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미얏 윈트(경영학, 23)씨 인터뷰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바간' 방문
-찻잎 넣은 전통 샐러드 ‘라펫’ 추천
-"절 방문 시 노출 주의해야"

우리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외국인 학생들의 생생한 고향이야기를 듣는 시리즈 ‘Explore the world.’ 이번에 만나볼 주인공은 미얀마에서 온 찬 미얏 윈트(ချမ်းမြတ်ဝင့်)(경영학, 23) 씨다. 미얀마는 동남아시아에 위치해 우리나라 국토 면적 기준 약 6.7배의 광활한 땅을 보유한 국가다.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문화적 역사를 가진 미얀마는 아름다운 절과 전통 음식 문화가 풍부한 나라다. <채널PNU>는 지난 8월 16일 찬 씨와 진행한 대면 인터뷰에서 미얀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미얀마의 도시, 바간의 사원들 풍경이다. [출처: Unsplash]
미얀마의 도시, 바간의 사원들 풍경이다. [출처: Unsplash]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경영학과에서 공부하고 있는 찬이라고 합니다. 2021년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일어난 이후로 대학교에 마음대로 다닐 수 없었는데, 2022년에 부산대학교에서 미얀마 대학생들 중 4명을 뽑아 재학을 지원해준다는 걸 알게 돼 지원에 도전했습니다. 다행히도 최종 인원으로 선발돼 장학금을 받으며 대학생활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우리 대학 언어교육원에 6개월 정도 다니다가 2023년 정식 입학했어요.

△태어난 고향이 어떤 곳인지 설명해 주세요.

-제 고향은 미얀마에서도 대도시로 꼽히는 '양곤'입니다. 인구는 약 550만으로 미얀마에서 가장 큰 기차역도 위치해 있어요. 양곤은 대규모의 시장과 다양한 쇼핑몰이 밀집한 곳으로 유명합니다. 특히 맛있는 음식들이 정말 많아서 친구나 가족과 함께 놀러 가기 좋습니다.

양곤 중앙 기차역의 모습. 양곤 중앙 기차역은 미얀마에서 가장 큰 기차역이다. [출처: Adobe Stock]
양곤 중앙 기차역의 모습. 양곤 중앙 기차역은 미얀마에서 가장 큰 기차역이다. [출처: Adobe Stock]
미얀마 양곤에 위치한 쉐다곤 파고다의 내부 모습. 미얀마는 전체 인구의 약 90%가 불교를 믿는 불교 국가다. [출처: Adobe Stock]
미얀마 양곤에 위치한 쉐다곤 파고다의 내부 모습. 미얀마는 전체 인구의 약 90%가 불교를 믿는 불교 국가다. [출처: Adobe Stock]

 

△현재 미얀마는 쿠데타로 고통받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쿠데타는 미얀마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

-간단하게 현재 미얀마의 쿠데타에 대해 설명하자면, 2021년 2월 1일 아침 미얀마 군부가 민주적으로 선출된 국민민주연맹(NLD) 소속 의원들을 퇴위시키면서 시작됐습니다. 군부는 2020년 11월 총선 결과를 무효 선언하고, 비상 사태를 선포해 사태가 종료되면 새로운 선거를 치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미얀마 국민들은 NLD의 승리와 궁극적으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군부의 불합리한 주장을 용납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군부의 쿠데타로 현재까지 약 3,000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사망했고, 약 17,000명이 구금되었으며 150만 명 이상의 실향민이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미얀마의 정치적, 경제적, 그리고 인도주의적 위기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어요. 군부는 소리를 지르거나 시위하는 모든 사람을 고문하고 죽였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들은 어떠한 적절한 이유 없이 군부의 결정에 반대 한다면 누구라도 죽이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미얀마를 여행해도 안전할까요?

-음, 안전은 도시에 따라 다릅니다. 양곤이나 만달레이와 같은 미얀마의 큰 도시들은 안전합니다. 하지만 작은 도시들과 마을들은 굉장히 위험해요. 군대가 아무 이유 없이 아무나 죽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외국인이 미얀마에 간다면 꼭 방문해야 할 곳은 어디인가요?

