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은 이 시대에 놓쳐서는 안 될 트렌드가 됐다. 하루 일과를 끝낸 뒤, 많은 사람이 자신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길 원하는 것이다. 또한 가격보다 만족도에 더 치중해 소비하는 경향도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 맞춰 많은 사람의 욕구를 충족시킬 ‘소셜 살롱’ 문화가 나타났다.

 

소셜살롱 기업인 위드림부산의‘와인 수다클럽’에 참여한 회원들‘.앙시앙땅’와인 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중이다

효원 씨는 일주일에 두 개의 모임을 다닌다. 하루는 사람들과 글을 쓰고, 시를 낭독한다. 또 다른 하루는 주방에서 고급지고 맛난 요리를 만들면서 저녁 시간을 보낸다. 그는 모임에 매주 참석하지만, 매번 ‘설렘’을 가지고 참여한다. 자신과 공통점이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 시간이 빨리 흘러가기 때문이다.

따듯한 황색 조명과 대형 스크린이 있는 공간. 여기는 ‘위드림부산’이다. 이 공간은 매일 밤, 다양하고 새로운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어느 날은 맥주와 영화 이야기를 하고, 다른 하루는 와인을 중심으로 대화를 이어나가기도 한다. 사람들은 서로의 말에 오랜 시간 귀 기울인다.  이쯤 궁금해진다. 사람들은 ‘위드림부산’에 왜 찾아오는 것일까.

위드림부산은 10개의 모임을 진행 중이다. △테마나 감정을 글로 표현하는 글쓰기 모임 △명상하는 방법을 듣고 실천해보는 모임 △각자 목표를 달성하며 자기계발 기법을 배워나가는 모임 등이 있다. 모임 신청과 재가입률도 높은 편이다. 위드림부산은 부산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소셜 살롱 기업이다. 위드림부산 김재일 대표는 “서울에서 직접 소셜 살롱 문화를 경험해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했다”라며 “소통하고 성장하는 생산적인 문화를 지역에도 만들고 싶어 사업을 시작했다”라고 전했다.

와인 모임은 자신의 와인 취향을 알아가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참석한 대부분의 사람은 와인을 잘 모르지만, 알아가고 싶은 마음에 참석을 신청했다고 한다. 또 다양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좋아 참석한 사람도 있었다. 이회영(금정구, 23) 씨는 “와인을 잘 알지 못하지만, 관심 있어 신청하게 됐다”라며 “새로운 와인을 마셔보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니 참석할 때마다 설레는 감정을 느낀다”라고 웃으면서 말했다. 이들은 하루에 세 개의 와인에 대해 공부하고, 맛에 대한 평가서를 작성한다. 이후 개인적으로 느끼는 와인의 맛에 대해 두 시간 가량 쉬지 않고 대화를 이어나간다. 또한 와인을 마시는 방법에 대해 서로 추천해주기도 한다. 참가자 A 씨는 “공기와 함께 마시면 꽃향기가 많이 난다”라고 말하자, 나머지 참가자도 A 씨가 추천한 마시는 방법을 시도해보기도 한다.

위드림부산에 참석한 이들은 나이에 상관없이 ‘님’이라고 상호존칭을 사용했다. 사는 곳이나 직업, 학교 등의 공개는 본인의 자율에 맡겨졌다. 또한 서로의 일상이나, 취향을 이야기하는 것에 거리낌 없는 모습이었다. 서로의 의견이 존중되고, 편하게 이야기를 주고받는 수평적인 분위기가 자연스레 조성된 것이다. 

이날 김재일 대표가 와인 모임의 파트너였다. 대화가 원활히 이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며 모임의 진행을 맡았다. 김재일 대표는 “사람들이 소통하며, 다양한 생각을 수용하는 방법을 익혀나가는 것 같다”라며 “자신의 의견을 명확히 이야기하면서 성장하는 느낌도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모임이 끝난 뒤에도 사람들은 공간을 떠나지 않았다. 남은 와인을 마시며 서로의 비슷한 취향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참석한  B 씨는 “내 관심사나 내면에 집중하고, 서로의 취향에 공감하는 순간들이 좋다”라며 “앞으로도 꾸준히 소셜 살롱 모임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위드림부산은 부산에서 가장 규모가 큰 소셜 살롱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금보다 더 많은 클럽을 운영하며 공간을 확장하는 것이 단기 계획이다. 또한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나 휴식 취하는 방법을 알아가기 등 다양한 고민을 함께 나누는 커뮤니티가 최종 목표이기도 하다. 김재일 대표는 “청년들 누구나 모임을 개설하고 참여 가능한 부산 최초, 최대 커뮤니티 기업을 세우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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