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은 어느새 현대인의 고질적인 마음의 병이 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인류에게 가장 큰 부담을 주는 10대 질환 중 3위를 우울증으로 꼽았으며, 2030년에는 1위가 될 것이라 예측했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우울증’. 이제는 알아볼 때다.
우리나라 성인 4명 중 1명은 우울증을 겪는다. 2016년 기준 우울증 진료 환자는 64만여 명이며, 그 수는 매년 증가추세다. 이처럼 우울증은 많은 사람이 겪고 있어 ‘마음의 감기’라고 불린다. 어떤 이유에서 우울증이 발생하는 것일까?

생명까지 앗아갈 수 있는 무력감

우울증은 주요우울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와 기분부전장애(Dysthymic Disorder)로 나뉜다. 전자는 단편적인 사건들이 반복돼 발생하는 것으로 시간이 지나면 그 증상이 사라진다. 하지만 주요우울장애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한다면 기분부전장애를 겪게 된다. 이는 만성적인 우울을 느껴, 2년 이상의 기간 동안 무기력해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식욕감퇴 △수면장애 △자기비하 △정신운동성 지체 또는 동요 △주의집중의 어려움 등을 초래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심지어 자살까지 이르기도 한다.

일상의 고통에서 시작된다

우울증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아동기 욕구의 불충족 △절망감 △신경전달물질의 이상 등 수많은 요소들이 작용돼 발생한다. 사회적 요인으로는 일상에서 겪은 고통과 대인관계의 어려움 등이 있다. 사회적 지지가 부족해 부정적인 사건을 다룰 능력이 감소하거나 안도감을 과하게 추구해 상대방에게 배척받을 때, 스트레스가 자극돼 우울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심리적 요인은 먼저 프로이트(Freud) 이론에서 살펴볼 수 있다. 이 이론에는 애정의 철회나 분리가 무의식적인 적개심을 일으켜 우울증이 발생한다고 말한다. 자기 비난이 지속되고 자아 기능을 약화시켜 나온 분노 감정이 내면에 쌓이기 때문이다. 또한 인지이론인 벡(Beck) 이론과 절망감 이론으로 해석할 수 있다. 벡 이론에는 부정적인 사고를 우울증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아동기에 부모와 이별하거나 사회적인 배척 등의 경험으로 만들어진 부정적 도식(schema)이 모든 상황을 부정적으로 처리하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이다. 절망감 이론에는 과거 극한의 상황을 통제하지 못한 경험에서 느끼는 무기력감을 원인으로 봤다. 이외에도 우울증 환자는 긍정적 *정동에 비해 부정적 정동이 높은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즉, 정상인보다 △밝은 얼굴표현 △기쁜 감정과 동기 △정신생리학적 반응이 적은 것이다. 

호르몬 분비이상으로도 나타나

그렇다면 우울증을 발생시키는 생물학적 기제에는 무엇이 있을까. 먼저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의 전달 이상이 꼽힌다. 우울증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로는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 △*도파민(dopamine) △*세로토닌(serotonin)이 있다. 우울증 환자의 혈중소변과 뇌척수액을 분석한 결과, 도파민의 대사물질(HVA)과 노르에피네프린의 대사물질(MHPG)의 농도 이상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시냅스 전 뉴런 말단에 전기 신호가 도달하면, 시냅스 소포 안에 있던 신경전달물질이 시냅스 간극으로 분비된다. 그 다음 시냅스 후 뉴런 수용체와 신경전달물질이 결합해 해당 뉴런을 자극하고 접촉한다. 이때 시냅스 간극에 있는 분해효소로 인해 신경전달물질이 분해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시냅스 전 뉴런이 재흡수펌프로 신경전달물질을 흡수하면, 시냅스 후 뉴런에 신경전달물질이 전해지지 못해 우울증상이 나타난다.  

신경내분비 계통인 *HPA축의 조절 문제도 원인이다. HPA축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를 촉발시키는 기관이다. 편도체와 연결된 뇌 구조에서 HPA축이 자극을 받아, 코르티솔이 활성화되는 것이다. 여러 실험을 통해 코르티솔 과다분비가 우울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르티솔 분비를 촉진시키는 화학물질을 동물의 뇌 속에 주입하자 △성욕감소 △식욕감퇴 △수면곤란 등의 우울 증상이 드러났다. 코르티솔이 과다 분비되는 쿠싱 증후군(Cushing's syndrome) 환자 역시 우울 증상을 자주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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