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비행기로 6시간 걸리는 가까운 나라, 미얀마
-그들의 자유와 민주주의는 언제까지 억압받을 것인가

"봄꽃을 꺾을 수는 없다. 봄을 막을 수는 없다" 아웅 산 수 치 (Aung San Suu Kyi, 이하 수 치미얀마 국가고문의 최측근인 판셀로 (Pencilo, 본명 Eaint Poe Ou) 작가의 책 '봄의 혁명'의 한 구절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1년 전인 202121,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도 잇따라 시작되었지만, 1년이 지난 현재까지 현지 상황은 심각하다.

지난해 봄, 효원헤럴드는 이미 두 차례에 걸쳐 미얀마의 소식을 전했다. 3367‘Can Democracy Come Back?’은 쿠데타의 발생 배경을, 5369‘#JusticeforMyanmar, Just This for Myanmar?’는 미얀마 민주주의 성립의 어려움에 대해 다루었다.

하지만 지난 24일 수 치 국가고문이 11번째 부패 혐의로 추가 기소되는 등, 현재까지 미얀마의 민주주의에 대한 앞날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에 우리는 이번 기사를 통해 다시금 미얀마의 상황을 되짚어보고, 국제사회의 노력과 미얀마 현지 상황을 생생하게 전하고자 한다.

 

시민들이 거리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출처 : Civil Disobedience Movement (시민불복종) 트위터 @cvdom2021)
시민들이 거리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출처 : Civil Disobedience Movement (시민불복종) 트위터 @cvdom2021)

또다시 빼앗긴 민주주의

미얀마의 군부 독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얀마는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 이후, 1962년부터 60여 년이라는 장기간 동안 군부 독재가 이어져왔다. 하지만 계속된 민주화운동과 2015년 총선에서의 승리로 군부 독재가 종식된 것처럼 보였다.

그렇게 미얀마는 5년 간 이어진 민주주의 정권 속에서 높은 경제 성장의 가도를 달리며 급속도로 성장하던 중이였지만, 이는 2020118일 치러진 총선에서 무너져버렸다. 당시 선거에서 수 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집권 국민민주연맹(NLD)이 전체 선출 의석 476석 중 396석인 83.2%를 차지는 압승을 거뒀는데, 이 결과에 군부가 굴복하며 202121일 새벽, 군부는 쿠데타를 일으켜 수 치 국가고문 등 정부 고위 인사를 구금하고 1년 간 비상사태를 선포해 버린 것이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이하 AAPP)의 집계에 따르면, 20213월에는 민주화운동 사망자는 500명을 돌파했다하지만 같은 달 27일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흘라잉(Min Aung Hlaing, 이하 흘라잉) 군사령관과 군 장성들은 미얀마 창군기념일기를 맞아 열병식을 치르고 호화 파티를 열기도 했다. 지난해 82, 흘라잉 군사령관은 스스로 ‘2년 임기 총리에 취임해 장기집권 계획을 드러냈다. 88일에는 198888일의 8888항쟁 33주년을 맞아 미얀마 전역에서 대규모 반군부 시위가 이어졌다. 하지만 AAPP가 발표한 희생자는 1천 명이 초과했고 상황은 더욱 어두워져만 갔다.

이후에도 미얀마 시민들은 군부에 대응하는 민주화운동으로 지속적으로 저항했다. 'BBC News 코리아'의 보도에 따르면 운동가들은 냄비와 팬을 두드리는 시위를 조직해 시민들이 집에서 안전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방식은 큰 규모가 아니었지만, 소셜미디어와 언론에 공개된 후 저항의 상징이 됐다.

