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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 언제까지 혼자 견뎌야 하나] 공동 책임을 물어 짐을 덜 수 있을까
  • 오시경 기자
  • 승인 2018.05.13 09:11
  • 호수 1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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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뿐만 아니라 친부도 양육의 책임이 있지만, 아직 그 책임은 미혼모만 떠안고 있는 실정이다.

생계와 양육, 미혼모만

미혼모는 아이 친부가 양육비를 지급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봤다. <미혼모 양육 및 자립 실태조사>에 따르면 미혼모의 80% 이상이 출산 및 양육 사실을 친부에게 알렸다. 또한 친부에게 자녀 양육 책임이 있다고 미혼모의 58.0%가 답했다. 친부에게 바라는 아버지의 역할로는 자녀양육비 지급이 38.4%로 가장 많았다. 
친부로부터 아이 양육비를 받는 경우는 드물다. <민법>상 미혼모는 친부에게 아이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다. 하지만 미혼모의 26%만이 친부에게 양육비를 요구한 적이 있었고, 32.6%만이 청구 소송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다 보니 친부로부터 양육비를 실질적으로 지원받는 미혼모는 4.7%에 불과했다. 이는 양육비 소송 기간이 긴 탓이다. 소송이 최소 8개월에서 최대 2년까지 걸려, 미혼모들이 선뜻 소송을 걸지 못하고 망설이는 것이다. 또한 친부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몰라 소송을 청구하지 못하기도 한다. 해당 정보를 찾는 것 역시 3개월 이상 소요된다. 심지어 친부가 ‘자신의 친자식이 아니다’고 주장하면 자녀 인지소송부터 진행해, 시간이 더 소요된다. 
재판에서 승소해 양육비 지급 결정이 내려져도 이행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양육비 지급을 이행하지 않을 시 3번의 감치 처벌만 가능해 양육비가 제대로 수급되지 않는 것이다. 한국미혼모 가족협회 김도경 대표는 “실제로 2번 감치 조치를 했지만, 양육비를 계속 주지 않는 친부도 있다”라고 말했다.

법을 통한 연대 책임

최근 양육비 공동 부담을 법제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지난 2월 청와대 국민청원에 ‘히트 앤드 런’ 방지법 제정을 요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히트 앤드 런 방지법이란 정부가 미혼모에게 양육비를 선지급하고 친부에게서 해당 비용을 징수하는 법이다. 이미 덴마크와 독일에서는 ‘생부 연대 책임 제도’로 친부가 부양의무를 지게 한다. <원천과세법>과 <아동 양육법> 등을 적용해 친부가 매달 양육비 60만 원을 지급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지키지 않을 시 친부는 법적 제재를 받는다. 미국, 영국 등 몇몇 나라에서는 여권발급을 불허하고 운전면허를 취소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청원자는 ‘이 법을 통해 친부들이 책임감을 느끼고 행동하게 될 것이며 미혼 가족들이 겪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 개정, 당장은 힘들다
정부는 지난달 24일 해당 청원에 대한 답변을 내놓았다. 히트 앤드 런 방지법과 비슷한 ‘양육비 대지급제도’가 2004년부터 계속 발의됐지만 국가 재정에 부담이 된다는 이유로 통과되지 못했다고 답했다. 실제로 해당 제도를 시행하는 독일이 친부로부터 양육비를 모두 회수하지 못해, 그 비용과 행정비용을 국가 예산으로 메웠다. 친부가 해외로 도망가거나 수입이 없는 경우 양육비 징수가 어려워 전체 금액의 23%밖에 징수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정부는 당장 법을 개정하기는 어려워 외국의 대지급제와 우리나라의 양육비 지원제도를 분석해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아동권리 보호를 원칙으로 미혼모의 양육과 자립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미혼모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한부모 아동양육비 지원 대상과 규모를 늘리는 것을 협의 중이라고도 밝혔다. 
이에 전문가들은 해당 제도를 효율성보다 복지 제공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징수금 회수가 어려워 재정에 부담이 될 수 있지만, 미혼모에게 경제적 지원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서종희(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먼저 양육비 대지급 제도를 도입한 나라의 미혼모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덜 수 있었다”라며 “복지를 제공하려 제도를 도입한 다음 회수 방안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오시경 기자  sunlight1105@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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