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더불어사는세상 시민문화학교’에 <부러진 화살>, <남영동 1985>를 제작한 정지영 감독이 초청됐다. 정 감독의 강연은 세계적인 거장으로 불리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바스터즈: 거친녀석들>을 상영하면서 시작했다.

<바스터즈: 거친녀석들>은 어딘가 이상하다. 영화는 갑자기 일시 정지 상태에서 자막으로 등장인물을 설명해준다. 또, 나치에게 당한 유대계 미군이 ‘개처럼 복수’한다는 설정 또한 새롭다. 이는 개봉 후 ‘너무 지나치다’는 비판을 받았다. 타란티노 감독 은 이때마다 “이미 영화 속에서 ’거짓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한 남자가 도끼를 내리치는 것이 영화의 첫 장면이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정작 패야 할 장작이 없다! 이는 그가 관람객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나는 지금부터 거짓말을 시작하려 한다.

학보사 부장으로 일하다 보면 상대적으로 다른 학우들에 비해 정보를 더 빨리 접할 때가 많다. 그 많은 일 중에 뉴스 가치를 따지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경과 추이를 지켜봐야 된다거나 취재원이 오프 더 레코드를 요청한 때도 종종 있다. 그럴 때 많은 사람들에게 그 소식을 전달할 수 없다. 하지만 오늘은 날이 날인만큼 여러분에게 더 많은 소식을 전달하려 한다. 우리에게 400억 원이 넘는 빚을 안겨준 효원문화회관 사태도 극적으로 해결될 기미를 보인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빚을 학생들의 기성회비로만 충당할 수 없다는 뜻에 동의해 지원을 해주기로 결정했다. 효원문화회관 사태를 초래한 김인세 전 총장도 부대신문을 통해 효원인들에게 사과의 말을 전했다. 여기까지만 읽으려는 독자 여러분. 기사는 제목이 중요하고,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보는 게 중요합니다.

아직도 눈치를 못 챘다면 부대신문 오른쪽 맨 귀퉁이의 발행일을 찬찬히 곱씹어 보길 바란다. 어디부터가 거짓말이고 무엇이 진실이냐고? 안타깝게도 효원문화회관과 관련된 이야기는 모두 거짓이다. 6년 전 국정감사에서 김인세 전 총장도 거짓말을 했다. 김 전 총장은 “사업이 잘못되면 배상을 한다든가 하는 계약조항은 없다. 운영수입에 대한 보상 조건이 없기 때문에 잘못되면 그 사람들(효원이앤씨)이 잘못되는 것이지 우리가 보상을 안 한다는 것이다" 입에 침도 안 바르고. 그는 거짓이 금방 들통 날 것을 몰랐을까? 그는 이날 이후에도 몇 번의 거짓말로 우리를 속여왔다. 독자 여러분은 누구에게 속은 것이 더 분한가?

지금껏 읽고 필자의 말이 거짓임에 분노하고 있을 효원인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 전한다. 애교심이 가득한 효원인을 농락하려는 의도는 절대 아니었음을 밝힌다. 다만 ‘거짓말이 거짓이 아닌 사실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았다. 언제쯤 필자의 말이 거짓이 아닌 진실로 보도될 수 있을까.

타란티노 감독은 첫 장면을 통해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더 극대화했다. <바스터즈 : 거친녀석들>의 미군은 나치의 이마에 하켄크로이츠를 새기며 마무리를 한다. 이 장면의 대사는 영화의 절정에 해당된다. 그가 내뱉는 말은 ‘이건 내 걸작이 될 것 같아’다. 필자도 다시 한 번 감독의 입을 빌린다. 이건 내 걸작이 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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