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또 터졌다. 재작년 ‘으랏차차’ 총학생회의 학생회비가 드러났다. 현 중앙운영위원회는 재작년 사무국장의 입출금 내역서를 확인했다. 그 결과 공식적으로 드러나지 않은학생회비가 발견됐다. 당시 사무국장이 중운위에서 소명하기를, 학생회비가 절차를 무시한 채 사용됐고 본인의 실수도 있었다고. 드러난 학생회비는 1,200만 원이 넘는다.
 
재작년 상반기 학생회비로 거둔 수입은 1,400여만 원이다. 전 사무국장이 밝힌 금액은 한 학기 학생회비와 비슷하다. 이와 관련된 질문에 사무국장은 이해되지 않는 해명만 늘어놓았다. “인수인계를 받지 못해 학생회비 운영에 미숙했다”. 그는 동아리연합회 사무국장을 거쳐 총학 사무국장을, 또 동아리연합회 회장을 역임했다. 운영에 미숙했다니, 학생회 경험이 더 필요했던 것일까. 그는 입대를 이유로 돌연사퇴했다. 그리고선 휴가 중에 학생회비를 반환하러 왔다. 중운위 위원들은 재작년 부채 상환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그는 모르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사무국장인 그가 모른다니, 누가 알 수 있으랴.
 
논란의 시작은 작년 총학 회의비였다. 회의비는 회의 중에 불가피한 상황에서 사용하는 비용이다. 하지만 작년 중운위는 회식비로 지출했다. 불거진 논란에 내놓은 해명은 더 혼란스러웠다. ‘관례로 행해오던 것에 문제의식을 갖고 중운위에서 논의했지만 회식비로 집행하기로 결정했다’. 역시나 이해되지 않는 말만 늘어놓았다. 부적절한 학생회비 사용이 이제야 드러난 이유는 무엇일까. 올해 우리 학교 학생회는 대물림이 계속됐던 운동권에서 비운동권으로 교체됐다. 수년 전부터 총학 세습은 분명했다. 여태껏 우리 총학은 변하지 않았다. 직책만 달라질 뿐 구성은 그대로였다. 선거철에는 더 두드러졌다. 그 시기가 되면 총학 집행부는 하나둘 사퇴한 후 선본으로 향했다. 그리고 선거 후 다시 집행부가 되어 돌아왔다. 사퇴하지 않은 이들은 중앙선거관리위원이 되어 후보자를 검증했다. 선거관리위원회조차 그간 함께 일한 사람들로 꾸려진다. 그들의 검증은 그저 겉치레에 불과하다. 잘못됐음을 알지 못한 채 학생회는 고인 물이 되고 있었다. 실제로 작년 학생회비는 재작년 부채를 상환하는 데에 쓰였다. 그네들 것이 아닌 것이 부채로 이월됐는데, 누구도 이의제기하지 않았다.
 
총학생회가 설명하는 학생회비는 다음과 같다. ‘학생회비는 학생회 대표자와 집행부만이 아니라 각 학생회에 소속된 모든 재학생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사용된다’. 학생들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대표들이 ‘학생’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곳에 지출되어야 한다. 총학의 예결산안을 중운위, 대총 등의 의결과정을 거치는 것도 바로 그 이유에서다. 지난 총학에게는 그 사실이 생소했던 탓일까. 당연하지 않은 듯 학생회비를 사용해온 이들이 연이어 나타나고 있다. 계속된 학생회비 논란은 학생사회를 향한 불신을 가중시킬 것이다. 재작년 학생회비 발생 이유을 찾으려다 어느 총학까지 거슬러 올라가야할지 모른다. 일이 커질 수도 있는 것이다. 때문에 현 총학에게 보다 책임감있는 행동이 요구된다. 다시 신뢰할 수 있는 학생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신우소 편집국장 danbi@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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