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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강제징용노동자상에 끊임없는 알력
  • 김민지 기자
  • 승인 2018.05.06 05:13
  • 호수 1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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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을 두고 적폐청산 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특별위원회가 외교부·부산광역시청·동구청과 마찰을 빚었다.

일본 영사관 앞, 정부는 난색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특별위원회(이하 건립특위)는 부산광역시(이하 부산시) 동구 일본 영사관 앞에 ‘강제징용노동자상’을 건립하려 했다. 일제강점기 때 우리 조상들이 겪었던 강제징용노동 사실을 널리 알리고 일본의 사과를 받아내기 위해서였다. 건립특위에 따르면, 시민들과 각 단체들이 강제징용노동자상을 세우고자 모금한 금액은 1억 7천만 원 가량이다. 건립특위 김병준 집행위원장은 “정부가 강제징용에 관한 피해조사를 하지 않았기에 강제징용 생존자수와 피해규모를 아직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산 대학생 겨레하나 신새벽 사무부장은 “강제징용노동자상은 일제가 노동을 착취한 역사를 딛고, 촛불을 들고 앞으로 나아가자는 혼과 얼이 담겼다”라며 “일본 영사관 앞에 설치하는 이유는 우리 민족에 식민지배와 전쟁범죄를 가한 일본에게 사죄와 책임을 묻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외교부와 부산시 동구청은 일본 영사관 앞 설치를 반대했다. 외교부는 설치장소가 일본 영사관 앞이라는 점이 외교적으로 결례라는 입장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노동자상 건립 취지에 동감은 하지만, 이러한 활동에 외교공관을 보호하는 국제예양·관행이 고려돼야한다”라고 밝혔다. 부산광역시청과 동구청도 같은 입장을 내세우며 남구에 위치한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 설치하라고 요청했다.

 

경찰과 시민이 대치하고 있다
경찰과의 마찰로 소녀상이 파손돼 발이 들린다
경찰들이 평화의 소녀상 앞을 막고 있다

경찰 개입으로 피해 커져

지난달 30일 밤, 건립특위는 강제징용노동자상을 평화의 소녀상 옆에 기습 설치하려 했으나 경찰과의 대치로 실패했다. 평화의 소녀상으로 가는 도중, 경찰에 막혀 이동하지 못한 것이다. 경찰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11조에 따라 해당 집회를 막았다는 입장이다. 영사관의 경계지점으로부터 100m 이내의 장소에서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다음날(1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산지역본부(이하 민주노총)은 일본영사관 앞에서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대회’를 열었으며, 평화의 소녀상까지 전진하려 했다. 하지만 경찰이 길을 막아, 건립특위는 현재 경찰이 에워싸고 있는 자리에 노동자상을 설치하기로 결정한 다음 해산했다.

경찰과의 마찰 과정에서 시민단체 회원 일부가 부상 당했다. 이로 인해 지난 3일 오전 10시에 경찰의 폭력진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민주노총 김재하 본부장은 “10m 낭떠러지의 환풍구와 유리창이 있는 상가로 시민들을 위험하게 밀어 넣었다”라고 말했다. 김병준 집행위원장은 “피해 사례를 구체적으로 취합해 전면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평화의 소녀상과 후원인 명판이 파손되기도 했다.

현재 강제징용노동자상은 설치예정지로부터 40m 떨어진 자리에 설치돼있다. 이에 동구청 관계자는 “정부 관계자가 주최 측과 대화해 갈등을 해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김병준 집행위원장은 “폭력적 진압으로 어쩔 수 없이 그 곳에 뒀는데 어떤 협의를 더 하란 거냐”라며 “그 자리에 그대로 건립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4일 동구청에서 정부 관계자와 건립특위의 만남이 있었지만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했을 뿐 타협점은 찾지 못했다.

 

 

김민지 기자  march903@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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