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이 하품을 하면 나도 모르게 하품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이는 우연이 아니라 ‘거울 뉴런’이라는 신경세포가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거울뉴런은 다른 개체의 행동을 ‘거울처럼 반영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보통 하품을 하는 것은 뇌에 산소가 부족하다는 신호다. 하지만 하품을 따라하게 되는  이유는 산소의 부족보다 거울뉴런의 존재와 연관돼있다. 거울뉴런은 사람이 타인의 행동을 모방하고 공감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하품이 전염되는 것은 이러한 거울뉴런의 모방과 공감 능력이 발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거울뉴런의 존재는 원숭이 뇌 실험에서 처음 밝혀졌다. 1980년대 이탈리아 파르마대학교 신경과학 연구팀이 인간 실험자의 행동을 원숭이가 따라할 때 활성화되는 뉴런이 있음을 발견한 것이다. 이후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거울뉴런에는 두 종류가 있음이 밝혀졌다. 하나는 행위와 관찰이 세부적인 부분까지 일치할 때에 발화하는 종류이며 다른 하나는 같은 목표를 가진 행위에 대해서 폭넓게 일치하는 종류다. 장대익(서울대 자유전공학) 교수의 <호모 리플리쿠스: 모방, 거울뉴런, 그리고 밈> 논문에 따르면 “후자의 폭넓게 일치하는 거울 뉴런의 경우 영장류보다 인간이 더 발달됐다”며 “따라서 행위의 이유까지 이해해서 공감을 이끌어낸다”고 설명했다.
  거울뉴런은 모방을 통한 학습에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공감을 통한 도덕적 가치를 성장시켜 사회를 이룩할 수 있게 했다. 실제로 거울뉴런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자폐증을 겪게 된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되고 있다. 손정우(충북대 정신과학) 교수는 <자폐 스팩트럼 장애의 거울 뉴런에 문제에 관한 고찰>이라는 논문을 통해 “거울뉴런의 특성이 자폐증을 겪는 환자들에게서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타인의 행동을 자각하고 모방할 수 있는 능력이 하품의 전염 이상으로 중요한 사회적 기능을 담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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