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윤수미 씨가 전하는 현재 미얀마 상황
-"국제사회 압박 약해...국민통합정부 인정 필요해"

본지는 미얀마 쿠데타 발생 후 1년이 지난 현재를 기점으로 미얀마의 상황을 더욱 자세히 파헤치고자 미얀마에서 온 학생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현재 부경대학교 대학원에 재학중인 윤수미(27) 씨는 2018년 가을에 처음 한국으로 왔고, 어느덧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수미 씨는 쿠데타 발생 전인 2019년에 미얀마를 한 번 방문 한 이후, 지금까지 고향을 방문하지 못했다. 고향에 친구와 가족을 둔 수미 씨에게 현장감 있고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현지 상황을 전해준 수미 씨에게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지난 2021년 4월 26일 부산역에서 미얀마 유학생 윤수미 씨가 '미얀마 봄 혁명' 홍보물을 들고 있다. (윤수미 제공)
지난 2021년 4월 26일 부산역에서 미얀마 유학생 윤수미 씨가 '미얀마 봄 혁명' 홍보물을 들고 있다. (윤수미 제공)

미얀마에 남아 있는 가족이나 친구들을 통해 들은 미얀마의 현재 상황은 어떠한가?

미얀마에 친구들이 남아있다. 쿠데타가 일어난지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지금, 이전처럼 대도시에서 일반 사람들은 인터넷을 사용 할 수 도 없고, 전기도 매일같이 끊겨서 사람들이 일상생활을 할 수도 없을 상태이다. 국내 언론이나 매체는 군부의 통제하에 그들이 배포한 뉴스만 볼 수 있다. 인터넷 연결을 끊은 것도 시민들이 SNS에 실시간 업로드를 하지 못하도록 차단하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현재 매일같이 시위와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시위는 주로 누가 주도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는지 알고 싶다.

쿠데타가 발생한지 1년이 지난 지금, 길거리에서 시위하는 분들은 거의 다 군부가 잡아간 걸로 알고 있다. 지금까지 잡혀가지 않은 분 중에 떼 자산이라는 분이 있다. 이 분은 온라인에 어떻게 시위를 할지에 대한 전반적인 시위 계획을 알리고, 시민방위대가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 또 쿠데타 이후 NUG(National Unity Government)라는 국민통합정부가 생겼는데, 전체적인 계획은 NUG가 맡고, 시위는 젊은층이 맡는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시위는 크게 2가지가 있는데 온라인 시위와 침묵 시위가 있다. 이전 같으면 도로에 나가 시위와 항의를 하는데 그러면 총을 맞거나 잡혀가기 때문에 그러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 시위는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온라인 매체를 사용한다. 주로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시위도 결국 군부에 대항하는 행위이라 그런지 현재 인터넷 요금이 많이 올랐다. 원래 1기가에 50짯였는데 지금은 500짯까지 올랐다. 와이파이도 전기도 끊어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미얀마 국민들이 목숨을 내걸고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현지 사람의 시선에서 알고 싶다.

저희가 가장 바라는 것은 당연히 민주주의다. 그리고 평화적인 일상을 되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외출 할 때 마다 검열을 하거나 가방 안 내용물을 확인하지 않고 길거리에서 편하게 친구를 만나고, 일상생활을 하고, 출근 하는 쿠데타 이전의 평화로움을 되찾고자 한다.

미얀마 학생 운동가들은 주로 어떤 방식으로 시위에 참여하나?

군부 쿠데타 초기부터 학생들은 시민불복종(Civil Disobedience Movement, 이하 CDM)에 참여했다. 학생들과 교수들은 학교를 안 가는 방식으로 의사를 표현했는데, 이는 군사 정권 하의 교육 시스템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최근에는 CDM에 참여하지 않는 교사들이 다시 학교 문을 열고 정상적인 교육을 해주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학생들은 졸업을 하는 등 학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한국에서는 미얀마의 민주화를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많은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미얀마 민주화를 외치는 시위를 한다. 부산의 경우에는 부산역에서, 수도권의 경우에는 부평역에서 주로 시위를 한다.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기 전에는 나도 일요일마다 부산역 시위에 참여했다. 이 시위에는 한국인들도 상당수 참여했다. 요즘에는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해짐에 따라 시위를 못 하는 대신 모금 활동을 진행 중이다.

국제사회가 미얀마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개인적으로는 아니다. 처음 쿠데타가 일어났을 때는 당연히 국제적으로 도와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얀마인들은 72시간 이내에 UN이 개입하면 쿠데타를 진압할 수 있다고 생각해 시민들은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 기다리기만 했다. 그 동안 정치인 등 상당수의 사람들이 체포되었고, 72시간은 지났다. 그 이후에도 아무런 구조도 없었고, 그제서야 미얀마인들은 국제사회가 미얀마의 상황에 대해 모르고 있다고 판단했다. 뒤늦게 우리는 SNS를 통해 이를 알리려고 노력했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국제사회가 미얀마에 대해 취할 행동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국제사회가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 리더들을 UN 국제사법재판소에 고소하여 재판하고 처벌하는 등의 압박을 가했으면 한다. 쿠데타가 일어난 지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그 과정에서 NUG가 생겼다. 무기를 구입하는 등 정부만이 가능한 역할을 하기 위해 국제사회에서 NUG를 미얀마의 새로운 정부로 인정해주길 바란다. 또한, 미얀마 내의 피난민과 시민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어떤 것이든 지원을 해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채널PNU'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미얀마 내부에서 전쟁 등 더 이상의 피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사람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민주주의를 되찾고 이러한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날 수 없도록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미얀마 사람들은 코로나19와 쿠데타로 인해 웃을 일이 없게 된 지 오래 됐다. 미얀마 사람들이 활짝 웃을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길 고대한다.

지난 2021년 4월 26일 부산역에서 미얀마 유학생 윤수미 씨가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고 미얀마의 민주화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시위하고 있다. (윤수미 제공)
지난 2021년 4월 26일 부산역에서 미얀마 유학생 윤수미 씨가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고 미얀마의 민주화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시위하고 있다. (윤수미 제공)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