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대표 시장인 국제시장·부평깡통야시장
-먹거리 다양한 부산대 인근 서동미로시장
-문화공간·야시장 더해져 다채로운 모습 가득

전통시장에 들어서면 대형마트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다양한 물건이 거래된다는 점은 같지만 오랜 시간 오가는 사람들의 삶이 곳곳에 녹아 있다는 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골목마다 상품이 가득 쌓여 있어 복잡해 보이지만 상인들의 능숙한 손놀림에 불편할 새가 없다. 상인들의 인심과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발길을 사로잡은 전통시장의 매력은 부산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부산을 대표하는 유명 시장부터 가까이에 있는 숨은 보석 같은 시장까지, 다양한 부산 전통시장의 매력을 독자들에게 전하기 위해 <채널PNU>는 지난 2월 11일과 14일 이틀에 걸쳐 △국제시장 △부평깡통야시장 △서동미로시장을 방문했다.

■젓가락부터 이불까지 없는 게 없는 ‘국제시장’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국제시장 간판이 있는 6공구 입구, 국제지하도상가 전경, 국제시장 2공구의 침구 가게. [이수현 기자]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국제시장 간판이 있는 6공구 입구, 국제지하도상가 전경, 국제시장 2공구의 침구 가게. [이수현 기자]

부산 중구에 있는 국제시장은 1945년 광복 직후 형성돼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1950년 발발한 한국전쟁으로 임시수도가 된 부산에 많은 사람이 모였다. 사람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제공하는 중심지에서 자연스레 국제시장이 만들어졌다. 규모가 커진 국제시장은 현재까지 부산을 대표하는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같은 이름의 영화로 한층 더 유명해진 이곳은 전형적인 전통시장이다. △각종 식기 △전구 △장식품 등을 팔고 있는데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해 없는 품목이 없을 정도다. 넓은 시장은 6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비슷한 품목을 다루는 매장끼리 모여 있다. △1공구(가방·문구·공예품) △2공구(주방용품·식기) △3공구(침구류) △4공구(포목·주단) △5공구(가전제품) △6공구(기계공구)다.

국제시장 상가의 계단을 올라 건물 2층에 올라가면 1층만큼 다양한 가게가 손님을 기다린다. 볼거리는 지하에도 많다. 국제시장과 부평깡통시장 사이에 있는 국제지하도상가에는 미술의 거리가 조성돼 그림과 공예품을 진열, 판매하고, 전시를 진행하기도 한다.

공식 휴무일은 매달 첫째 셋째 일요일이지만, 가게마다 문 여는 날이 달라 매주 일요일 휴무인 가게도, 휴무 없이 운영하는 가게도 있으니 방문하고 싶은 곳이 있다면 미리 연락해 보는 것이 좋다. 부산 지하철 1호선 자갈치역에서 하차해 7번 출구에서 3분 정도 걸으면 6공구부터 차례대로 둘러볼 수 있다.

■색다른 밤 ‘부평깡통야시장’

왼쪽부터 순서대로 부평깡통시장 수입생활용품전문매장 외부, 어묵 가판대. [이수현 기자]
왼쪽부터 순서대로 부평깡통시장 수입생활용품전문매장 외부, 어묵 가판대. [이수현 기자]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부평깡통야시장 전경, 녹두빈대떡이 정리된 모습, 부평깡통야시장 소개글 입간판. [이수현 기자]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부평깡통야시장 전경, 녹두빈대떡이 정리된 모습, 부평깡통야시장 소개글 입간판. [이수현 기자]

부평깡통야시장의 이름은 과거 미군 부대에서 나온 통조림이 많이 거래됐다는 점에서 유래됐다. 이곳은 오후 7시 30분이 되면 사람들이 붐비는 부평깡통 ’야(夜)’시장이 된다. 낮에는 여느 시장들과 다를 것 없는 모습이지만, 해가 지면 푸드트럭이 줄지어 선 야시장으로 변신한다. 부평깡통야시장은 2013년 전국 최초로 만들어진 상설야시장으로,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야시장의 주요 즐길 거리는 단연 먹거리다. 부산 음식인 △어묵과 물떡 △비빔당면 △유부보따리 등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시장 통로 가운데 설치된 30여 개의 푸드트럭에서는 다채로운 세계 각국의 음식도 판매한다. 골목 자체는 긴 편이 아니지만 사람들의 발걸음을 오랫동안 붙잡고 있는 건, 그만큼 먹거리가 다양해서다. 북적이는 시장 속에서 우측으로 통행하며 △호떡 △녹두빈대떡 △케밥 △오코노미야끼 등의 길거리 음식을 즐기면 낮 시간대와는 다른 시장의 매력을 즐길 수 있다.

부평깡통야시장은 정기 휴일 없이 운영되지만, 명절 연휴 직전 기간 휴무인 경우가 있으므로 설이나 추석쯤 방문하길 원한다면 부평깡통시장 홈페이지에서 휴무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지하철 1호선 자갈치역에서 하차해 3번 출구에서 10분 정도 걸으면 야시장 골목 시작점에 도착한다. 국제지하도상가를 통하면 국제시장에서 곧바로 이어진다.

■부산대 인근 ‘서동미로시장’

미로2길 입구에 있는 서동미로시장 종합안내도. [이수현 기자]
미로2길 입구에 있는 서동미로시장 종합안내도. [이수현 기자]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계란 만두 만드는 모습, 도넛이 정리된 모습, 계란 만두와 떡볶이. [이수현 기자]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계란 만두 만드는 모습, 도넛이 정리된 모습, 계란 만두와 떡볶이. [이수현 기자]

우리 대학 부산캠퍼스가 있는 부산 금정구에서도 전통시장을 만나볼 수 있다. △서동전통골목시장 △서동향토시장 △서동시장이 통합돼 만들어진 ‘서동미로시장’은 금정구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1960년대 말 철거민 강제 이주 이후 사람이 모이며 시장이 생겼고, 현재는 문화공간도 마련돼 있어 관광지처럼 찾아가기 좋다. 미로시장이라는 이름처럼 공식적인 출입구만 9곳이고, 시장 구석구석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 미로처럼 복잡하다. 서동미로시장에 방문한다면 입구에 배치된 지도를 찍은 뒤 이동하는 것을 추천한다.

서동미로시장은 가성비 좋은 간식거리로 가득하다. 떡이나 빵도 좋지만, 미로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먹거리는 계란 만두다. 서동에서 처음 만들어진 계란 만두는 1,500원에 한 접시 가득 제공돼 학생들의 배를 채운다. 당면과 계란으로 부쳐낸 전처럼 보이는 이 요리는 간장이나 떡볶이 양념을 곁들여서 먹으면 된다. 세계적인 가수 BTS의 지민이 자주 먹은 음식으로 알려져 팬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또 다른 먹거리로 칼국수도 유명하다. 4,000~5,000원으로 한 끼를 배불리 먹을 수 있어 점심때가 되면 매장 내부가 사람들로 가득하다.

점포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서동미로시장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영업한다. 우리 대학 정문에서 29번 시내버스로 15분 정도 이동해 서3치안센터에서 내리면 미로2길 입구로 바로 들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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