거리에서 대규모 집회를 못 할 경우엔 채팅앱을 이용하기도 했다. 운동가들은 작은 그룹으로 퍼져서 채팅앱을 이용한 플래시몹 시위를 조직해 빠르게 사람을 모은 후 짧은 시위를 가능하게 했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가 발표한 3월 1일 기준 희생자 수치 (출처 : aappb.org)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가 발표한 3월 1일 기준 희생자 수치 (출처 : aappb.org)

지난 21일에는 미얀마 쿠데타 1년을 맞아 '침묵 파업'을 진행했다. '침묵 파업'은 출근을 거부함으로써 군부에 저항하는 명확한 메시지를 주자는 반군부 운동이다. 이러한 시민들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AAPP에 따르면 31일 기준 민주화운동에서 희생된 무고한 사망자만 거의 1,600명에  다다랐다. 

장기집권 야욕 드러낸 군부제도 구체화

미얀마 시민의 바람과는 달리 지난 131일 흘라잉 군사령관은 국가비상사태를 6개월 연장한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군부는 무력 통치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하며 장기집권을 위한 발판도 만들고 있다.

현지 독립언론 이라와디의 보도에 따르면, 흘라잉 군사령관은 20238월에 치를 총선에서의 비례대표제 도입을 승인했다. 현행의 최다 득표자 당선제에 여러 소수 민족공동체의 정치 참여를 늘리기 위함이다. ‘이와라디가 보도한 정치 전문가의 분석에 의하면, 미얀마의 90여 개의 정당 중 약 30개가 군부 동맹 세력으로 추정돼 비례대표제 국회에서는 민주화 진영의 세력이 낮아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쿠데타로 곤두박질 치는 경제

국제통화기금(IMF)가 발표한 미얀마의 연도별 실질 GDP 성장률 (출처 : www.imf.org 홈페이지 캡처)
국제통화기금(IMF)가 발표한 미얀마의 연도별 실질 GDP 성장률 (출처 : www.imf.org 홈페이지 캡처)

한편 미얀마는 국가 경제에도 비상불이 켜졌다. 미얀마에서 20년 째 거주 중인 천기홍(부산외국어대, 미얀마어학) 특임 교수는 미얀마가 해결해야할 가장 시급한 문제로 '경제적 정상화'를 꼽았다.

천 교수는 “2016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6~8%의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다가 현재 단 1년만에 마이너스 23%로 경제활동이 추락했다경제적으로 불안한 상황에 놓인 만큼 범죄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개발계획(UNDP)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7년까지 12년간 미얀마에서 빈곤층은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의하면 세계은행은 코로나19의 확산과 군부 쿠데타의 영향으로 올해 3분기까지 미얀마 연간 경제 성장률이 1%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미얀마 중앙은행이 고시하는 환율은 작년 2월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킬 당시 달러당 약 1,410(Kyat)을 기록했지만 2월 중순에는 달러당 약 1,780짯을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집계에 따르면 연도별 실질 GDP 성장률(%)2021-17.9%로 매우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천 교수는 군부와 민주 통합정부라는 임시 정부와의 갈등도 너무 심한 상황이기 때문에 고스란히 국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미얀마 군부의 권력 장악 및 국민들에 대한 탄압에 어떠한 간섭을 못하고 있기 때문에 군부와 임시정부간 중재 기회를 마련하여 경제 정상화를 시키는 것이 시급하다며 경제 회복을 위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시위자들이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군부 쿠데타에 대항하고 아웅 산 수 치 국가고문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출처 : reuters.com)
시위자들이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군부 쿠데타에 대항하고 아웅 산 수 치 국가고문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출처 : reuters.com)
2021년 2월 6일 양곤 시청에서 시민들이 군부 쿠데타에 대항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출처 : myanmar-now.org)
2021년 2월 6일 양곤 시청에서 시민들이 군부 쿠데타에 대항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출처 : myanmar-now.org)
2021년 3월 3일 시위대가 수류탄과 최루 가스를 피하고 있다. (출처 : myanmar-now.org)
2021년 3월 3일 시위대가 수류탄과 최루 가스를 피하고 있다. (출처 : myanmar-now.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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