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범죄자의 전유물이라는 부정적 인식에 사로잡혀있었던 타투. 하지만 최근에는 국내 문신 인구가 500만 여명을 넘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유행을 끌고 있다. 과거 위협감을 조성한다는 부정적 인식이 강했던 문신은 이제 개인의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탈바꿈했다.

 

타투계에 불어온 신선한 바람

  다양한 사람들이 문신을 하는 만큼 타투의 종류도 가지각색이다. 과거에는 강하고 기괴한 느낌의 문신 장르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자연스럽고 소소한 이미지를 추구하는 타투도 유행하고 있다. 타투매거진 권기영 편집장은 “일반인의 경우에는 거친 느낌의 문신을 시도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수채화나 레터링 타투가 진입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 한다”고 전했다.
  자신만의 확고한 타투 스타일로 주목을 끌고 있는 타투이스트 악스(예명)는 탄생화나 사슴 같은 동물 이미지를 활용한 자연스러운 타투를 추구하는 편이다. 타투이스트 악스는 “손님의 이미지에 맞는 자연스러운 타투 도안을 추천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비교적 편안한 느낌의 타투는 실제로 일반인들의 타투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 성공했다. 조희현(중구, 21) 씨는 “평소에 식물을 좋아하던 터라 식물 도안의 타투를 새기게 되었다”며 “결과가 너무 예뻐 다음에는 나만의 의미를 담은 타투를 하나 더 새길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한국타투협회 임보란 회장은 “타투의 장비와 기술, 부자재의 발전으로 표현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었다”며 “타투가 장르에 치우쳐 유행하기보다 젊은 예술가들에 의해 새로운 타투의 장르가 계속 선보여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과거에는 대부분 정해진 도안에 따라 시술을 했다면 요즘에는 상담을 통해 단 하나뿐인 도안을 완성하는 추세다. 또한 여러 SNS매체에서 타투 도안이나 종류에 대한 정보 공유가 활발해 자신이 원하는 도안을 그대로 그려달라는 경우도 있다. 타투이스트 악스는 “손님들이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같은 데서 도안을 많이 들고 오신다”며 “그들에게 가장 잘 어울릴 수 있도록 최대한 도안을 변형하여 시술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대해 임보란 회장은 “많은 사람들이 남들과 다른 것을 추구하는 만큼 타투에 있어서도 손님들의 식견이 상당히 높아진 편”이라며 “예술가로서 타투이스트들도 관련 공부를 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세상이다”라고 전했다.

 

“내몸을 내가 좋아하는 그림들로 채울래요”

  어릴 때부터 그림그리기를 좋아했던 김진솔(부산진구, 24) 씨는 △왼쪽 쇄골 밑 △왼쪽 손목 △왼쪽 발목 △오른쪽 등-어깨에 4개의 문신을 가지고 있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때 문득 자신의 몸을 보다가 ‘내 몸을 내가 좋아하는 그림들로 채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김진솔 씨의 왼쪽 쇄골 밑에는 그가 평소 좋아하는 앤디 워홀의 ‘똥을 싸도 유명하다면 사람들은 박수를 쳐줄 것이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좋아하던 그는 현대사회와 상업적인 예술을 잘 비판한 앤디워홀의 문구에 특별한 의미를 두었던 것이다. 김진솔 씨는 “내 몸에 새겨진 낙서스러우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타투가 마음에 든다”며 “앞으로도 내 몸에 내가 좋아하는 그림들로 채우고 싶다”고 말했다.
  일찍부터 타투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던 전승우(서울시, 43) 씨는 시각적인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타투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는 마음에 드는 타투이스트를 찾느라 2년 동안 인터넷을 뒤질 정도로 타투의 매력에 빠져있다. 전승우 씨는 “어떤 특정 동기나 사연 때문이 아니라, 단지 타투 자체가 가지고 있는 매력에 끌렸다”며 “몸에 타투가 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조차 동경의 대상이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