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2000년/ 영어보다 한문, 실용서적보단 대하소설!


 

  9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중국 무협소설, 우리학교 구성원들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1998년부터 2000년 사이 우리학교 구성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장르는 단연 역사 및 무협 소설이었다. 중국 작가 김용의 작품인 <영웅문>이 3년 연속 대출 순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신문과 문예지 등에 연재됐던 연재소설의 영향도 남아있었다. 90년대 초중반 완결됐던 조정래의 <태백산맥>, <아리랑>, 박경리의 <토지> 등 대하소설은 높은 대출 횟수를 기록하며 저력을 보였다.
  영어보다는 한문의 시대였다. 한문으로 기록된 책이 많았으며, 1999년에는 <우리가 꼭 알아야할 한자 1,800자>가 대출 순위 4위에 오르기도 했다. 서양서보다는 동양서가 인기 있었고 그중에서도 한국, 중국 작가들의 저서가 많이 대출됐다.
  실용서의 대출 횟수는 많지 않았지만 컴퓨터 보급이 시작됐던 시대인 만큼 컴퓨터 관련 서적이 대출 순위는 50~100위권에 포진됐다. Windows 95, 한글 액세스 97 등, 지금은 과거의 유물이 돼버린 컴퓨터 소프트웨어 프로그램과 <(따라해보세요)멀티미디어 홈페이지 만들기>, <월드 와이드 웹에서 홈페이지 만들기> 등의 서적이 순위에 오르는 등 인터넷 홈페이지 제작에 대한 관심도 엿볼 수 있었다.

2001년~2003년/ PC통신에서 뛰쳐나온 판타지 소설, 부동의 1위가 되다


 

 2000년대 초반은 판타지 소설의 황금기였다. 90년대 후반부터 PC통신을 통해 연재되던 판타지 소설이 정식으로 출판되면서 판타지 소설이 대출 순위 목록을 점령한 것이다. 인터넷통신 ‘하이텔’에 6개월간 연재하고 90만 조회수를 기록했던 이영도의 <드래곤라자>가 대표적이다. 전동조의 <묵향>, 이우혁의 <퇴마록> 등의 서적은 기존에 인기 있던 무협 소설의 요소가 판타지 소설과 더해져 큰 인기를 끌었다. <묵향>은 2001년부터 2009년까지 9년 연속 대출 순위 1위를 기록했으며, 우리학교 도서관 최초로 연간 대출 횟수 1,000회를 돌파하기도 했다.
  전세계에서 인기를 얻었던 해리포터 시리즈가 영화화 되면서 2001년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개봉했다. 학내 구성원들도 해리포터 시리즈 서적을 대출하기 시작했다. 2001년 대출 순위 목록에 처음으로 등장한 해리포터 시리즈는 이후 3년간 연간 100회 이상의 대출 기록을 기록했다.
  한국 현대 소설의 대표적인 작가들은 판타지 소설의 홍수 속에서도 굳건했다. 조정래와 이문열은 꾸준히 대출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고전 작품보다 출간 3년 이내의 신간 서적들이 인기를 얻기 시작한 것도 특징적이다. 학문에 대한 관심은 줄었다. 이 기간 동안 연간 대출 순위 50위권에 든 학문 서적은 단 한 권도 없었고, 컴퓨터나 어학 공부를 위한 실용 서적에 대한 관심도 크게 줄었다.

2004년~2008년/ 판타지부터 칙릿까지, 장르문학 인기 폭발


  과거 중국 작가들의 작품이 인기가 많았던 반면, 2000년대 중반부터는 대출 순위에 오른 작가들의 국적이 다양해졌다.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타나토노트>, <뇌>, <개미> 등 다양한 저서가 대출됐으며,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 <태엽감는 새>도 함께 순위에 올랐다. 특정 작가의 작품에 대한 학내 구성원의 충성도도 높았다. 조정래와 김진명의 작품은 매년 3~5권씩 대출 순위 100위내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판타지 소설이 꾸준히 인기를 얻는 가운데, 다양한 장르문학이 강세를 보였다. <아르센 뤼팽 전집>, <셜록홈즈 전집> 등 추리소설이 특히 강세를 보였다. 젊은 여성의 성공과 사랑을 다루는 해외 칙릿(Chicklit)도 인기를 끌었다. 소피 킨넬라의 <쇼퍼홀릭>과 로렌 와이스버거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대표적이다. <하얀거탑>,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바람의 화원> 등 영화나 드라마의 원작 소설이 재조명 받기도 했다.

2009년~2013년/ 금융 위기에 너도나도 '힐링' 찾기


  2008년 불어 닥친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일까? 2009년부터 학내 구성원들의 대출 서적에 큰 변화가 일었다. 한동안 대출 순위에서 자취를 감췄었던 워드프로세스, 포토샵, 엑셀 등 컴퓨터 소프트웨어 자격증 시험을 위한 실용 서적이 다시 대출되기 시작했다. 치유와 힐링 키워드를 앞세운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과 김난도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비롯한 서적들도 인기를 끌었다. 문학 이외의 인문 사회 서적, 학문 서적들도 다시 대출 순위에 올랐다. <미학 오디세이>, <정의란 무엇인가>, <나쁜 사마리아인들> 등의 인문·사회 서적은 꾸준히 연간 100회 이상의 대출 횟수를 기록했다.
  학내 구성원 중 외국인이 매년 수십 명씩 증가하면서 생긴 변화도 있다. 우리학교 통계연보를 보면 2012년의 948명이었던 외국인 학생은 2013년 957명으로 증가했고, 2009년 46명이었던 외국인 교원은 66명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최근 5년간 <(재미있는) 한국어>, <(New) 서강 한국어> 등 한국어 교육 서적도 30위권 대에 이름을 올렸다. <조선왕조실록>,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한국사> 등이 꾸준히 높은 대출 횟수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학내 구성원들의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관심도 엿볼 수 있다.
  최근 4년 동안 가장 인기 있는 작가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였다. 2008년 출간된 <신>은 2010년부터 꾸준히 10위권 내에 기록됐고, 매년 대출 순위 100위권 내에 드는 책을 3~5권씩 배출했다. <해를 품은 달>, <뿌리 깊은 나무> 등 드라마의 원작 소설들은 시대의 흐름에도 변함없이 인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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