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 대학 로스쿨 신입생
-10명 중 8명이 수도권 대학 출신
-지역 인재 할당제만으로 한계 있어
-"로스쿨 취지 살릴 정책 병행 시급"

올해 우리 대학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입학한 학생 10명 중 8명이 수도권 대학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로스쿨을 졸업한 뒤 다시 수도권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아 '지역 법률 격차'는 커지고 있다. 교육 현장에서는 올해 도입된 ‘지역 인재 할당제’ 만으론 한계가 있어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이 시급하단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0월 23일 비영리단체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과 강득구 국회의원실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까지 4년간 전국 로스쿨 입학생의 88.4%가 수도권 대학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대학 로스쿨의 경우 수도권 대학 출신은 올해 신입생 기준 81.8%에 달했다.

우리 대학 법학전문대학원 전경 [법전원 제공]
우리 대학 법학전문대학원 전경 [법전원 제공]

수도권 대학 출신 학생들이 전국 로스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해마다 늘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우리 대학 로스쿨에 입학한 수도권 대학 출신 비율은 평균 약 75%를 기록했으나, 올해 비율인 81.8%는 6%p가량이 상승한 수치다. 부산·울산·경남을 통틀어 우리 대학 외에 유일하게 로스쿨이 설치된 동아대도 2019년 65.8%이던 수도권 대학 출신 신입생 비율이 올해 75.9%까지 늘어났다.

지역 로스쿨에 수도권 대학 출신 학생들이 몰리며 지역 법률 서비스 불균형 심화 우려가 나온다. 수도권 출신 학생들이 지역에서 로스쿨을 졸업한 후 다시 수도권으로 향하기 때문이다. 법무부에서 매달 발표하는 변호사현황에 따르면 부산 변호사 수는 올해 9월 기준 1,085명으로 작년 동월 대비 56명 늘어났지만 같은 기간 서울의 개업 변호사는 1,294명 증가했다. 현재 전국의 변호사 중 75%가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이 비율은 매년 늘어나 지방과 서울 변호사 수의 격차가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우리 대학 윤석찬 법학전문대학원장은 “로스쿨을 졸업한 학생의 80%가 서울로 가는 상황”이라며 “취업하고 난 뒤에도 부산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진 학생들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로스쿨 소재지의 학생을 의무적으로 충원하는 ‘지역인재 할당제’가 올해부터 도입됐지만 이 역시 ‘양날의 검’이라는 지적이 인다. 졸업 후 치르는 변호사 시험에서 자칫 경쟁력이 약한 지역 인재를 대거 선발했다가는 지역 로스쿨 자체의 변호사 시험 합격률이 떨어질 수 있단 것이다. 실제로 교육 전문지인 ‘베리타스 알파’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 대학 지역 인재의 변호사 시험 합격률은 62.7%인데 반해 일반 전형 학생의 합격률은 80.1%로 약 17%p 차이를 보였다. 우리 대학 로스쿨 이보미 팀장은 “부산대학교 로스쿨의 자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무엇보다 변시(변호사 시험) 합격률이 중요하다”며 “지역인재 비율은 변시 합격률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가를 고려해 향후 입학 정책들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로스쿨 관계자 사이에선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위해 변호사 시험의 합격 기준이 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현재 변호사 시험 합격선은 점점 올라가는 추세다. 변호사 시험 응시 인원은 제1회 1,665명에서 제12회 3,255명까지 증가했지만, 합격 인원은 크게 바뀌지 않아 합격률이 87.15%에서 52.99%까지 줄었다. 합격선 역시 제1회 720.46점에서 제12회 901.9점이 됐다. 이를 두고 지난 3월 전국 25개 로스쿨 협의체인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현재 변호사 시험 정책으로 인해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이라는 로스쿨 제도의 취지가 변질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 격차 해소를 위해 국립대의 국가 지원 확대도 필수적으로 꼽힌다. 윤 원장은 “(문제 해결을 위해선) 지방 로스쿨만의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국가가 국립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전체적인 차원에서 봐야 한다”며 “지방 거점 국립대를 키우고 수도권 대학 로스쿨에 지역 인재 할당 의무를 부과하는 등 다양한 분산화 정책을 고려해야 할 때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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