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PNU 설문조사 결과
-대다수 운동 10분도 안해
-장소 등 접근성 낮은 탓 커
-"걷기 등 일상서 실천해야"

우리 대학 학생들의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WHO(세계보건기구)가 권고하는 운동량을 지키는 한국인이 절반도 안 되는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지난해 12월 11일 보건복지부는 해당 통계를 발표하며 WHO의 권고를 바탕으로 ‘한국인을 위한 신체활동 지침서(지침서)’ 개정판을 내놨다. 그 결과 지침서에 따른 운동량을 지키는 우리 대학 학생들은 전체의 1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침서는 우리나라 성인을 기준으로 일주일에 △150~300분의 중강도 혹은 75~150분의 고강도 유산소 운동 △2일 이상의 근력운동을 권하고 있다. 동시에 하루 중 앉아 있는 시간 최소화하기도 권고한다. <채널PNU>는 해당 지침의 주요 내용 3가지에 기반해 지난 2월 8일부터 14일까지 우리 대학 재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부산대 학생 운동량’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채널PNU가 지난 2월 8일부터 14일까지 부산대학교 학생 운동량 설문조사 결과 (c)김신영 기자
채널PNU가 지난 2월 8일부터 14일까지 부산대학교 학생 운동량 설문조사 결과 (c)김신영 기자

■심각한 우리 대학 학생들의 운동량

설문 결과 지침서에서 권고하는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모두 준수하는 학생은 전체의 11%로 집계됐다. 유산소 운동을 권고 이상 준수하는 학생은 △중강도 13% △고강도 10%로 중복 인원을 제외하면 20%였다. 지침서에서 제시하는 중강도 유산소 운동은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낮은 경사 등산 등이고, 고강도 유산소 운동은 △달리기 △무거운 물건 옮기기 △높은 경사 등산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 등이다. 근력 운동을 주 2일 이상 하는 학생은 전체의 34%로 나타났다.

56%의 학생들은 유산소와 근력 운동 둘 중 한 가지도 지키지 않고 있었다. 중강도 수준의 유산소 운동마저 일주일에 70분, 즉 하루 평균 10분도 하지 않는다는 학생이 6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력 운동은 ‘전혀 하지 않는다’는 학생들이 54%였다. 우리 대학 김도연(체육교육학) 교수는 “(설문에 참여한 인원이 100명인 걸 감안하면) 참고치로 봐야겠지만 세계 평균과 비교해 위험 수준을 넘은 심각한 수치”라며 “이 수준이 지속된다면 언제든지 △고혈압 △고지혈증 △골다공증 △우울증 △비만 △당뇨 △폐질환 등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침서에 따르면 유산소 운동 기준 세계 평균 72%가 권장량을 실천하고 있다.

우리 대학 학생들은 앉아있는 시간도 길었다. WHO를 비롯한 지침서에선 하루 중 앉아있는 시간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좌식 생활로부터 비롯된 운동 부족 생활 습관이 △심혈관 △근골격계 △폐·호흡기 △각종 암 △정신적 질환 등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대학 학생들의 36%가 하루의 △7시간 이상~9시간 이내 △9시간 이상, 즉 하루의 1/3가량을 앉아서 보내는 것으로 응답했다. 김 교수는 “졸업 후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대부분의 시간을 앉아서 보낼 텐데 신체활동을 하는 시간은 더 적어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운동하지 않는 학생들, ‘왜?’

우리 대학 학생들이 운동을 하지 않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시간이 없어서’였다. 학업과 여러 활동을 병행하다 보면 주기적으로 운동을 하기 위한 시간을 따로 마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A(사회학, 21) 씨는 “수업도 들어야 하고, 알바도 해야 하는데, 여기에 나름의 취미 생활까지 하려면 운동을 할 여력까지는 없다”고 말했다. ‘굳이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겠다’는 인식도 많았다.

운동에 대한 접근성이 낮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주변에 운동을 할 만한 장소가 마땅치 않다’거나 ‘주기적으로 운동을 하기 위한 비용이 부담된다’는 답변도 많았다. 실제로 헬스나 필라테스 등을 배우기 위해선 보통 매달 10만 원 이상의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데 학생들에게는 부담이라는 것이다.

학생들 개인 차원의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 대학에서 운동을 가르쳐 주는 교양수업들이 사라진 것도 학생들이 운동에 접근하기 어려워진 요소로 꼽혔다. 우리 대학 조송현(체육교육학) 교수는 “과거 우리 학교에서 교양선택으로 운영했던 운동 실기 수업이 현재 이론 수업으로만 남게 됐다”며 “이런 점이 우리 대학 학생들로 하여금 운동을 덜 접하게 하는 원인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20대가 운동의 적기

전문가들은 20대에 하는 운동을 특히 중요하게 꼽는다. 이 시기의 운동으로 형성된 체력과 근력이 평생의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20대의 운동량은 심폐지구력과 연골 및 근력을 비롯한 신체 건강을 좌우한다”며 “젊었을 때 신체활동을 얼마나 제대로 하는가에 따라 치매 발병률이 달라지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적절한 신체활동의 수행은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기여한다. 김 교수는 지속적인 신체활동이 우울증과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지속적인 운동을 실천하고 있는 우리 대학 학생들은 성취감을 통한 건강한 생활을 공통적으로 언급했다. 오원준(영어교육, 21) 씨는 “운동을 통해 살이 빠지는 등 신체적 변화 과정에서 긍정적 마인드와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황인기(영어영문학, 23) 씨는 “운동이 하루의 필수적인 루틴으로 자리 잡아 하루를 규칙적으로 보낼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일상생활 속 사소한 운동의 실천을 제시한다. 굳이 시간을 내 스포츠센터에 가지 않더라도 운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단 것이다. 생활 속에서 운동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중강도 유산소 운동은 5층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부산대역에서 캠퍼스까지 순환버스를 타지 않고 걸어오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교수는 “경암체육관까지 순환버스나 킥보드를 타지 않고 걸어 오르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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