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구십 네 살, 이름은 김복동, 일본군 피해자입니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 김복동이란 사람이 오래 남아있길
김복동 할머니의 27년간 여정에 관객 모두 감동받아


지난 3일 우리 학교에서 <김복동> 영화 상영회가 열렸다. 상영 이후 감독 GV도 준비돼있어 상영회와 함께 진행됐다. 이날 상영된 <김복동>은 일본의 사죄를 받기 위한 김복동 할머니의 기나긴 여정을 담은 영화다. 행사는 △사회과학대학 여교수 모임 △사회학과 △여성연구소 △부산대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의 공동주최로, 사회대과학대학 여교수 모임이 주관했다. 김영(사회학) 교수는 “우리 학교 교수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피해와 관련해 있을 수 없는 발언을 했다”라며 “많은 이가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에 이번 행사를 개최했다”라고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김복동 할머니가 오랫동안 손을 씻는 장면으로 영화가 시작됐다. 위안부로 끌려가 일본군에게 위생을 철저히 강요받은 것이현재까지 영향을 미치는 의미를 내포한 장면이다. 2015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협상 타결’ 이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외교부 장관을 만나는 장면에서 관객들은 눈물을 삼켰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에 대한 고려 없이 정부끼리의 협상과 배상으로 마무리하려는 일본과 한국 정부의 태도를 보여주는 장면이 나왔다. 이 장면에서 이용수 할머니의 ‘왜 우리를 두 번 죽이는 겁니까’라는 외침 속에서 관객들은 눈물을 참지 못했다. 김복동 할머니가 결장암으로 수술을 하고 난 후, 아픈 몸을 이끌고 아시아연대회의에 참석을 하는 장면에서 관객들은 눈물을 흘렸다. ‘아무도 못 가면 우야노, 나까지 없으면 안 된다’며 ‘내가 낼 수 있는 데까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의지를 밝히는 김복동 할머니의 모습에 존경과 감동을 받은 것이다.

위안부 피해자 관련 활동뿐 아니라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나타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국제적 인권 활동을 해왔던 김복동 할머니는 올해 1월 28일 생을 마감했다. 94세 김복동 할머니의 긴 여정이 담긴 영화에 모든 관객은 감동했고, 또 반성했다. ‘김복동, 그 이름을 기억해주시는 사람이 되어주시겠습니까’라는 말을 끝으로 엔딩크레딧이 올랐다.

상영이 끝난 이후 감독 GV가 이어졌다. <뉴스타파>에서 프로듀서로 재직 중인 송원근 감독은 <김복동> 제작 취지에 대해 “언젠가부터 위안부 피해자는 요양원에서 병들고 보호받는 모습으로만 우리에게 기억된 것 같다”라며 “그것이 위안부 피해자의 모습이라고 우리는 착각하는 것 같아 이러한 생각을 깨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김복동이란 사람이 당당히 걸어온 길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느꼈다”라며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나타나지 않길 바라는 할머니의 마음이 오롯이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에 제작하게 되었다”라고 전했다. 이후 관객과의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영화 관람 이후 관객이 느꼈으면 하는 질문에 대해 송원근 감독은 “가장 큰 바람은 머리가 아닌 가슴 깊은 곳에 김복동 할머니의 행적이 남아있었으면 한다”라고 답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여운이 남는 영화였다며 입을 모았다. 이상준(사회학 15) 씨는 “일본이 마땅히 해야 할 사과와 역사적 책임을 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며 “이에 위안부 할머니들의 피해와 고통을 기억할 시기라고 생각해 영화를 보러왔다”라고 말했다. 학내 구성원뿐 아니라 외부인들도 이번 행사에 많이 참석했다. 김혜원(동래구, 22) 씨는 “위안부 할머니라고 하면 아프신 모습만 생각했는데 영화를 통해 멋진 인권운동가 김복동 할머니를 알게 되었다”라며 “많은 사람이 김복동 할머니를 인권운동가라고 기억했으면 한다”라고 영화를 본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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