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제정된 규정에 따라
-수시 입학생은 전출 불가능
-불공정하다는 지적 잇따라

“어떤 전형으로 입학했든 수업을 들었을 때 맞지 않다고 느낄 수 있는데, 정시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만 전과가 가능하도록 규정해 놓은 건 부당하다고 생각해요.” A(경제학, 22) 씨는 우리 대학의 인문대학에 입학한 후 그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다시 치러 우리 대학 경제학부에 입학했다. 인문대학에서 전공을 바꾸는 ‘전과’를 희망했지만 수시전형으로 입학한 탓에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28일 우리 대학 대학본부와 인문대학에 따르면, 인문대학의 경우 수시전형으로 입학한 학생은 전과할 수 없다는 규정을 2009년부터 두고 있다. 정시전형을 통해 입학한 인문대생은 전과가 가능하다. 입학 전형에 따라 전과의 기회가 갈린다는 사실에 학생들은 불만을 쏟아낸다.

우리 대학 인문대 건물 전경 [최유민 기자]
우리 대학 인문대 건물 전경 [최유민 기자]
우리 대학의 인문대학 전공의 전과 허가기준 [출처: 우리 대학 홈페이지]
우리 대학의 인문대학 전공의 전과 허가기준 [출처: 우리 대학 홈페이지]

우리 대학에서 입학전형으로 전과에 제한을 두고 있는 단과대는 인문대학이 유일하다. 현재 우리 대학은 제2학년 2학기 개시 전부터 제4학년 1학기 개시 전 기간 동안 1회에 한하여 전과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재학 중인 학과에서의 전출 허가가 있어야 전입 허가를 받아 전과가 가능한 방식이다. △인문대학 △간호대학 △의과대학 △약학대학 을 제외한 11개의 대학의 경우에는 학칙 제63조 및 학사운영규정 제12조를 적용하여 △전과 가능 횟수 △전과 가능 학기 △수료학점과 취득한 성적 평점 평균 △전공 기초 과목 이수 여부 △전과하고자 하는 학과의 전공기초나 전공필수과목의 6학점 이상 이수 여부를 통해 전과 허가를 검토한다.

이 같은 규정은 적어도 부산지역 대학의 인문대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채널PNU>가 우리 대학의 인문대학에 속한 학과 성격이 유사한 학과로 구성된 부산지역 4년제 대학의 단과대를 살펴본 결과, 입학전형으로 전출 가능성 유무를 결정하는 사례는 우리 대학이 유일하다. 동아대학교 인문과학대학은 △학년별 수료학점 취득 △평점 평균 2.0 이상인 자의 기준을 충족한다면 전과할 수 있다. 경성대학교 문과대학의 경우에는 성적 및 직전 학기 이수학점과 상관없이 연 2회 전과가 가능하다.

수시 전형 입학생의 전출 제한은 2009년 인문대학이 추진한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 대학 교육혁신과 문성훈 직원은 “수시모집 입학생의 전출 제한이 생겨난 이유로는 해당 규정이 최초 도입된 2009년 당시 인문대학의 요청이 있다”며 “당시 인문대학에서는 수시모집 학생은 전공 우수자로 선발 지원된 학생이기에 전출 제한을 두어야 한다고 의견을 제출했었다”고 말했다. 

우리 대학의 인문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수시전형 입학생은 전과를 생각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반응이다. B(일어일문학, 22) 씨는 “입학 후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아 전과를 알아보다 보니 수시 전형은 전과가 불가능하다는 걸 알게 되어 다른 방법 없이 그대로 재학 중이다”며 “같은 대학에 들어왔는데도 입학 전의 결과만을 보고 전과를 막아두는 건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박서진(노어노문학, 22) 씨는 “입학할 때는 다른 언어를 배우는 게 재밌고 취업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기대했지만 막상 수업을 들으니 실질적으로 언어 공부와 관련 없는 수업이라 회의감을 느꼈다”며 “다 같은 시기에 입학한 인문대생인데 정시 입학생은 가능하고 수시 입학생은 불가능한 이유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수시전형 입학생에 대한 전과 제한을 완화할 수 없다면 단과대 차원에서의 진로 탐색과 발전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 보완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말한다. 문선미(일어일문학, 22) 씨는 “인문대학의 인원을 유지하기 위해 학생들의 유출을 막고자 천출 불가능 조건을 까다롭게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며 “인문대 학생 중 대다수가 취업에 대한 걱정으로 전과를 희망하기에 오히려 인문대의 장점을 부각하는 방식을 활용해 취업을 위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의 유출을 막는 방식이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 대학 인문대학에는 △국어국문학과 △중어중문학과 △일어일문학과 △영어영문학과 △불어불문학과 △독어독문학과 △노어노문학과 △한문학과 △언어정보학과 △사학과 △철학과 △고고학과 등 12개 학과가 있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