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인기 관광지, 과잉 관광에 몸살
-인원·시간 제한 등 다양한 대응책 펴내
-전문가 "관광객 인식 변화도 중요"

‘과잉 관광’(오버투어리즘, overtourism)이란 수용 가능 인원보다 많은 관광객이 지역을 방문하는 현상과 그로 인한 부작용을 말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한동안 잠잠했던 과잉 관광 문제가 세계 곳곳에서 터지고 있다. 해외여행 수요가 폭증하면서 팬데믹 이전보다 주요 관광지의 주민들이 겪는 불편이 훨씬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채널PNU>는 방학을 앞두고 해외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는 독자를 위해 세계 주요 과잉 관광지의 대응 방안을 정리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운하. [출처: Adobe stock]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운하. [출처: Adobe stock]
그리스 고대 유적지 아크로폴리스. [출처: Freepik]
그리스 고대 유적지 아크로폴리스. [출처: Freepik]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항공 수송량을 나타내는 유상여객킬로미터(RPK)는 점차 증가해 지난 8월 기준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같은 달의 95.7% 수준까지 증가했다. 코로나 감염 걱정이 줄며 여행과 항공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는 관광지 주민들의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한다. 지난 7월 21일 CNN 보도에 따르면 암스테르담 시의회에서 크루즈 선착장 폐쇄안이 통과됐다. 관광객 수를 조절하고 대형 선박이 배출하는 탄소를 줄여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암스테르담 관광 중 홍등가 지역을 방문한 이들의 소란으로 인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자 암스테르담 시는 ‘Stay Away(오지 마)’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네덜란드 언론사 NOS의 2022년 11월 보도에 따르면 시는 홍등가 가게들의 영업시간을 업종별로 제한하고 있다. 술집은 새벽 1시까지 손님을 받을 수 있으며 2시에는 영업을 종료해야 한다. 거리의 성매매 업소는 새벽 3시까지 운영할 수 있다.

그리스는 고대 유적인 아크로폴리스의 입장 가능 인원을 시간별로 제한한다. 관광객 밀집으로 인해 관광의 질이 떨어지는 것을 막고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하루 2만 3천여 명의 관광객이 아크로폴리스를 다녀가는데, 대부분이 오전에 몰리는 탓에 긴 줄이 생기고, 더위로 인한 안전사고가 발생할 위험도 있다. 9월 4일 CNN에 따르면 그리스는 지난 9월 4일부터 아크로폴리스 입장 인원을 하루 2만 명으로 제한한다. 병목 현상을 막기 위해 시간대별로도 입장 가능한 인원을 설정했다. 현재 인터넷 예약과 현장 발권을 통해 입장객을 제한하는 식으로 시범 운영 중이며 내년 4월부터는 정식 시행된다.

한국도 과잉 관광 문제를 앓고 있다. 부산 사하구는 감천문화마을 방문객이 증가함에 따라 발생한 과잉 관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민과 소통하여 대책을 마련했다. 감천문화마을의 방문객 수는 도시재생사업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19년 300만 명을 돌파했다. 관광객이 증가하며 주민들은 사생활 침해와 소음 피해, 교통 불편을 호소했다. 이에 사하구는 주민협의회를 구성하여 에티켓 관광을 유도하는 안내표지판을 설치하고 상점 운영시간을 제한해 직접적 피해를 줄이고자 했다. 감천문화마을에서 발생한 수익으로 주민 환원 사업을 진행해 빨래방, 목욕탕 등을 만들기도 했다.

부산 사하구 감천문화마을. [출처: Adobe stock]
부산 사하구 감천문화마을. [출처: Adobe stock]
서울 북촌 한옥마을. [출처: Adobe stock]
서울 북촌 한옥마을. [출처: Adobe stock]

서울 북촌 한옥마을은 골목길 쉬는 날을 지정하고 나머지 요일에도 관광 허용 시간을 정했다. 서울시 보도자료에 따르면 북촌 한옥마을의 관광 허용 시간은 평일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일요일은 골목길 정기 휴무일로 운영한다. 또한 새벽이나 늦은 밤 관광객의 통행을 제한해 주민들이 겪는 소음 피해를 줄이기로 했다.

과잉 관광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관광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정책을 통한 조정뿐만 아니라 관광객의 태도 개선도 필요하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박주영 관광산업연구실장은 <채널PNU>와의 인터뷰에서 “지속 가능한 관광에 대한 관광객의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관광객으로서 바람직한 행동으로 지역 문화 존중과 거주민 배려, 지역 경제에 도움 되는 소비하기를 언급했다. 이어서 “관광객이 특정 시기에 너무 몰리지 않도록 숨겨진 명소를 찾고 질서를 지키는 등 관광객 분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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