-미얀마 중북부에 있는 도시, '바간'을 추천합니다. 바간은 미얀마 지역에서 9세기 첫 통일왕국을 세우며 뿌리를 내린 버마 왕국의 수도였던 곳으로, 오랫동안 불교의 중심지로 자리 잡아왔습니다. 옛 왕과 왕비들이 살았던 곳이라 궁전들도 많이 있어요. 유네스코 세계 유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바간에 간다면 다양한 왕족들의 무덤을 구경하며 미얀마의 역사적, 문화적 흐름을 이해할 수 있어요.

또다른 불교 중심지로 꼽히는 '만달레이'도 추천합니다. 만달레이는 미얀마의 마지막 왕조인 콘바웅 왕조의 수도였어요.  만달레이에서 가장 가볼만한 곳은 '마하모니 파고다'입니다. 미얀마 불교 3대 성지 중 하나로, 금빛으로 장식된 내부가 인상적인 사원이에요.

△불교 문화가 눈에 띄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절은 어디인가요?

-바간에 위치한 ‘아난다 사원’입니다. 이 절은 미얀마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이자 '가장 중요한 사원'으로 불려요. 1091년에 지어졌는데, 절 안에 배치된 9m 높이의 부처상이 특히 인상적이죠. 건물의 모든 부분이 하얀색인 것이 특징적입니다. 아난다 사원을 방문할 때면 꼭 제가 역사 속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바간에서 가장 유명한 절 중 하나인 아난다 사원의 모습이다. [출처: Adobe Stock]
바간에서 가장 유명한 절 중 하나인 아난다 사원의 모습이다. [출처: Adobe Stock]

△미얀마를 여행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을까요?

-앞서 미얀마에는 절이 많다고 말씀 드렸는데요, 절에 갈 때는 절대로 짧은 옷을 입으면 안됩니다. 민소매, 반바지, 치마 등 피부가 드러나는 옷들이 금지되는 거죠. 만약에 짧은 옷을 입었더라도 위에 다른 옷을 겹쳐 입어야 합니다. 미얀마는 신성한 종교적 장소인 절에서 짧은 옷을 입는 것을 무례하다고 여기는 인식이 있기 때문입니다. 절 말고 다른 곳에 갈 때는 자유롭게 입고 싶은 옷을 입어도 됩니다.

△미얀마에서 현지인 분들을 만날 때 안면 좋을 팁이 있을까요?

-미얀마 사람들은 매너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낯선 사람이나 나이가 많은 사람들을 만났을 때 예의 바르게 대해야 해요. 예의만 가지고 접근한다면, 여행하다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 언제든지 길에 있는 아무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해도 돼요. 미얀마 사람들은 모르는 사람에게도 도움을 베푸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예를 들어, 버스 정류장에 있는데 버스를 탈 돈이 없다면 버스 정류장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부탁해보세요. 미얀마 사람들은 기쁘게 도와줄 거예요. 

△한국과 미얀마의 문화적 차이점과 공통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예의를 중요시한다는 점에서 한국과 미얀마가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한국어는 대부분의 서양 국가와 달리 반말과 존댓말이 구분되는 것이 특징이잖아요. 미얀마에서도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과 대화 할 때 혹은 예의를 갖춰야 하는 상황에서 존댓말을 사용합니다.

차이점은 말할 때 목소리의 크기인 것 같습니다. 미얀마 사람들은 아주 크게 말해요. 제가 한국에 온 지 얼마 안 됐을 때 식당에서 친구들과 이야기하면 한국 사람들이 ‘조용히 해 주세요’라고 말했어요. 미얀마에서는 큰 소리로 이야기하는 게 자연스럽기 때문에 적응하는 게 조금 어려웠어요. 물론 미얀마에서도 도서관 같은 특별한 장소에서는 조용히 이야기하지만, 술집이나 버스 정류장, 카페 등 일상 생활에서는 아주 크게 이야기해요.

△미얀마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미얀마는 본디 아주 아름다운 나라예요. 그리고 미얀마에는 매 달마다 축제가 있어요. 그리고 모든 축제는 저마다의 역사와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만약 미얀마에 간다면, 지겨울 일이 없을 거예요. 미얀마에서는 항상 다양한 축제와 음식을 경험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미얀마 사람들은 아주 친절하고 상냥합니다. 미얀마 사람에게 어떤 부탁을 한다면, 기꺼이 도와줄 거예요. 그래서 저는 미얀마 사람들과 문화를 좋아하는데, 여러분들도 미얀마를 여행하며 느껴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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