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환자의 수가 늘어나는 만큼 우울증 치료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약물치료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긴 하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우울증 약물치료의 부작용은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완화할 수 있을까?

신경전달물질이 부족하지 않도록

약물치료는 항우울제의 복용으로 이뤄진다.  아직까지 항우울제의 원리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우울증 발생 원인과 관련된 이론은 다양하지만, 현재 그 원인으로 신경전달물질 부족 현상을 꼽는 것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뇌신경화학적 이론에 근거해 항우울제가 만들어졌다. 항우울제는 우울증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이 시냅스 간극에 오래 머물게 해준다. 이는 신경전달물질이 시냅스 전 뉴런의 수송체에 재흡수되는 것을 차단해, 보다 많이 시냅스 후 뉴런의 수용체에 결합할 수 있도록 하면서 가능해진다. 

만병통치약은 아냐

가장 대표적인 항우울제로는 ‘삼환계 항우울제(Tricyclic Antidepressant, TCA)’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abator, SSRI)’가 있다. 약물치료법 도입 초기에 사용된 삼환계 항우울제는 심각한 주요 우울증 치료에 효과가 있으나 아세틸콜린과 그 수용체의 결합을 차단하는 항콜린성 부작용이 있다. 이는 △시력조절의 어려움 △입마름 △배뇨 시 통증 및 변비 등이 해당된다. 이후 1987년에 개발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가 현재까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앞선 삼환계 항우울제와 달리 항콜린성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아 비교적 치료효과가 빨리 나타난다. 

그러나 장기간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를 복용하면 △위장관계로 인한 오심이나 구토 △성기능 저하 △과다 복용 시 입맛 떨어짐 등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성기능 저하’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의 부작용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졌다. 해당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환자 중 대략 20% 정도에게서 나타난다. 남성은 사정불능과 지연사정, 여성은 성흥분부전증을 겪는다.

환자에게 부작용이 생겼을 때는 그것에 맞게 처치한다. 주로 처방되는 약물이 아닌 다른 약물로의 교체가 이뤄지거나 약물 복용량을 줄이는 방법이 있다. 다른 약물치료와 병행해 증상을 완화시키기도 한다. 허성영(정신건강의학) 교수는 “약물치료 부작용이 일어나면 적은 복용량의 약물부터 단계적으로 처치가 시작된다”라며 “약물별 특성과 환자의 부작용 반응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그러나 약물치료가 모든 환자들의 우울증에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약물 효과 반응률은 평균적으로 50%이며, 약물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시에 다른 약물로 교체해야 한다. 그러나 교체된 약물의 효과가 나타날 확률은 이전보다 낮다. 어떠한 약물을 처방해도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환자를 ‘치료 저항성 우울증 환자’라고 부른다. 이들은 전체 우울증 환자 중 10~20% 비중을 차지한다. 또한 치료 저항성이 없는 환자의 경우에도 약물 효과가 최소 한두 달이 지나야 나타나는 점도 문제다. 그동안 환자가 우울증 증상으로 인한 고통을 감내해야 해 자칫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용민(서울대 정신건강의학) 교수는 “약물치료는 치료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 환자에게 적용되기 어려우며, 약효가 나타날 때까지 환자가 기다려야 하는 지연성의 제약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항우울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현재 상용되는 항우울제에는 모노아민 류의 약물로만 개발돼 있어, 학계에서 새로운 계열의 약물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 글루메타이트 약물 연구뿐만 아니라 치료 저항성 환자들을 위한 약물연구도 실시 중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우울증의 발생 원인과 항우울제가 작용하는 원리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따라서 이에 대한 연구가 중요시 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안용민 교수는 “정신질환의 연구는 외과와 달리 실제 직접적인 확인이 어려워, 원인을 규명하기가 쉽지 않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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