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협 노조, 무기한 파업 돌입 선언
-금정회관 등 멈춰 이용 불편 예상
-입장차 커 협상 가능성도 불투명

오는 10월 31일부터 생협 노조가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다. 운영이 중단되는 곳은 △금정회관 1층 식당 △금정회관 매점 △건설관 매점으로 평소 학내 구성원들의 이용 빈도가 높은 곳이다. 학내 주요복지시설이 동시에 멈춰 학내 구성원들의 불편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0월 17일부터 21일까지 5일간 부산지역일반노동조합 부산대생협지회(이하 노조)는 파업을 진행했다. 문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부산대학교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은 노조와 집중교섭을 진행했다. 3차례에 걸쳐 교섭이 진행됐으나 결국 임금인상, 인력충원 등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지난 10월 20일 부산지역일반노동조합 부산대생협지회가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승완 기자]
지난 10월 20일 부산지역일반노동조합 부산대생협지회가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승완 기자]
지난 10월 18일 파업으로 인해 금정회관이 운영되지 않는 모습 [조승완 기자]
지난 10월 18일 파업으로 인해 금정회관이 운영되지 않는 모습 [조승완 기자]

■임금 인상, 합의점은 없었다

지난 6월 20일 노조는 임금 개편안이 포함된 ‘노동쟁의조정신청서’를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제출한 뒤 생협과 두 차례 조정 절차를 거쳤다. 노조가 요구하는 임금 개편안은  △단체협약에 따른 전직원(5년 이상 근속) 정규직 전환 △기본급 200만 원 통일 △각 15만 원의 직무수당과 식대의 지급 △상여금(기본급의 200%)의 정확한 지급 등이다. 이는 전년 대비 약 21.8% 인상된 수치로 생협이 제안한 7.2%의 인상안과 큰 차이를 보였다(채널PNU 지난 9월 8일 보도). 노조 측은 “3년간 동결된 임금과 임금 체불 문제를 고려했을 때 임금 개편안을 수치로만 접근해서는 안된다”며 “21.8%는 너무 높은 수치가 아니냐는 주장은 살인적인 노동 강도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생협은 지난 3년간 코로나 상황의 여파로 정상적으로 재정 운영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임금을 동결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생협은 작년 약 1억 원, 2020년 약 4억6000만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 노조가 제시한 21.8%의 인상안은 생협의 운영 자체에 영향을 줄 정도의 과도한 인상안이라고 주장했다. 생협 관계자는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7.2%의 인상안을 제시한 것이 최대한의 조치”라며 “생협 내 예비금의 사용도 불사한 인상안”이라고 말했다.

■줄어든 인력, 보충 쉽지 않아

노조는 코로나 상황 이후 감소한 인력의 보충도 요구했다. 현재 생협의 직원 수는 11명으로 2019년도 당시 직원 수 22명의 절반 수준이다. 개강 이후 늘어난 업무량과 그에 따른 강도를 감당하기에 생협의 직원 수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금정회관의 경우 하루 약 2000명에 이르는 이용자를 20명이 되지 않는 인원이 담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올해 4월부터 인력충원 요구를 계속해서 전달했으나 기다려보라는 답변만을 받았다”며 “업무 강도가 높아 제대로 된 휴식 시간도 가질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생협은 코로나 완화로 일부 상황이 개선됨에 따라 인력 보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코로나로 악화된 재정 상황과 이용자 감소로 인해 인원 감축은 필수적이었으나, 지난달부터는 채용공고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생협 측은 “아직 지원자 수가 많지는 않으나 인력 보충의 필요성은 감안하고 있다”며 “퇴직한 직원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하여 촉탁계약의 형식을 통해 고용하는 등  인력 충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조는 지금의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 조건과 열악한 근로환경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지원자는 없을 것이라며 반발했다. 노조 오명진 지회장은 “여러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져 있는데도 생협은 우선순위를 매기지 못하고 있다”며 "이대로는 기본적인 수준의 노동 복지도 보장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부터 지속적으로 교섭한 양측이었지만 끝내 의견 차이는 좁히지 못했다. 인원 보충 등 일부 부문에서는 타협점을 찾았으나 노조 측이 핵심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임금체제 개편’에서 양 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에 파업 후 재협상 가능성도 불투명한 상태다.

생협 노조는 당초 파업으로 인한 운영 중단 장소에 대해 △학생회관 △금정회관 △편의점 2곳이라고 공지했으나 지난 10월 29일~30일 논의를 통해 학생회관이 제외되었음을 알려 왔습니다. 이에 채널PNU는 10월 31일 오전 2시 28분 기사를 정정했음을 알려 드립니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