합당한 사유가 있다면 명예졸업증서를 수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우리 대학은 △2020년 5·18 민주유공자인 故 최종철(조선공학 77, 졸업) 열사 △2018년 민주화 운동 희생자로 인정받은 故 양영진(국문학 86, 졸업) 열사 △故 장재완(사회복지학 83, 졸업) 열사 △이상경(철학 78, 졸업) 씨 등에게 명예졸업 학사 증서를 수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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