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서울특별시의회가 전국 최초로 1인 가구 종합 대책을 담은 조례를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혼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변화하고 ‘나홀로족’이 증가하면서, 이를 고려한 법이 제정된 것이다. 이 조례는 제도적 차원에서는 최초로, 1인 가구를 비정상적인 가구 형태가 아닌 정상적인 가족 구성으로 인식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비·서비스 시장도 이를 공략해 새로운 형식의 상품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나홀로족의 등장과 그들이 우리 사회에 미치고 있는 영향을 알아봤다

 

  1인 가구가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0~2035년 1인 가구’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0년 15.5%였던 1인 가구가 2010년에는 23.9%를 기록했고, 2035년에는 34.3%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또한 이러한 1인 가구는 ‘나홀로족’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나타나게 된 원인을 짚어봤다.

우리가 나홀로족이 된 이유는?

  전문가들은 나홀로족이 늘어나게 된 가장 큰 원인을 ‘혼자’라는 개념에 대한 사회 인식 변화라고 분석했다. 기존 우리나라는 집단주의적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점차 혼자 생활하는 사람이 증가했고, 그들의 규모가 다수를 차지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혼자라는 개념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전우영(충남대 심리학) 교수는 “과거 혼자 밥을 먹던 행위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며 “하지만 최근 우리 사회가 과거에 비해 개인의 독립성을 인정하고 있고, 그런 분위기에 의해 문화도 바뀌어 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사회 인식의 변화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나홀로족을 선택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집단주의적 문화에서 많은 감정소모를 겪은 사람들이 점차 싫증을 느끼게 되면서 ‘혼자’가 되어간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나홀로족에는 특히 젊은 층들이 많은데, 그들이 집단주의 문제들에 염증을 느끼게 되면서 나홀로족을 선택하게 됐다”며 “그들은 각자 나홀로족이 되면서 개개인의 자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자발적인 요인에 의해 나홀로족이 되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대학에는 그 지역 출신 대학생뿐만 아니라 타지에서 학교를 진학하게 된 학생들이 많다. 이러한 경우 개인이 어쩔 수 없이 혼자가 되는 상황이 연출된다. 또한 현실적인 여건이 나홀로족을 만들어냈다는 말도 있다. 학점관리나 취직으로 바쁜 현대인들이 누군가와 같이 공부나 취업준비 등을 하는 것이 어렵다는 이유였다.

 

 통계청이 조사한 ‘2010~2035년 1인 가구’자료에 따르면, 2035년에는 1인 가구가 전체의 34.3%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혼자가 된 그들에게 울리는 적신호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나홀로족이 좋지만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자발적으로 나홀로족이 된 경우 정신건강에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혼밥(혼자 밥을 먹는 것)을 자주 할 경우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런 현상은 나홀로족이 되면서 어쩔 수 없이 생기게 되는 외로움 등의 감정적인 이유로 생겨난다. 한국가정관리학회는 <1인가구원의 행복지수와 우울이 자살생각에 미치는 영향> 이라는 논문을 통해 ‘1인 가구는 사회에서 고립되거나 소외돼 정신적인 건강이 손상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 가족유대감이 유지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서비스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헌식 문화평론가 역시 “20대들은 혼자만의 생활을 즐기려고 하는데, 그러한 생활이 가치는 있지만 인간의 본질적으로 좋지만은 않다”며 “최적의 방향성은 개개인의 삶을 인정하면서도 사회적 관계에 대해서는 느슨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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