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6~30일 광복절 기념 전시
-김기혁 명예교수 특강도 함께 열려
-"고유유산으로 인식하는 것 중요"

대동여지도 환수본 전시회가 부산 최초로 우리 대학에서 열렸다. 기존 우리 대학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대동여지도 신유본과 판본별 차이를 비교할 수 있는 드문 기회도 제공돼 학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부산대 통일한국연구원이 주최한 이번 전시회는 지난 8월 16일부터 31일까지 약 2주간 우리 대학 중앙도서관 1층에서 운영됐다. 전시 기간인 17일 오후 3시엔 우리 대학 중앙도서관 1층에서 김기혁(지리교육) 명예교수의 ‘대동여지도 국외 반출경로’ 강연도 진행됐다.

지난 8월 17일 우리 대학 중앙도서관에서 '대동여지도 국외 반출경로'를 강연하는 김기혁(지리교육) 명예교수. [윤지원 기자]
지난 8월 17일 우리 대학 중앙도서관에서 '대동여지도 국외 반출경로'를 강연하는 김기혁(지리교육) 명예교수. [윤지원 기자]

이번 전시에서 공개된 환수본은 국외로 반출된 대동여지도 중 최초로 환수에 성공한 사례다. 이는 지난 3월 일본에서 돌아온 것으로 광복절을 맞아 공개됐다. 사람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채색 필사본인 ‘동여도’로 보완하고 붓으로 지리 정보를 추가한 영인본 형태로 전시됐다. 환수본과 함께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우리 대학 도서관 소장본 원본도 특별 전시돼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판본별 차이를 비교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됐다.

김기혁 명예교수의 ‘대동여지도 국외 반출경로’에 대한 강연도 전시의 특별함을 더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 국내 대동여지도 최고권위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강연에서 그는 대동여지도의 모본(母本)부터 역사를 설명하며 조선시대부터 대중들에게 대동여지도가 가지는 의미를 설명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세부적인 내용의 변형이 이뤄진 것으로 보아 일반 대중들에게도 대동여지도가 널리 사용됐단 것이다.

김 교수는 우리 대학이 대동여지도 연구의 허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리 대학은 2011년 대동여지도 150주년을 기념해 전국에 흩어진 대동여지도를 모아 특별 전시를 주최하는 등 학계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이에 김 교수는 우리 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국외 반출 지도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부산대학교가 대동여지도 연구를 통해 허브가 되는 기폭제가 되길 바란다”며 “부산대학교가 서울을 충분히 극복하고 대동여지도 연구의 허브로서 문화의 중심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대동여지도 환수가 가지는 의미도 강조했다. 물리적인 환수보다 지도를 우리 고유 유산으로 널리 인식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단 것이다. 김 교수는 “지도의 영혼만 가져오면 된다”며 “우리가 꾸준히 연구하고, 연구 결과가 쌓였을 때 (해외 소유자들이) 지도를 들고 오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강연에는 △통일한국연구원 박선엽 원장 △이용재 도서관장 △강성태 수영구청장 △유인권 연구처장 등도 함께 참석했다. 통일한국연구원 박선엽 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전시는 일본으로부터 조선시대의 업적이라고 할 수 있는 유산이 환수됐다는 점에서 유례없는 시대적 가치와 특별함이 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대동여지도의 구체적 역사 가치에 대해 반성하고 배우는 기회였다”고 소감을 드러냈다.

대동여지도는 1861년 고산자 김정호가 제작한 우리나라 고지도로 조선 지도의 최정점으로 꼽힌다. 보물 제850호로 지정된 대동여지도의 판본은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과 미국 등에 38여 개가 흩어져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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